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작가] 여섯 번째 활동 이야기 “내 삶을 담은 이야기를 완성했습니다.”📚
- 하는 일/실천 이야기
- 2026. 8. 19. 13:36
(글쓴이 : 이수민 사회복지사)
누구나 작가 여섯 번째 활동 이야기입니다.
누구나 작가 참여자분들은 시를 쓰는 시간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자신이 쓰고 있는 시의 주제를 떠올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장면을 다시 바라보고, 오래전 기억을 꺼내 봅니다.
가족 같던 강아지를 떠나보낸 마음을 시에 온전히 표현하고서는 후련한 마음으로 인사를 건네거나, 길을 지나며 마주친 꽃밭을 보며 시에 더 추가할 내용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시에 적었던 주렁주렁 매달린 수박이 점점 커지는 모습을 보며 이 모습을 또 어떻게 적을지 생각해보는 것처럼 익숙한 일상 속 시로 적을 만한 나의 이야기를 하나둘 발견해가고 있습니다.


이번 여섯 번째 활동에서는 그렇게 일상에서 떠올린 마음과 이야기를 시에 더 담아내어 온전한 한 편의 시를 완성했습니다. 지난번 함께했던 퇴고 과정은 덜어낼 것은 덜어내고 남겨야 할 장면은 선명해지도록 시를 고쳐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시를 고치려고 하기보다 퍼즐을 맞추듯 조각조각 나누어 살펴보는 것으로 퇴고를 진행했습니다.


가위로 한 줄씩 행과 연을 나누어 자릅니다. 이리저리 시를 다시 구성해보고, 나에게 더 잘 맞는 표현을 찾아갔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방법이 낯설어 어려워하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이미 쓴 글을 다시 고치는 일은 당연하게도 쉽지 않습니다. 어떤 작가님은 지난 퇴고 과정에서 “새로 쓰라고 하면 쓰지만 고치는 건 정말 어려워요.”하고 어려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시 전체를 한꺼번에 고치기보다 먼저 첫 행과 마지막 행을 보며 시 전체의 흐름을 확인해 보기로 했습니다. 가장 선명하게 떠오르는 장면이나 문장을 첫 행과 마지막 행으로 정합니다. 그리고는 어색한 단어들은 비슷한 뜻을 가진 단어를 나란히 적어 놓고 비교하며 어떤 단어가 더 잘 어울리는지 골라보았습니다.
문장을 한 줄씩 잘라놓으니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부분도 눈에 들어옵니다. 꼭 필요하지 않은 문장은 과감하게 빼보고, 앞뒤 순서를 바꿔보기도 합니다. 단어 하나를 빼는 것만으로도 시의 느낌이 달라지고, 한 문장의 위치를 옮기는 것만으로도 장면이 조금 더 선명해지기도 합니다.
시의 전체를 들여다보면 오히려 무엇을 고쳐야 할지 막막해지지만, 하나씩 나누어 살펴보니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시가 또렷해집니다. 열심히 쓴 문장들을 빼버리는 것이 아쉽기도 하지만 꼭 필요한 것만 남겨봅니다.




그렇게 한 조각씩 시를 맞추어 보니 참여 작가님들은 나의 시 안에 무엇을 담고 싶은지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습니다. 옥이 작가님은 퇴고를 하며 “오늘 이걸 하면서 어떤 이야기를 더 넣을지 생각하니까 30년 동안 잊고 살았던 것들이 떠올랐어요.”라고 이야기합니다. 정이 작가님은 “처음에는 시를 쓰는 것이 너무 어렵게 느껴졌지만, 막상 써보니 그럴싸하고 너무 좋아요.”라며 자신이 만든 시를 오래 바라보았습니다. ‘이 이야기를 꺼내는 게 맞을까?’ 수없이 고민되고 망설여졌지만, 용기 내어 쓰고 보니 생각보다 괜찮다고 합니다.
특히 모란꽃 작가님은 머루를 떠나보낸 마음을 담은 시를 집에서 여러 번 읽어본 뒤 “마음이 그래도 괜찮아졌어. 다시 읽으니까 내가 쓴 건데도 그래도 위로가 되더라고.”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나의 삶을 담아낸 시를 다시 읽으며 오히려 스스로 위로받는 경험을 하셨다고 합니다. 오래전의 기억을 꺼내어 시로 표현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그 마음을 글로 남기고 나니 조금은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를 완성하는 과정이 단순히 글을 잘 쓰기 위한 시간이 아니라, 오래전 기억과 마음을 다시 꺼내어 다독이고 정리해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설명을 들을 때는 어렵게만 느껴졌던 퇴고 방법도 직접 자신의 시를 조각내어 맞춰보며 알아갑니다. 문장이나 단어, 그리고 기억과 감정.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덜어낼지 정하는 것도 결국 작가님의 몫입니다.
[삶의 이야기 엮음]
마지막 퇴고를 마치고 드디어 내 삶을 담아낸 시 한 편이 완성되었습니다. 완성된 시는 한 분씩 직접 낭송하고 서로의 감상을 나눕니다. 완성된 시를 가장 처음 듣는 독자가 시 쓰는 과정을 함께한 참여 작가님들이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이번에는 단순히 “좋다”라는 이야기보다, 지난번 시와 비교해 어떤 부분이 달라졌는지, 그리고 어떤 표현이 제일 좋은지 등 조금 더 깊이 감상을 나누어 보기로 합니다.


해당화 작가님은 ‘미미에게’, 모란꽃 작가님은 ‘세월이 흐르는데도’, 보리할머니 작가님은 ‘보리야 너는 잘자렴’이라는 제목으로 시를 완성했습니다. 세 작가님 모두 지금은 떠난 반려견의 이야기를 담은 시를 완성하고 낭송해주셨습니다.
“저번에 쓰셨을 때도 미미가 그대로 그려질 정도로 좋은 표현들이 많았는데, 오늘은 해변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가슴이 출렁했다는 표현이 너무 좋았어요. 앞에서 나온 파도처럼 느껴졌어요.”
“강아지와 영감 이렇게 애정을 주는 게 확 차이가 느껴져서 더 강아지가 애틋하게 느껴지네요.”
“강아지가 뽀뽀하는 건 어느 집이나 똑같네.”
“동물이 주는 정이 무서운 거야. 나도 이런 적이 있어서 생각이 나네요.”

스마일 작가님은 ‘아이야 미안하다’라는 시를 나누어 주셨습니다. 시를 읽다가 눈물이 나와 잠시 말을 잇지 못하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다른 작가님들은 “슬퍼서 그래요. 자식은 이야기만 해도 눈물이 나지.”, “조금만 더 기다려줘요. 마저 다 읽을 수 있게.”라고 이야기하며 감정이 정리될 수 있도록 기다려줍니다.
“엄마의 마음이니까 너무 깊어요. 참 잘하셨어요.”
“키울 때는 몰라도 세월이 흐르니까 그 마음을 이해하고 많이 노력하시는 것 같아요.”
시에 담긴 삶의 이야기가 나의 경험과 만나며 글을 읽는 것을 넘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한 편의 시를 읽으면서 비슷했던 나의 경험을 떠올리고, 그 마음을 공감하며 서로 이야기 나눕니다. 내가 겪어보지 못한 삶의 모습을 시를 통해 만나기도 합니다. 서로 살아온 삶의 궤적은 다르지만 단 하나의 공통분모만으로도 관계의 깊이가 생깁니다.

다른 작가님들도 모두 완성된 시를 하나하나 나누어 주셨습니다.
나의 하루를 행복하게 해주는 꽃들을 나열한 시, 나의 전부인 손주를 적은 시, 사소한 커피 한 잔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담아낸 시 등등. 다양한 주제로 길어 올린 삶의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합니다.
“정말 완성도 있어요. 아까 아이에게 미안함을 말했던 엄마의 시의 답가 같은 시네요”
“저번에는 백합꽃에 대해서만 썼는데, 지금은 많은 식물들을 꺼내서 마지막에 꽃밭으로 마무리한 게 정말 좋아요.”
“수식어들이 많아서 좋네요. 아기가 자라는 모습이 생생해요.”
“인어공주 같다는 표현이 너무 재밌네요. 재치 넘치는 요소예요.”
“달달한 맛이라는 단어처럼 맛이나 온도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가 이번에 새로 들어가서 좀 더 상상하기 좋아졌어요.”
“저번에는 시가 마냥 힘있게 들렸어요. 오늘은 시를 읽는데 주변에서 매미소리, 새소리 같은 것들이 같이 들리니 시가 더욱 여름같이 느껴지네요.”
“곡예사라는 표현이 추가된 게 참 좋은 것 같아요. 특이하고 문장이 좀 재밌으신 편인 것 같아요.”


시를 완성한 뒤 뿌듯한 마음으로 자리를 마무리합니다.
정이 작가님은 처음 시작은 마음이 어려웠는데 완성하고 나니 큰 기대가 된다고 합니다.
“덕분에 이렇게 하게 되니 너무 좋아요. 내가 이 기회가 아니었으면 어떻게 이런 시 한 편을 쓰겠어요.”
“그리고 저는 너무 기대되는 게 이 시가 시집에 어떻게 실릴지, 안개꽃과 어떻게 어울리게 될지 기대가 돼요.”
정이 작가님이 기대감을 한껏 표현해 주시니 다른 작가님들도 덩달아 공감하며 뿌듯한 마음을 나눕니다.
“그러게요. 너무 좋은 경험을 했어요.”
“이야기로 들을 땐 아리송했는데 직접 해보면서 써보니 너무 마음에 들어요.”
“이게 책으로 나올 거라고 표현하니 너무 좋고 되게 기대되네요.”
“이래서 참 배울 수 있다는 게 너무 소중한 것 같아요. 이렇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너무 선생님과 작가님에게 감사하네요.”
“부딪히기 전엔 머리에 쥐가 나요. 안 해봤던 걸 하려니까. 걱정도 이만큼씩 오고. 그런데 부딪혀보니 괜찮아요. 부딪힌 결과가 이렇게 좋을지 몰랐어요.”
시를 쓰는 일도, 고치는 일도 정답을 알려줄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그러니 이번 활동에서도 작가님들이 자신의 시를 직접 읽고, 문장을 선택하고, 이리저리 변화시켜보는 과정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도록 거들었습니다.
[친구 작가님의 시 쓰기 거들기]
친구 작가님이 한동안 건강이 좋지 않아 누구나 작가 활동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참여가 어렵다고 말하는 목소리에 늘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문득 수업이 없는 날 친구 작가님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궁금해 전화를 드려봤습니다. 다행히 이제 몸이 조금 나아지셨다고 합니다.
그럼 오랜만에 얼굴도 볼 겸 함께 시를 써보자고 제안했습니다. 친구 작가님은 “내가 수업에 참여도 잘 못 했는데 쓸 수 있을까요?”하고 걱정하셨지만, 그 목소리에 반가움이 묻어났습니다.
“쓰기 어려운 부분은 제가 도와드릴게요. 저도 수업 같이 들었으니 부족하지만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친구 작가님도 그럼 한 번 해보겠다며 당장 복지관으로 오겠다고 하십니다.
함께 만나 시에 어떤 이야기를 담고 싶은지, 지금 내 삶에서 가장 소중한 건 무엇인지 같이 이야기 나눴습니다. 작가님은 작가명을 지을 때도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 중 하나가 친구이기에 작가명도 ‘친구’로 지으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내 삶의 이야기 중 친구에 대한 추억을 시로 이야기하고 싶다고 합니다.

친구 작가님과 함께 어린 시절 추억 그리고 현재 친구들의 모습을 이야기를 나누며 시를 쓰는 과정을 거들었습니다. '친구'라는 제목의 소박하지만 재미 넘치는 시가 완성되었습니다. 막힘없이 시를 써 내려가는 모습을 보며 만남을 제안해보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의 시가 완성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음 활동에서는 미리 받은 11단지 주민들의 고민을 바탕으로 지역의 어른으로서 해볼 법한 이야기를 전해보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작가님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천천히 꺼내어보고, 그 이야기가 한 편의 시가 되어 누군가에게 닿는 일을 새로이 경험할 수 있도록 또 잘 거들고 싶습니다.
작가님들의 이야기가 또 어떤 모습의 시로 완성될지 많이 기대됩니다.
다음 실천기록도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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