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사업 실무학교] 강연숙 대학생 인터뷰
- 하는 일/실천 이야기
- 2020. 3. 4. 16:40
1. 주체성 자주성 주도성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누군가의 강요가 아닌 본인의 의지로 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2. 더불어 삶, 공생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위하여 사는 삶, 깊은 관계가 아니어도 서로 도와가며 함께 살아가는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3. 사회사업 실무학교에서 주체성을 어떻게 느끼고 경험했나요?
(대학생 입장)
프로그램 워크숍에서 제가 맡게 된 사업의 일정을 계획했을 때 주체성을 느꼈어요. 미리 짜인 일정대로 진행하는 게 아니라 제가 궁리해서 계획했어요. 제가 계획한 일정에 대해 동료들과 실무자 선생님들의 조언을 받으면서 일개 실습생이 아닌, 함께 사회사업을 해 나가는 동료로써 존중받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더욱 책임감을 느껴 열심히 하고자 했던 것 같아요.
(당사자 입장)
아이들이 제주도 여행 일정을 계획하고, 둘레 사람에게 부탁하고, 벼룩 장터 준비하는 등 모든 활동들에서 아이들의 주체성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저는 옆에서 날짜와 시간을 정해 모일 수 있도록 거들어줬을 뿐, 그 외에는 아이들이 스스로 해냈어요. 한라산을 가기 위해 필요한 준비물과 등산 코스, 교통편을 직접 알아보며 정리했어요. 자유 여행 일정을 계획할 때는 지선이가 직접 우편 신청했던 종이 지도를 펼쳐놓고 동선을 정했어요. 식당도 알아보고, 예산도 직접 짜보면서 아이들이 주인이 되어 여행을 이뤄갔어요.
4. 사회사업 실무학교에서 더불어 삶을 어떻게 느끼고 경험했나요?
(대학생 입장)
사회사업을 하면서 지역 주민께서 많은 관심을 주셨어요. 마을을 돌아다니며 인사했을 때 멀리서 왔다며 용돈도 주시고, 직접 만드신 수세미도 주시고, 맛있는 라면도 끓여주시고, 힘내라며 비타 500도 주시는 등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어요. 그 속에서 함께 더불어 사는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어요.
실습 기간에 동료들과 같은 오피스텔에서 함께 지냈어요. 바로 옆집에는 지윤이 살고, 위층에는 석곤 오빠, 그리고 가영과는 룸메이트로 함께 지냈죠. 하루 종일 붙어있다 보니 많은 얘기를 나누게 돼요. 힘들거나 고민이 있을 때 옆에서 들어주고, 조언을 아낌없이 해줘요. 나태해진 모습을 발견하면 옆에서 해야 된다며 동기 부여도 해주고, 맛있는 음식도 같이 나눠먹어요. 실습하면서 동료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고, 함께 하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알 수 있었어요.
실무자 선생님께서도 많은 관심을 주셨어요. 아침을 거르고 온다며 고구마, 사과, 홍삼 스틱, 비타민, 도넛 등 아낌없이 나눠주셨어요. 건강 걱정해주시고, 영양사님과 조리사님께서 저녁 때 먹으라며 점심 반찬을 따로 챙겨주기도 했어요. 사회사업 하다가 힘들어 하면 옆에서 거들어주시니 큰 힘이 되었어요. 실습 기간에 많은 사람에게 사랑과 관심 받으며 참 행복했어요. 이렇게 단체 생활에서의 더불어 삶은 살아가는 데 큰 원동력이 되구나. 작은 관계여도 그 힘이 크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어요.
(당사자 입장)
등산 장비를 빌려주신 박은하 팀장님, 김미경 과장님, 우상예 님, 양정숙 님, 천화현 선생님의 어머님이신 양미경 님. 벼룩 장터에 사용할 물품을 빌려주신 스포츠맘마 님. 벼룩 장터와 수료식 음식 준비하는 데 도와주신 진달래 님, 나팔꽃 님, 문주란 님, 지선 지연 아버님. 여행에 큰 힘을 보태주신 이영애 팀장님, 지원 아버님. 여행 떠나는 날 이른 새벽과, 여행에서 돌아온 날 늦은 밤에 공항까지 복지관 차를 운전해 주신 이병률 선생님.
아이들이 주인이 돼서 이끌어 가는 여행.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은 둘레 사람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행을 이뤄가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을 위해 아낌없이 베풀어주시는 따뜻한 마음과 응원들을 느낄 수 있었어요.
5. 실습 기관 선정과정은 어떠했나요? (지원사, 서류면접, 실무자 면접, 당사자 면접)
처음에 복지관 사이트에서 실습 공지글을 읽었을 때 여러 사진, 링크 걸린 자료들, 지원사 등 설명하고자 하는 게 참 많다고 느꼈어요. 자기소개서를 보니 입이 떡 벌어졌어요. ‘아니 인맥을 왜 적어? 인맥으로 뽑는 건가? 표지도 만들라고?’ 자기소개서부터 작성하기 힘든 이 기관은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있는 사람만이 지원하겠구나 싶었지요. 그런데 다른 기관들을 찾아봐도 계속 방화11이 생각났어요. 마음이 끌렸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기서 실습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어요. 그래서 도전해보기로 했어요.
큰 용기를 가지고 지원하기로 마음을 먹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했어요. 처음에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해서 실습카페에 올라와 있는 전 실습생들의 지원사와 자기소개서를 참고했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면서 지금껏 달려온 대학 생활을 돌아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 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다 쓰고 나니 뿌듯하기도 했어요. 제가 직접 알아보고, 마음이 끌리는 곳에 지원하니 더욱 열심히 하고자 하는 마음이 커지더라고요.
서류면접에 합격하고 실무자 면접을 보러 복지관에 첫 방문을 하게 됐어요. 다른 지원자들은 먼 지역이다 보니 영상통화로 면접을 했는데 저는 그나마 거리가 가까운 편이라 직접 만나서 면접을 진행했죠. 복지관에 갔는데 저를 환영해주는 문구들이 걸려 있어서 기분이 좋았어요.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당사자 면접 때도 아이들이 직접 만든 메뉴판을 보여주면서 차를 준비해주는 데 존중받고 있음을 느꼈어요. 그리고 그 당시에 당사자 면접을 처음 접해봐서 긴장을 많이 했었어요. 당사자 면접이 없었다면 사회사업을 제가 주인인 것처럼 이끌어 갔을 텐데, 당사자 친구들에게 면접을 받으니 아이들이 주인 되어 이끌어가는 여행이라는 것이 더욱 크게 와 닿았어요.
6. 실습 구성은 어떠했나요? (연수, 팀별 소개, 비전 워크숍, 강점 워크숍 등)
실습 구성 무척 알찼다고 생각해요.
합동 연수에서 사회사업을 배웠어요. ‘사회사업은 누구나 정붙이고 살 만한 사회를 지향합니다. 이런저런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그래도 이웃이 있고 인정이 있어 살 만한 사회.’ 제가 바라는 이상적인 사회 모습이었어요. 그런 사회가 되면 참 좋겠다 싶었고, 관계로써 이웃과 인정을 살린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마구 뜀을 느꼈어요. 합동 연수는 저에게 커다란 깨달음을 가져다줬어요. 새롭고 흥미로웠죠. 빨리 복지요결을 적용해서 청소년 여행 이루고 싶었어요.
팀별 소개로 복지관을 알아갔어요. 복지요결을 바탕으로 바르게 사회사업 실천하시는 실무자 선생님들의 이야기들을 들을 때마다 존경스러웠어요. 선생님들께서 사회사업 설명하는데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기쁘게 설명하시더라고요. 사회사업 즐거워하는 게 보였고, 저도 나중에 일을 하게 되면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비전 워크숍으로 저의 주체성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위에서 말했듯 복지요결을 바탕으로 직접 사회사업 일정 계획을 세우니 더욱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됐어요. 그리고 강점 워크숍으로 저를 알아가고, 동료들을 알아갈 수 있었어요. 강점에 중점을 두고 동료들 바라보니 참 귀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반대로 동료들이 저를 그렇게 바라봐주니 쑥스러웠지만 마음이 꽉 채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실습했던 선배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청소도 시키고 여러 가지 단순업무를 시킨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그래서 지루할 줄 알았는데 알찬 구성 덕에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방화11에서의 실습 시간을 보면 다른 기관에 비해 실습 시간이 굉장해요. 220시간이 넘었던 것 같은데…. 주말에도 워크숍 일정이 있어서 실습 시간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그만큼 동료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금방 친해질 수 있었어요. 동료들과 관계가 좋으니 실습 내내 참 좋았어요.
7. 토요일 실습생 여행은 어떠했나요?
방화동 개화산, 군산 선유도 대장봉, 장봉도, 호숫가 마을 추동, 제주도 한라산, 민둥산, 낙동강 비경 길까지. 실습하는 한 달 동안 자연을 마음껏 누렸어요. 일출 일몰 보며 감동했지요. 달빛에 비쳐 은백색으로 빛나는 바다를 보며 감탄 감동했어요. 드넓은 호수 보며 평온함을 느꼈어요. 눈과 구름으로 덮여 온 세상이 새하얀, 그리고 곧 안개가 걷혀 푸른 하늘빛이 물들고 백록담 보이니 한동안 넋을 놓고 바라봤어요. 광활한 산 위에 뭉실뭉실 구름이 가득 차 있는 그 모습이 절경이었어요. 민둥산에서 바라본 밤하늘의 반짝이는 수많은 별을 잊지 못해요.
자연을 마음껏 누리면서 매번 감동 감탄했어요. 이런 자연의 아름다움을 친구들과 언제 누려 볼까 싶기도 하고, 저는 실습을 하면서 자연까지 누리니 복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8. 글쓰기 과정은 어떠했나요?
처음에 글쓰기가 굉장히 힘들었어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했어요.
권대익 선생님께서 글쓰기 특강을 해 주셔서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사회사업 글쓰기를 왜 써야하는지부터 배웠어요. 자신이 하는 일이 사회사업인지 아닌지 살펴야 하기 때문에 글쓰기 통해서 성찰, 점검해야 한다고 하니 글쓰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어요.
당사자가 세워지도록, 당사자 지역사회 것으로 이룬 것을 당사자 드러나도록, 당사자 지역사회에 칭찬 감사 돌아가도록 그 내용을 글로 써야 한다고 하니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졌어요. 그런데 당사자 강점에 중점을 두니 글을 쓸 때도 자연스레 당사자와 지역사회에 칭찬 감사가 돌아갔어요.
쉽고 바르고 간결하게, 주어 술어 가깝게 단문으로 작성해야 된다고 배웠어요. 간결하게 쓰니 술술 읽히더라고요. 아직 글쓰기 실력은 부족하지만 권대익 선생님의 도움 덕분에 점점 성장해가는 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처음보다 글 쓰는 시간도 단축됐고요. 사례집을 만들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글쓰기에 대한 부담감이 컸지만 기록으로 남겨 책으로 만드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히 생각하고 있어요.
9. 수퍼바이저와의 관계는 어떠했나요?
슈퍼바이저 권대익 선생님께서는 저희들을 실습생보다는 함께 일하는 동료 후배로 대해주셨어요. 실습생이라고 아랫사람으로 바라보며 시키기보다는 물어보고, 부탁하고, 함께 의논했어요. 권위적이지 않으셨어요. 엄마처럼 잘 챙겨주셨고, 아낌없이 사랑 주며 응원해주셨어요. 맛있는 것도 사주시고, 아프면 병원에 데려다주시고, 멀리서 왔다고 자취방까지 구해주시는 등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제가 지치거나 기분이 상하면 표정에 다 드러나는데, 그럴 때마다 대화하시며 선생님이 느끼신 감정, 생각을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세요. 아직 철없는 저를 항상 진실한 마음으로,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대해주시니 참 감사했어요. 그 과정에서 조직 내에서의 의사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움을 얻기도 했고요. 고맙습니다.
그리고 권대익 선생님께서는 항상 에너지가 넘치세요. 그 모습을 보며 힘을 얻기도 하고, 많이 웃기도 했어요. 권대익 선생님이 덕분에 잊지 못할 추억도 많이 만들 수 있어서 좋았어요.
때로는 동료의 모습으로, 때로는 스승의 모습으로 저희를 대해주시니 참 좋았어요. 슈퍼바이저 선생님과의 긍정적인 관계 덕분에 선생님의 진실한 모습을 알아챌 수 있었어요. 이렇게 좋은 선배들이 있구나. 이렇게 열정적으로 뜻있게 실천하는 선배들이 있구나. 신뢰와 존경하는 마음이 커졌어요. 제가 조금이나마 성장 하는 데 있어서 슈퍼바이저와의 긍정적인 관계가 큰 영향을 준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10. 실습 이후 어떤 변화가 있나요?
저는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었어요. 인사하기 좋아했고, 진심을 전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제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어요. 새해가 되면 모든 친구 친척 둘레 사람에게 문자를 돌렸고,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면 힘이 났어요. 기뻐하는 모습 보면 배로 행복했어요.
아름다웠던 과거의 제 모습, 어디론가 사라져버렸어요. 그때 당시에 나누었던 진실한 마음을 잃어버리니 제가 이상해진 것 같았어요. 영화나 TV 속 가슴 아픈 이야기들에는 쉽게 공감하며 감정이입 해 눈물 흘리기도 하는데, 정작 주변 사람들에게 진실한 마음으로 공감하기 힘들었어요. 그런 제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무서웠어요. 저는 어느새 감정이 메마른 사람이 돼있어요.
하지만 실습에서 접하게 된 사회사업은 이런 저에게 감정을 불어 넣었어요. 사회사업 실천하면서 당사자가 진정으로 기뻐하는 모습들을 눈으로 보니 행복했어요. 또 동료들의 사회사업 이야기 들으며 ‘사람 사는 것 같다’ 하시는 당사자 말씀 들으니 울컥하기도 했어요. 청소년 여행이든, 어린이 여행이든, 한겨울 날의 작은 잔치든, 당사자가 행복하게 웃는 모습만 봐도 그냥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죠. 말로 이루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제 마음속에서 요동치고 있었어요.
‘진실한 마음’, 저에게는 참 어려워요. 각박한 세상 속에 익숙해지니 ‘진실한 마음’은 거추장스럽기만 했어요. 상처받기 두렵고 그만큼 애쓰고 싶지 않았어요. 잃어버린 채로 살아도 별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 실습에서 ‘진실한 마음’ 마주하니 포근했어요. 실습에서 동료들과 함께하면서 ‘진실한 마음’ 되찾을 수 있었어요. 상대방을 바라보는 진실한 눈빛을 배웠어요. 감정이 메말라 있던 제 안에 진심이 채워지고 마음이 풍족해졌어요.
11. 실습 이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자연을 마음껏 누렸던 날들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특히 장봉도 밤바다에서 본 달빛과 눈과 구름으로 가득 찬 한라산, 그리고 민둥산에서 다 같이 누워 밤하늘의 별을 본 날들이요. 정말 좋았어요. 그 순간에 느꼈던 감정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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