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이음] 행주산성에서 만난 가을풍경
- 하는 일/실천 이야기
- 2025. 10. 15. 11:56
(글쓴이 : 안승호 사회복지사)
안녕하세요. 곁에있기과 안승호 사회복지사입니다.
2025년 동네이음 사업, 중장년 아저씨들의 나들이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출발]
가을빛이 완연한 10월, 중장년 아저씨 여섯 분과 함께 행주산성을 찾았습니다.
강서구 방화동에서 멀지 않은 곳이지만, 선선한 가을 풍경과 자연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장소였습니다.
복지관 앞에서 만나 출발하기 전에 식사 메뉴를 논의했습니다.
코다리조림과 제육볶음정식 중에서 투표를 진행했는데, 놀랍게도 만장일치로 코다리조림이 선정되었습니다.
“우리는 항상 식사 메뉴 정할 때마다 마음이 잘 맞네요(웃음). 코다리조림은 집에서 먹을 수가 없잖아요.”
스타렉스 승합차를 타고 행주산성으로 향하는 동안, 주민들은 오랜만의 나들이에 들뜬 표정을 지었습니다.
입담이 좋은 김씨 아저씨가 “오랜만에 여럿이 스타렉스를 타니까 인력사무소 느낌이 나네요.”라며 농담을 던지자,
차 안에는 웃음이 터졌습니다.
“어휴, 인력사무소 봉고차는 냄새가 너무 심해. 우리는 냄새는 안나네.”라는 다른 아저씨의 재치 있는 응수에 모두 깔깔 웃으며 한층 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점심 식사]


코다리조림 음식점에 도착하자, 자박한 양념 냄새가 솔솔 퍼졌습니다.
푸짐하게 차려진 반찬과 살이 도톰한 코다리가 식탁 위에 오르자, 모두 감탄을 쏟아냈습니다.
“이 집은 진짜 맛있네!”, “양도 많고 간도 딱 좋아요!”라며 여기저기서 칭찬이 이어졌고, 젓가락 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오랜만에 코다리조림을 맛본 최씨 아저씨가 정신없이 젓가락을 놀리자, 옆에 앉아 있던 안씨 아저씨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건넸습니다.
“아이고, 당뇨 있으시다매. 밥은 많이 먹으면 안돼. 그리고 짜니까 좀만 먹어요.”
여러 차례 모임과 만남을 통해 서로의 일상과 건강 특성을 잘 알게 된 이웃이 건넨 따뜻한 조언이었습니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지만,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과 관심이 느껴졌습니다.
오랜 만남이 쌓이며, 단순한 식사 자리도 서로를 이해하고 챙기는 소중한 시간이 된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행주산성 산책]
식사를 마치고 행주산성으로 향했습니다.
최근 계속된 비 때문에 걱정했지만, 이날만큼은 맑은 햇빛과 시원한 바람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모두가 행복을 느끼는 날씨였습니다.

입구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정상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삼삼오오 모여 천천히 숲길을 걸으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숨이 조금 가쁘면 잠시 쉬기도 하고, 다시 힘을 내며 열심히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맑은 공기와 자연 풍경 속에서 운동하는 기분이 한층 상쾌하게 느껴졌습니다.


입담 좋은 김씨 아저씨가 농담을 던졌습니다.
“행주산성 오기 전에, 아까 식당에서 앞치마 좀 챙길 걸 그랬네요. 돌을 날라야 하는데!”
임진왜란 당시 부녀자들이 앞치마에 돌을 담아 왜적을 막았던 역사적 사실을 재치 있게 풀어낸 고급 유머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졌습니다.
오르는 길에 다리가 불편한 이씨 아저씨는 중턱에서 잠시 벤치에 앉아 쉬기로 했습니다.
혼자 남아 심심할까 걱정되어, 담당자도 함께 자리를 지키기로 했고, 나머지 아저씨들은 정상으로 향했습니다.
정상을 다녀온 아저씨들은 아래와 같은 소감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우울감이 사라지네. 오랜만에 산에 다녀오니까 너무 상쾌해요.”
“아 오르기 딱 좋아요. 개화산보다는 살짝 높은데 그래도 걸을만 해요.”
“사실 오늘 여기 걷고 싶어서 왔어요. 맨날 동네만 걸으니까 재미가 없었거든요.”
따로 묻지 않았는데도, 먼저 연신 말씀하시는 짧은 한마디 한마디에서,
오랜만의 나들이와 운동이 주는 즐거움과 만족감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카페에서 담소나누기]


오랜만에 외부로 나와 카페로 향했습니다.
1~2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카페에 정말 오랜만에 오거나 처음 와본다고 하셨습니다.
"20년 전에 다방이나 다녔지, 다른 사람들하고 이런 카페에 온 거는 진짜 오랜만이에요."
"우리 동네에도 아직 다방 있는 거 알아요? 프라임마트 근처에 있어."
"요즘 커피는 얼마나 해요? 집에서 믹스커피 타 먹는게 최고긴 한데(웃음)."
날이 좋아 야외 좌석에 다같이 둥글게 모여 앉았습니다.
아저씨들은 이렇게 근사하고 커다란 카페가 있다는 점에 놀라워했고, 커피 가격을 보고는 “이게 뭐야!” 하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메뉴판을 보며 어떤 음료가 있는지, 어떻게 주문하는지 확인했고, 카페 내부에 들어가서 분위기가 어떤지 구경했습니다.
빵을 판매하는 모습에도 신기해하며 둘러보던 아저씨들은 각자 취향대로 커피·홍차·허브차 등을 주문했습니다.
커피 이야기로 시작된 수다는 정치, 경제, 옛날 추억부터 날씨까지 주제를 가리지 않고 이어졌습니다.
서로의 경험과 생각을 나누며 웃음이 끊이지 않는 활기찬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복귀할 시간이 되어, 즐거운 대화를 뒤로 하고 아쉬운 마음을 안은 채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다음주 요리모임을 기약하며 손을 흔들고, 오늘 함께 나눈 웃음과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나들이를 마치며, 아저씨들이 조금씩 더욱 친밀해지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서로의 일상과 건강, 취향에 관심을 기울이며 대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짧은 산행과 카페 나들이였지만, 자연스럽게 관계가 돈독해지는 과정이 눈에 보였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만남이 꾸준히 지속되며, 아저씨들이 서로 지지하고 격려하는 관계가 깊어지면 좋겠습니다.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웃음과 정이 쌓이며, 일상 속 작은 행복이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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