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부엌을 어떻게하면 잘 쓸 수 있을까요?
- 하는 일/실천 이야기
- 2026. 11. 8. 14:14

공유부엌은 주민분들이 함께 음식을 만들고 나누며 이웃을 만나는 공간입니다.
풀꽃향기, 따뜻한밥상, 부엌으로 나온 남자들, 삼시세끼 등 여러 주민 모임이 활동하고 있고, 복지관의 교육과 회의 등 다양한 목적으로도 사용되는 공간입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다 보니 조금씩 불편한 일도 생겼습니다.
물건이 제자리에 없거나 설거지와 뒷정리가 충분히 되지 않아 다음 이용자가 다시 정리해야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모임 중 다른 주민분들이 드나들면서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공유부엌을 사용하는 사람마다 생각과 기준이 다를 수 있기에 주민분들과 이야기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누가 잘하고 잘못했는지를 따지기보다 이 공간에서 어떤 경험을 했고, 앞으로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함께 의논하고 싶었습니다.
먼저 공유부엌을 이용하면서 좋았던 경험을 나누었습니다.
풀꽃향기 진달래 회장님은 처음에는 옥상 텃밭을 중심으로 활동했지만, 날씨가 덥거나 추울 때는 활동하기 어렵고 어르신들이 옥상까지 올라가는 것도 부담스러웠다고 하셨습니다. 이후 공유부엌에서 활동하면서 어르신들이 서로 음식을 나누고 이야기하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셨다고 합니다. 서로 의지하면서 외로움도 덜고 행복을 느끼는 공간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따뜻한밥상 총무님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이전에는 외로움을 느꼈지만 모임에 참여하면서 친구도 많이 사귀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부엌으로 나온 남자들에 참여하는 주민분은 모임에 나오면서 술을 마시지 않게 되었고, 다른 사람에게도 함께 술을 마시지 말자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삼시세끼 담당 사회복지사는 주민분들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혼자 먹는 것보다 이곳에서 다른 사람들과 소소한 음식을 나누어 먹는 시간이 더 행복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공유부엌에서는 모임에 참여하지 않는 이웃과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따뜻한밥상에서는 지나가던 주민에게 함께 식사하자고 권하거나 모임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실무자들도 여러 모임의 주민분들을 만나고 인사하며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습니다.
주민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공간이 사람에게 주는 힘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공유부엌은 단순히 음식을 만들고 먹는 장소가 아니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외로움을 덜어주는 곳이었고,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곳이었습니다. 함께 음식을 만들고 나누는 평범한 일상이 서로를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공간이 사람을 만나게 하고, 그 만남이 다시 공간에 의미를 더해주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주민분들에게 소중한 공간인 만큼 앞으로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도 이야기했습니다.
가장 많이 나온 이야기는 공유물품 관리와 뒷정리였습니다.
진달래 회장님은 아침마다 공유부엌에 들러 물건을 확인하고 정리하는 일이 많다고 하셨습니다. 버너나 그릇이 제자리에 없거나 설거지를 마친 컵과 조리도구에 음식물과 기름기가 남아 있어 다시 닦아야 했던 경험도 말씀하셨습니다. 공유부엌의 물건을 내 물건처럼 아껴 사용하고, 다음 사람을 생각해 정리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따뜻한밥상 총무님은 모임을 마친 뒤 역할을 나누어 정리하고 마지막으로 점검한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다음 모임에 왔을 때 컵라면 용기가 남아 있거나 공간이 지저분했던 적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다른 모임의 물건을 빌려 간 뒤 제대로 돌아왔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반면 부엌으로 나온 남자들에 참여하는 주민분은 물건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누군가 가져갔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서로 의심하기보다 서로 신뢰하며, 자신이 사용한 공간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사용 후 정리한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두는 방법도 제안하셨습니다.
물건의 위치를 잘 몰라 다른 곳에 넣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에 처음 이용하는 사람도 쉽게 찾고 정리할 수 있도록 물품 목록과 보관 위치를 표시하고, 공용물품을 위한 수납장을 마련하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다른 모임의 물건을 빌렸다면 먼저 이야기하고 사용한 뒤 제자리에 돌려놓는 것도 필요했습니다.
모임 중 다른 주민분들이 드나들어 느끼는 불편함도 이야기했습니다. 요리 활동이나 교육 중에 다른 사람이 냉장고를 이용하거나 설거지를 하면 집중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습니다. 반면 보관한 음식을 꺼내거나 물을 사용해야 하는 주민분들의 상황도 있었습니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모임 중에는 가급적 출입을 삼가고, 이용 일정을 미리 안내하는 방법을 고민하기로 했습니다.
이 밖에도 설거지 후 물기 닦기, 음식물과 쓰레기 정리하기, 부탄가스 안전하게 관리하기 등 기본적인 약속을 잘 지키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용 규칙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게시하고 각 모임에서 안내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이날 나온 의견은 담당 실무자들이 더 논의한 뒤 각 모임에 안내하기로 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며 주민분들이 공유부엌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건 하나, 공간의 작은 변화에도 관심을 두는 것은 그만큼 이곳을 아끼고 잘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면서도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기에 서로의 기준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충분한 정리였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잘못한 사람을 찾는 일이 아니라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일이었습니다.
진달래 회장님은 공간을 사용한 뒤 뒷정리만 잘해도 서로 속상할 일이 줄어들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저 역시 아무리 열심히 정리하더라도 부족한 부분은 있을 수 있으니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이용했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공유부엌을 잘 사용한다는 것은 단순히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을 겁니다. 다음에 사용할 사람을 생각하고, 서로의 활동을 존중하며 함께 가꾸어가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나눈 이야기들로 주민분들이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고, 공유부엌을 함께 가꾸어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복지관에서도 주민분들이 편안하게 공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방법을 잘 궁리해서 반영하겠습니다.
귀한 시간 내어 참석해 주신 주민분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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