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이웃기웃] 📚어르신 모임-책 읽는 선비들 2월 모임💬

(글쓴이 : 맹예림 사회복지사)

 

 

안녕하세요. 이어주기과 맹예림 사회복지사입니다.

2026년 이웃기웃 사업-어르신 모임의 두번째 이웃모임은 '책 읽는 선비들'입니다.

 

‘책 읽는 선비들’은 각자의 삶을 한 권의 책처럼 펼쳐 나누는 모임입니다. 책을 읽듯 서로의 삶을 듣고 공감하며, 각자의 이야기가 한 권의 ‘사람 책’이 되는 시간을 만들어 갑니다.


2월 모임 - 나태주 시인의 「행복」 읽기

행복1
-나태주
 
딸아이의 머리를 빗겨 주는
뚱뚱한 아내를 바라볼 때
잠시 나는 행복하다
저의 엄마에게 긴 머리를 통째로 맡긴 채
반쯤 입을 벌리고
반쯤은 눈을 감고
꿈꾸는 듯 귀여운 작은 숙녀
딸아이를 바라볼 때
나는 잠시 더 행복하다


행복2
-나태주
학교 가는 딸아이
배웅하러 손잡고 골목길 가는
아내의 뒤를 따라가면서
꼭 식모 아줌마가
주인댁 아가씨 모시고 가는 것 같애
놀려 주면서
나는 조금 행복해진다
딸아이 손을 바꿔 잡고 가는 나를
아내가 뒤따라오면서
꼭 머슴 아저씨가
주인댁 아가씨 모시고 가는 것 같애
놀림을 당하면서
나는 조금 더 행복해진다

책 읽는 선비들은 2월부터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2월 첫 모임에서는 박 어르신과 김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작년에는 임 어르신과도 함께 모임을 했지만, 최근 크게 넘어지시면서 허리를 다쳐 현재는 쉬고 계십니다. 임 어르신께서는 모임에 애정을 가지고 참여하시던 분이라 박 어르신께서도 임 어르신의 안부를 궁금해하셨습니다. 혹여 부담이 되실까 직접 연락을 드리지는 못하고 계신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임 어르신의 상황을 알고 있던 터라 박 어르신께 현재 상황을 전해드렸습니다.

 

박 어르신과 김 선생님은 공항동 마을잔치에서 여러 번 만나 서로를 알고 계십니다. 그래도 모임이 처음 이루어진 자리인 만큼 서로의 이름과 연락처, 거주 지역을 공유하셨습니다. 이날은 나태주 시인의 「행복」이라는 시를 함께 읽었습니다. 이 시를 고른 이유는 각자가 떠올리는 행복했던 순간이나 기억을 함께 이야기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의 구절을 천천히 읽으며 어떤 부분이 마음에 남는지, 언제 행복을 느끼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행복1은 박 어르신께서 읽으시고, 행복2는 김 선생님께서 읽으셨습니다. 시를 천천히 읽은 뒤 잠시 생각에 잠기시더니, 김 선생님께서 “가정이 행복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는 이야기 같아요. 나도 저랬으면 참 행복했을 것 같아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녀를 키우던 시절의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두 분 모두 젊은 시절에는 먹고 살기 바빠 아내와 자녀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표현할 여유가 없었다고 하셨습니다. 지금 와서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자식들에게 가장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김 선생님께서는 “옛날에는 먹고 살기 바빠서 자식들 졸업식이나 입학식에도 한 번도 못 갔어요. 그게 가장 미안해요. 애들이 커가는 과정을 제대로 못 봤어요.”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박 어르신도 김 선생님 말씀에 동의하며, 두 분은 살아온 이야기, 자식 이야기를 공유하셨습니다. ‘행복’이라는 시를 통해 두 분께서 지나온 시간과 마음속에 남아 있는 이야기들을 꺼내어 나눌 수 있었습니다.


2월 모임 - 나태주 시인의 「풀꽃읽기

 

풀꽃 · 1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 · 2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풀꽃 · 3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봐
참 좋아.






행복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

"임 씨한테 전화해봤어요?"

 

임 어르신께서 아프시다는 소식을 듣고 박 어르신께서 안부를 여쭤보셨습니다. 임 어르신이 많이 걱정되시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박 어르신께서는 임 어르신께 직접 전화를 해보라며 걱정하는 마음을 표현하셨습니다. 다만 임 어르신께서 현재 다른 지역에 계셔 직접 찾아뵙기 어려운 상황임을 설명드리며, 소식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전해드렸습니다. 그래도 다음 주 중 서울로 올라오신다고 하여 귀가 이후 찾아뵙기로 했습니다.

 

이날은 나태주 시인의 「풀꽃」을 함께 읽었습니다. 짧은 시이지만 천천히 읽으며 각자가 느끼는 생각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시를 읽다 보니 김 선생님께서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 김 선생님께서는 “내가 행복하다는 건 아는데, 몸이 아프면 한없이 힘들어요. 그때는 몸과 마음이 따로 움직이는 것 같아요. 몸이 아프니까 사람도 못 만나고 집에만 있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진짜 힘들어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에 박 어르신께서도 공감하시며 “맞아요. 그럴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일상 속에서 소소하게 행복을 찾는 거예요. 나보다 힘든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 생각을 하면 그래도 힘을 내야죠.”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두 분께서는 몸이 아플 때 마음까지 함께 어려워지는 순간들에 대해 이야기하셨습니다.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던 일들도 몸이 아프면 더 크게 느껴지고,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집에만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마음도 함께 힘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일상 속 작은 일들에서 위안을 찾으며 살아가야 한다는 서로의 생각을 나누니, 더 의미있는 것 같습니다.

 

김 선생님께서는 “우리가 나누는 이야기 자체가 한 권의 책이고 역사에요.”라고 말씀하시며 이웃과 대화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셨습니다. 또한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이웃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행복이라고 표현하셨습니다.

 

앞으로도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하고 웃을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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