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사업 실무학교] 구지윤 대학생 인터뷰
- 하는 일/실천 이야기
- 2020. 5. 15. 15:22
1. 주체성 자주성 주도성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주체성 자주성 주도성은 누군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능동적으로 스스로 행동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2. 더불어 삶, 공생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약자와 그를 돕는 누군가로 나눠진 사회가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함께 살아가는 사회가 더불어 삶이라고 생각해요.
공생은 서로 돕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더불어 살면 공생이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요?
3. 사회사업 실무학교에서 주체성을 어떻게 느끼고 경험했나요?
(대학생 입장)
사회사업 모든 과정에서 저의 주체성이 살았어요. 사회사업은 당사자께서 이루셨지만, 저는 인사하고,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고, 감사하며 당사자와 지역사회 사이를 주선하고, 거드는 역할을 했어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당사자와 지역사회 사이를 좋게 하고자 부지런히 발걸음 했어요. 발걸음만 한 건 아니에요. 당사자의 자주성, 지역사회의 공생성을 살려 바르게 돕고자 매일 밤 기록하며 성찰했어요. 성찰하며 바른 실천 방법을 계획하고 그 다음날 적용해 실천했어요. 부지런히 발걸음 하여 얻은 정보를 정리하여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도 했답니다!
(당사자 입장)
한겨울 날의 작은 잔치는 아파트 한 동에서 느슨한 모임을 주선하여 이웃 관계를 도운 사회사업이에요. 모임을 준비하며 음식을 만들고, 이웃을 초대하고, 뒷정리하는 일까지 모두 당사자께서 하셨어요. 모임을 구실로 이웃과 관계를 맺으며 더불어 삶에 흠뻑 빠지셨죠!
4. 사회사업 실무학교에서 더불어 삶을 어떻게 느끼고 경험했나요?
(대학생 입장)
더불어 사는 한 달은 당사자께, 동료에게, 선생님들께 사랑받은 기억으로 가득해요. 다시 생각해보아도 눈물 날만큼 가슴이 벅찹니다.
- 당사자와 더불어 삶
시작은 따뜻한 인사와 밥이었어요. 당사자께서 대학생을 먼저 귀한 손님으로, 딸처럼 대해주셨어요. 당사자 면접 날 두 집을 찾아갔어요. 두 집 모두 밥을 차려주셔서 식사를 두 번 했어요. 그다음 만남 때는 귤, 도넛, 김치, 밑반찬 등 당사자께 받은 음식으로 양손이 가득 찼답니다.
이를 시작으로 매일 얻어먹고, 매일 음식을 받으며 사랑받았어요. 어떤 날은 다섯 끼를 먹기도 했어요. 매일 음식을 가지고 오니 같이 사는 친구가 놀라기도 했어요. 사회사업이 끝났을 때는 몇 년 간 변동이 없었던 몸무게의 앞자리 수가 바뀌었더라고요!
모임을 하며 1104동 이웃이 더불어 사는 모습을 봤어요. 약자와 이를 돕는 사람이 아닌, 서로서로 이웃으로 만나 함께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셨어요. 당사자께서 모임을 하며 새로운 이웃과 어울림을 기뻐하셨어요.
며칠 전에는 당사자께 전화가 왔어요. 코로나가 기승이니 건강 하라는 전화였어요. 얼마 전에도 당사자께 전화가 왔었어요! 4월에 대전에 가니 그때 만나자는 전화였어요. 실습이 끝나고도 1104동 이웃들과 더불어 삶이 기쁩니다.
- 동료와 더불어 삶
실습하기 위해 한 달 동안 서울에서 자취를 했어요. 저는 학교 친구와 같이 살았고, 옆방에는 실습생 연숙, 가영이 살았어요.
사회사업을 하며 힘들 때 함께 사는 친구가 참 힘이 됐어요.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며 조언해주고, 제가 바쁠 땐 집안일을 더 해주기도 했어요. 연숙, 가영도 잘하고 있다며, 대단하다며 응원하고 칭찬해줬어요. 친구들 덕에 사회사업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제 나름으로 열심히 할 수 있었어요. 밝고 따뜻한 동료들에게 참 고마워요.
철암도서관에서 합동 수료식을 했을 때도 기억에 남아요. 연숙은 저를 칭찬하는 내용을 공책에 정리해둔 것 같았어요. 공책을 들고 제 눈을 마주하며 진심으로 저를 칭찬해주었어요. 그 마음이 정말 예쁘고 귀했어요. 잊지 못할 거예요.
- 실무자 선생님들과 더불어 삶
한겨울 날의 작은 잔치는 실무자 선생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아야 했어요. 복지관 선생님들께서 매우 바쁘신 와중에도 시간을 내주셨어요. 대학생이 당사자를 만날 때 동행해주시고, 1104동 이웃과 관계를 주선해주시기도 했어요. 동행하며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는 방법의 본보기가 되어 주셨죠. 또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어요! 선생님들이 도와주시지 않았다면 한겨울 날의 작은 잔치를 이루기가 훨씬 어려웠을 거예요. 감사합니다.
(당사자 입장)
모임을 하며 이웃 관계가 한 층 친밀해졌어요. 몇 십 년 동안 이웃 간 이름도 모르고 살았지만, 모임을 하며 이름을 알게 됐어요. 인사만 나누던 이웃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지요. 부침개를 부쳐 서먹한 이웃에게 나누기도 했어요. 1104동에 웃음이 끊이지 않았어요. 더불어 삶이 일상에 녹아든다면 매일이 잔치와 같지 않을까요?
5. 실습 기관 선정과정은 어떠했나요? (지원사, 서류면접, 실무자 면접, 당사자 면접)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은 실습생 모집 안내부터 다른 기관과는 달랐어요. 실습생 모집 안내서가 사회사업, 여행을 즐겁게 누리고 있는 학생들의 사진으로 가득했어요. 공부, 사람, 추억, 글쓰기를 가르친다는 이 기관.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이 궁금했어요!
- 지원사, 서류면접
지원사를 작성하고 따로 자기소개서도 썼어요. 어마어마한 분량의 자기소개서 양식이 오히려 도전 정신을 불태우더라고요. 단기사회사업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배우고 싶은 욕심만 가득했었죠.
- 실무자 면접
실무자 면접은 영상통화로 이루어졌어요. 전화기 너머로 권대익 선생님, 김미경 과장님께서 양손을 흔들고 환히 웃으며 인사해주셨어요. 좋은 기운이 가득했어요! 덕분에 조금 덜 긴장하고 면접을 보았습니다.
- 당사자 면접
‘면접’이라 하면 으레 경직된 분위기 속에서 면접위원에게 평가받는 자리를 상상하잖아요? 당사자 면접은 그렇지 않았어요. 대학생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따스하게 반겨주셨죠. 당사자께서 실습생이 작성한 자기소개서를 꼼꼼히 읽어보시고 그 자리에서, 혹은 미리 준비해서 질문을 해주셨어요.
“사랑받아본 적 있나요? 사랑을 받아 본 사람이 사랑을 줄 수도 있어요.”
복지인의 길 전반에 도움이 될 뜻깊은 말씀을 해주기도 하셨죠. 그뿐이었을까요? 맛있는 음식과 칭찬은 덤이었어요. 이상관 님께서 해주신 맛있는 짜파게티와 정월숙 님 댁에서의 뜨거운 포옹…. 생에 가장 따뜻하고 뜻깊은 면접이었답니다!
6. 실습 구성은 어떠했나요? (연수, 팀별 소개, 비전 워크숍, 강점 워크숍 등)
- 합동 연수
합동 연수에서 「복지요결」의 저자인 한덕연 선생님께 「복지요결」을 직접 배웠어요. 이전에는 잘 인지하지 못했던 지역사회 공생성의 개념이 크게 와 닿았어요. 복지요결의 방식대로 직접 실천하며 시행착오를 겪었어요. 복지요결이 한층 더 깊이 이해되었어요. 앞으로도 복지요결의 방식대로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복지를 이루고 더불어 살게 ‘돕는 일’을 하고 싶어요.
- 팀별 소개
일반 실습 때는 실무자 선생님들께서 대개 사업계획서를 나눠주고 어떤 사업을 하는지 설명해주셨어요.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은 실무자 선생님들께서 각자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셨어요. 어떤 사업을 하는지 설명해주시는 건 기본이었고, 이 사업으로 당사자와 지역사회의 사이가 얼마나 좋아졌는지도 함께 설명해주셨어요. 사회사업에 대한 선생님들의 애정과 자부심이 눈에 보였어요. 이웃과 인정이 흐르는 동네가 머리에 가득 들어찼고요. 선생님들의 팀별 소개를 들으며 저도 선생님들처럼 사회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가슴이 뛰었어요.
- 강점 워크숍
강점워크숍은 동료들과 둘러앉아 서로의 강점을 이야기하고 포옹해주는 따뜻한 시간이에요. 저는 사실 좋게 말하면 비판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배려하는 대화방법을 몰랐던 사람이라 적이 많은 편이었어요. 강점워크숍…. 사실 걱정도 됐어요. 하지만 실습에서 만난 동료들은 저를 오롯이 저로 인정하고 구체적으로 칭찬하고 사랑해줬어요! 그런 칭찬들이 강점워크숍이라는 상황에 얽매여서 하는 게 아닌, 하고 싶어서 하는 거라는 게, 진심이라는 게 동료들의 선한 눈에서 드러났어요! 사랑이 담긴 눈빛이 기억나요. 그때부터 저도 다른 사람을 그 사람이라는 자체만으로 사랑해주고 싶어졌어요! 이때부터 사람을 더 사랑하게 됐어요.
7. 토요일 실습생 여행은 어떠했나요?
저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었어요.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을 봐도 가슴이 벅차지 않았어요.
그런데 실습생 여행을 하며 오랜만에 보게 된 자연은 정말 가슴이 벅차도록 아름다웠어요! 사진 찍는 걸 귀찮아하는 제가, 그 날 본 자연의 모습을 오래 간직하고 싶어서 사진을 찍었어요.
푸른 바다와 암벽이 어우러졌던 대장봉, 바다에 은빛 길을 내었던 밤의 달, 고요하게 가슴 가득 들어찼던 밤의 별, 별처럼 반짝이던 낮바다, 티라미수 같았던 민둥산, 초록빛 강 옆의 비경길…. 자연을 제대로 누리고 나니, 무채색 같던 자연에 다채로운 색이 감돌게 됐어요!
실습이 끝나고 저에게는 한 가지 취미가 생겼어요. 기분이 좋지 않은 날, 집 가까이에라도 있는 자연을 보는 거예요! 자연을 보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기쁜 마음이 가득 들어차요! 괜히 설레기도 하고요! 좋은 취미를 만들어주신 권대익 선생님께 감사해요.
8. 글쓰기 과정은 어떠했나요?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죠! 많이 힘들었지만 그만큼 뜻깊었어요.
이웃과 인정이 흐르는 1104동을 그대로 담아내고 싶었어요. 그래서 실습 초반에는 당사자분들의 말씀이 잘 기억이 나지 않아 애를 먹었죠. 익숙해졌다싶으니 이번에는 당사자께 거절 받았던 힘든 기억들을 되짚으며 기록해야했어요. 그래도 기록을 하니, 저의 바르지 못한 실천들이 더욱 잘 보이게 되었죠. 기록을 하지 않았다면 상황 탓을 하며 넘겨버렸을지 몰라요. 심하면 이웃과 인정이 흐르는 1104동을 알아보지 못했을지도 모르죠. 실천 더하기 기록은 놓치는 게 많은 초심자일수록, 바른 가치와 실천을 지향할수록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글쓰기를 배운 덕분에 제게 많은 변화가 찾아왔어요. 저는 진심이 담긴 글을 구실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살릴 수 있게 됐어요. 사례집을 출판하며 사랑하는 지인들에게 진심이 담긴 편지도 함께 전했어요. 말과 표현이 속과 다르게 거칠고 서툴러서 전해지지 못했었는데 이번 편지로 잘 전했다고 생각해요. 주변 지인들이 전보다 저를 따스하게 대하고, 함께 있고자 해서 참 기쁜 요즘입니다.
9. 수퍼바이저와의 관계는 어떠했나요?
엄마보다 엄마 같은 권대익 선생님! 권대익 선생님은 실습생을 자식처럼 대해주셨어요! 실습을 처음 시작할 때 실습생의 자취방을 대신 알아봐주셨어요. 자취방 내부의 영상을 찍어서 실습생들이 고를 수 있도록 하셨죠.
실습생이 체력 관리가 되지 않으니, 복지관에서 과제를 효율적으로 하고 집에 가서는 잠을 자라고 권유하기도 하셨어요. 복지관에 남으면 저녁 식사도 챙겨주셨고요. 지방에 사는 실습생들을 위해 교통편을 알아봐주시는 건 기본…. 수료식 때는 실습생에게 줄 수료증을 새벽까지 쓰기도 하셨어요. 당시에는 정신이 없어서 감사하다고 표현도 못하고 흐지부지 넘어갔네요. 권대익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권대익 선생님은 곁에 있기만 해도 배우게 되는 좋은 선생님이세요! 권대익 선생님은 현장에서 ‘공부, 사람, 추억, 글쓰기’를 두루 실천하세요. 권대익 선생님 덕에 저는 바르게 실천하고자 공부하고 기록하며 성찰할 수 있었어요. 당사자 좋은 사회사업 동료 선배 후배와 인격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었어요. 자연도 누리게 되었고요! 저를 여러모로 많이 성장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0. 실습 이후 어떤 변화가 있나요?
실습 전의 저는 제 한 몸 살기도 바쁜 사람이었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자연을 누리는 게 사치처럼 느껴졌습니다. 사람, 자연을 모두 멀리하다보니 사람과 어울리는 방법, 자연을 누리는 방법을 모르게 됐습니다. 항상 사람과 자연이 고팠습니다.
실습은 저로 하여금 사람과 자연을 다시 만나고 누리게 했습니다. 당사자, 동료, 선생님들께 넘치는 사랑을 받으니 저절로 사랑을 주는 방법도 알게 되었습니다. 가족, 친구, 선생님과 사이가 좋아지고, 자연을 보면 가슴이 뜨거워지는 사람이 됐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저는 참 차가운 사람이었습니다. 요새는 주변에 사람이 계속 느는걸 보니 저도 제법 따뜻한 사람이 되어가나 봅니다.
11. 실습 이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사실 저는 실습을 함께 한 사람들의 얼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이웃과 인정에 기뻐하며 울고 웃으시던 당사자들의 얼굴, 자연을 누리며 함께 웃던 선생님들 동료들의 얼굴, 그리고 진심으로 나를 축복하고 응원하던 눈빛들. 그 따스한 모습들이 가슴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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