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곳곳] 공항동 이웃 집들이 잔치

(글쓴이: 유혜숙 사회복지사)

 

 

이웃 집들이 잔치의 배경..

 

작년에 설악산 여행에 함께 했던 이씨 어르신께서 공항동 이주단지 지역에서 윗 지역으로 이사를 오셨습니다. 이전에는 대로변에 있어서 창문 열기가 어려웠는데 새로 이사한 집은 안쪽에 위치해 있어 조용하고 햇볕도 잘 듭니다. 따뜻한 이씨 어르신과 잘 어울리는 집이었습니다.

이사를 했으니, 이와 짝꿍인 집들이가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이씨 어르신께 이삿짐이 정리가 되면 근처에 사는 이웃분들을 초대해 집들이를 하자고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이씨 어르신께서는 아 좋지요~’ 하며 흔쾌히 받아주셨습니다.

 

이씨 어르신과 함께한 집들이 잔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집들이 준비 이웃초대

 

 

이씨 어르신과 점심 산책을 하며 집들이 계획을 나누었습니다. 집들이라고 하면 가장 중요한 것은 손님입니다. 누구를 초대하면 좋을지 의논했습니다. 어르신께서는 부활절을 맞아 계란을 전해주셨던 예성교회 변목사님을 떠올리셨습니다. 새로운 지역에는 아는 이웃들이 없다보니 복지관에서 잘 알고 있는 이웃 분들을 초대해보기로 했습니다.

 

공항고시원의 박씨 아저씨, 바로 뒷 골목에 사시는 이씨 아저씨, 공항동 팀의 권대익 팀장님까지 총 4명의 이웃이 집들이에 참석하시기로 했습니다.

 

 

집들이 준비 방신 시장 사전조사

 

 

손님을 초대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집들이 준비를 해야합니다.

 

이씨 어르신께서는 집들이 음식 준비에 자신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요리도 할 줄 몰라, 어찌해야하는지 고민이 깊으셨습니다.

밀키트나 반찬가게 등을 이용하여 부담없이 준비하실 수 있도록 제안드렸습니다.

"그렇게 준비하면 될까요?" 하며 조금은 시도해볼 용기가 생기신 것 같았습니다.

이참에 다음 주에 한 번 만나 복지관 근처에 있는 시장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반찬과 국거리 등 어떤 상차림을 할지, 예산은 어느정도 필요한지 조사해보기로 했습니다.

지도를 찾아보니 이훈재 님 집 근처에 밀키트 판매점도 있었습니다.

함께 들러보기로 했습니다.

 

집들이를 위해 필요한 반찬과 음식을 생각해보기 위해 복지관 근처에 있는 시장에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어르신께 평소 자주 가시는 시장이 있는지 여쭤보니, 공항동으로 이사오기 전에 이용했던 화곡시장을 주로 다니셨다고 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건강이 많이 안좋아져서 거의 나가시지 못하고 계셨습니다. 이참에 복지관 근처에 있는 방신시장을 소개해드리기로 했습니다.

 

복지관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천천히 방신시장으로 걸어갔습니다.

가는 길에 집들 사이사이에 있는 꽃들을 구경하며 사진도 찍었습니다.

천천히 대화를 나누면서 걷다보니 15분 남짓 거리가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방신시장에 도착했습니다.

 

"시장이 크고 잘 정리되어 있네요. 가까이에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어요."

 

시장의 북적북적한 분위기에 이훈재 님께서도 얼굴에 활기가 생김을 느꼈습니다.

가장 먼저 집들이에 필요한 반찬과 국거리를 위해 반찬가게를 둘러보았습니다.

다양하고 맛깔스러운 반찬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국거리와 양념고기 등 가격을 꼼꼼히 조사했습니다.

 

이씨 어르신께서는 어려운 형편이지만 집들이 음식에 필요한 재료비를 부담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대신 후식은 복지관에서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그 외에 필요한 식기도구와 재료는 금요일 점심 후에 만나 미리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어르신께서 필요한 물품을 미리 정리해서 당일에 알려주시기로 했습니다.

시장조사까지 하니, 어르신께서 더욱 본격적으로 집들이 준비에 박차를 가하셨습니다.

어르신께서 집들이를 당신 일로써 하나씩 준비해나가시는 과정을 지지해드리고 어려워 하시는 부분이 있다면 거들어가고자 합니다.

 

 

집들이 준비 필요한 물건 마련

 

집들이에 필요한 물품을 미리 준비하기 위해 다이소에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방신시장 방문에서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어하셔서, 복지관 차량을 이용해서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어르신께서 지난 저녁에 미리 집들이에 필요한 물품으로 후라이펜, 큰 냄비, 수저, 포크, 접시, 국그릇, 밥그릇, 의자, 각티슈, 주방세제, 생수 등 리스트를 정리해서 가져오셨습니다.

 

구매하기에는 부담스러운 큰 후라이펜과 냄비 그리고 의자는 복지관에서 가져와줄 수 있는지 부탁하셨습니다. 가능한지 확인하고 알려드리기로 했습니다.

 

그 외 용품들은 다이소에서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송정역에 있는 다이소에 들러 미리 정리한 물품을 빠르게 담았습니다.

 

잔치 분위기를 더해줄 꾸미기 용품으로 가렌더도 하나 구매했습니다.

 

옆에 있는 슈퍼에 가서 생수와 주방세제를 구매했습니다. 마침 어르신께서 이사하기 전에 자주 다니시던 슈퍼라고 하셨습니다. 익숙한 공간에 가니 어르신께서 더욱 당당히 직원 분들과도 인사나누며 척척 물건을 구매하셨습니다.

 

복지관에 돌아와 공유부엌에 있는 냄비와 후라이펜을 빌릴 수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마침 권대익 팀장님께서는 또 다른 방법을 제안해주셨습니다.

 

복지관에서 빌려드릴 수도 있지만, 이씨 어르신의 생태와 이웃관계를 생각하여 가까이에 사시는 이씨 아저씨께 우선적으로 빌려볼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습니다.

이씨 어르신께도 집들이에 오시는 이정민 님 댁에서 빌리는게 어떨지 제안드렸습니다.

한 번을 위해서 구매하기보다는 있는 사람에게 빌리는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관계가 두터우신 권대익 팀장님께서 대신 연락을 드려주실 수 있는지 부탁했습니다.

이씨 아저씨께서 흔쾌히 냄비와 후라이펜을 내어주시기로 했습니다. 단순히 집들이 당일에 초대받는 게 아닌 도움을 주고 받으며 함께할 수 있겠습니다.

이를 먼저 생각하고 제안해주신 권대익 팀장님께 감사드립니다.

 

 

D-day

 

1.준비

집들이 당일입니다.

 

집들이 시간은 1230분이지만, 준비를 위해 미리 오전 10시에 어르신 댁 앞에서 만났습니다.

복지관 차량을 타고 방신시장에 방문했습니다.

지난 주에 미리 조사해놓았던 반찬가게에 들러 반찬을 골랐습니다.

집들이를 한다고 하니, 사장님께서 잘 나가는 반찬을 추천해주셨습니다.

어르신께서 좋아하시는 생선조림도 구매했습니다. 넉넉히 담아주셨습니다.

어르신께서 혹여나 사용할까봐 미리 저에게 맡기신 현금 5만원으로 풍성하게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집들이 음식을 준비했습니다.

건강이 안 좋으신 어르신을 대신하여 세팅을 거들어드렸습니다.

그래도 고기 만큼은 직접 어르신께서 볶으셨습니다.

미리 준비한 가렌더까지 달고 나니 본격적인 집들이 분위기가 났습니다.

 

 

 

2. 진행

 

1230, 약속한 시간에 맞춰 초대한 이웃 분들이 방문해주셨습니다.

공항고시원에 살고 계신 박씨 어르신과 예성교회 변석희 목사님, 그리고 복지관에 권대익 팀장님께서 자리해주셨습니다. 예성교회 변석희 목사님께서는 집들이 선물로 신선한 과일을 가져오셨습니다.

이훈재 어르신께서 악수로 한 분 한 분을 맞이하셨습니다.

준비한 식사를 하며 서로를 알아갔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정리하는 동안 이씨 어르신과 박씨 어르신께서는 고향 이야기, 가족 이야기, 좋아하는 취미 등등을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서로 공통점이 많아 공감하고 위로하는 두 분이셨습니다.

특히 두 분께서는 여행을 좋아하셔서, 자연스럽게 5월 나들이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집들이를 구실로 이웃을 알아가고 친해집니다.

 

3. 이웃과 함께한 산책

 

목사님께서는 일정이 있어서 먼저 일어나시고, 이씨 어르신과 박씨 어르신 두 분이 함께 근처 강서한강공원으로 산책을 가기로 했습니다.

맑은 날씨에 함께 산책을 하니, 놀러온 기분이 났습니다.

이씨 어르신께서 입맛이 도는지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먹자고 제안해주셨습니다.

공원 벤치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나눠먹으며 여유를 즐겼습니다.

한강 둔치로 내려가 물수제비도 했습니다.

왕년에 놀던 경험으로 멋지게 던지는 이씨  어르신이었습니다.

이사를 준비하면서 부터 건강이 많이 약해지셔서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오늘 이렇게 이웃을 초대해 집들이를 하고 함께 산책하면서 일상에 활력이 된 것 같습니다.

 

"오늘 집들이를 준비하면서 사실 걱정도 많이되고, 괜히 한다고 했나 싶기도 했는데 오랜만에 집에 사람들도 북적북적하고 좋았어요. 유선생님이 많이 도와줘서 고마워요. 그래도 오랜만에 많이 먹었어요." - 이씨 어르신

"오늘 초대해줘서 고마워요. 앞으로도 가끔 만나 같이 밥 먹어요." - 박씨 어르신

"이렇게 푸짐한 밥상으로 맞아주셔서 감사해요. 가렌더도 직접 사서 꾸몄다고 해서 놀랐어요. 앞으로도 좋은 기회에 또 함께해요 어르신." - 변석희 목사님

 

오늘 집들이를 통해 세 분의 관계가 생겼습니다. 서로 가까이에 생활하시는 이웃으로 돕고 나누는 관계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이씨 어르신께서 앞으로도 이런저런 어려움이 있어도, 여러 이웃들과 관계하며 삶에서 취미를 나누고 도움을 주고 받으며 행복한 나날을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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