[이웃기웃] 공항동에서 만난 남성어르신들의 11월 독서모임 이야기

(글쓴이: 맹예림 사회복지사)

 

안녕하세요. 이어주기과 맹예림 사회복지사입니다.

2025년 이웃기웃 사업의 네 번째 이웃모임은 ‘독서모임’입니다.

 

독서모임은 두 어르신이 책을 좋아하신다는 공통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책을 구실로 서로 가까워지고,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지역주민들과의 관계를 잘 이어나가고자 합니다.


11월 독서모임에서는 어떤 특별한 일이 있었나요?

11월에는 박 씨 어르신과 함께 독서모임을 진행했습니다. 더 많은 공항동 남성 어르신들과 함께하고자 했으나, 대부분 건강상의 이유나 일정 조정의 어려움으로 참석하지 못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모임의 의미를 이어가기 위해 박 씨 어르신과 시를 읽고 생각을 나눴습니다. 

 

박 씨 어르신께서는 독서모임에서 어떤 시를 함께 읽으면 좋을지 도서관에서 책을 살펴보며 고민하셨습니다. 그러던 중 젊은 시절 즐겨 읽었던 「목마와 숙녀」를 발견하시고,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직접 작성해 오셨습니다. 

 

이 시는 전쟁 이후의 상실감을 새로운 감성으로 표현하며, 당시 널리 읽힌 작품이었습니다. 「목마와 숙녀」의 박인환 시인은 키가 훤칠하고 용모가 수려하여 젊은 세대의 관심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어르신께서는 시를 읽으시며 작품 속 표현과 의미에 대해 직접 설명해주셨습니다. 특히 “우리는 버지니아 들판의 생애와”라는 구절에서 ‘버지니아’는 이전 시대의 낭만적 삶을 상징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또한 시에 등장하는 ‘페시미즘’은 세상과 삶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염세주의·비관주의를 뜻한다고 설명해주셨습니다. 시를 함께 읽고 난 후, 어르신께서는 “이 시를 읽으니 정지용 시인의 ‘향수’가 떠오르네요.”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정지용 시인의 「향수」를 함께 읽어보았습니다. 예전에 이 시가 노래로 만들어져 자주 들으셨다고 이야기하시며 노래를 흥얼거리셨습니다.


박 씨 어르신께 11월 말에 예정된 이웃모임 공유회 계획을 안내드렸습니다. 이웃모임 공유회에서는 공항동의 이웃모임들이 모여 각 재능을 발표하고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그동안 독서모임에서는 시 낭송으로 모임을 이어나갔기 때문에 다 함께 나눌 수 있는 시를 선정해 낭송하면 좋을 것 같아 시 낭송을 부탁드렸습니다. 어르신께서는 “잘 준비해올게요, 걱정하지 마요.”라고 따뜻하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웃모임 공유회가 다가와 박 씨 어르신께서 선정해주신 유치환 시인의 「행복」을 함께 읽었습니다. 어르신께서는 “이웃모임을 하는 우리모두가 행복하자고 모이는 거니까, 이 시가 잘 어울릴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이 시 속에는 '사랑을 주고받는 기쁨', '서로에게 꽃처럼 소중한 존재'라는 따뜻한 글이 담겨있습니다.

 

어르신께서는 “책을 그대로 읽으면 조금 지루할 수도 있잖아요. 제가 상황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해볼게요.”라며, 역할을 맡아주셨습니다.

 


 

박 씨 어르신께서는 독서모임에서 읽을 시를 찾기 위해 도서관에 들르셨다가, 우연히 독후감 이벤트에 참여해보셨다고 합니다. 독후감을 제출하고 며칠 뒤에 문화상품권을 받으셨다며 뿌듯한 마음을 전해주셨습니다.

 

“제출한 사람들에게 다 주는 것 같아요”라고 웃으시며 말씀하셨지만, 독서모임을 통해 새로운 경험과 추억을 쌓으신 것 같아 기뻤습니다. 어르신께서는 “이 문화상품권은 독서모임을 통해 얻은 것이니, 모임에서 함께 사용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어르신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드리며, 이 상품권을 독서모임에서 의미 있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궁리해보고자 합니다.

 



12월에도 즐겁고 의미 있는 독서모임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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