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들] 삼시세끼 요리 모임 4월 활동 이야기
- 하는 일/실천 이야기
- 2026. 4. 20. 15:46
(글쓴이 : 이수민 사회복지사)
4월, 삼시세끼 요리 모임에서는 함께 열무김치를 만들고 비빔밥도 나누어 먹었습니다.
지난 달, 여러 제철 음식들 중에서도 만장일치로 결정된 메뉴입니다.
주민분들은 열무김치를 하니 날이 더워진 것이 확 체감된다고 합니다.
담당자도 김장은 여러 번 해봤지만, 열무김치는 또 처음 담가보기에 기대가 되었습니다.


꿈샘누리공방 대표님, 선생님과 식재료를 구매하게 되면 늘 가는 경기도의 작은 마트가 있습니다.
열무김치는 열무와 야채의 신선도가 중요한 메뉴입니다.
가까운 곳에도 열무를 팔지만 신선한 열무를 사기 위해 미리 가격과 품질을 알아봐 주시고
멀리 경기도까지 함께 장 보러 가주셨습니다.
복지관에는 12명의 주민들이 함께 요리할 만한 조리 도구들이 많지 않습니다.
양푼, 소쿠리, 버너 등은 늘 필요한 만큼 꿈샘누리공방 선생님들이 가득 챙겨와 주십니다.
장을 보고 각종 식재료와 조리도구들을 차에 가득 실어 복지관으로 돌아올 때면
아낌없이 나눠주시는 그 마음이 차 안에 양껏 찬 재료들처럼 풍성하게 느껴집니다.
삼시세끼 요리 모임의 주민분들을 위해 늘 애써주시고, 도와주시는 마음이 귀합니다.
늘 그렇지만 삼시세끼 요리 모임의 약속 시간은 3시입니다.
그런데 2시 즈음 장 본 재료들을 가지고 모임 장소에 도착하니
이미 회장님이 도착해서 요리할 준비를 하고 계셨습니다.
왜 이렇게 일찍 오셨는지 여쭤보니 오늘 메뉴가 김치라 미리 준비할 것들이 많을 것 같아
평소보다 더 일찍 오셨다고 합니다. 다른 주민분들도 모두 같은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2시 30분도 되지 않았는데 거의 모든 주민분들이 도착했습니다.





일사불란하게 신문지를 깔고 각자 열무 한 단씩 맡아 다듬기 시작했습니다.
본인 몫의 열무를 다듬고 나면 잠시 쉬거나 다른 일을 할 법도 하지만
삼시세끼 요리 모임은 늘 그렇지 않습니다.
일정을 마치고 시간에 맞춰 도착하는 회원들의 열무를 미리 다듬어 줍니다.
다 함께 사용할 양파 10kg을 손질하며 눈물도 함께 왕창 흘립니다.
담당자도 함께 재료를 다듬었는데 요리 베테랑이신 주민분들은
큰 칼로 다듬기 어렵지 않냐며 담당자의 칼을 바꿔주기도 합니다.
“손 저리니까 양파는 내가 다듬을게요.”
몸이 좋지 않은 주민을 챙기기도 하면서
모두가 함께 나서서 하니 순식간에 재료 손질이 끝났습니다.


재료 손질이 끝나고 열무가 절여지기를 기다리며
누군가 청소하자고 말하지 않았는데도 흙이 묻은 신문지를 걷고,
어디선가 빗자루를 찾아 쓸고 물티슈로 테이블을 닦습니다.
새로 신문지를 가져와 식탁에 깔고 나니 잠시 숨을 돌릴 시간이 생겼습니다.



열무가 절여지기를 기다리는 동안 시간이 남으니
그동안 다음 달 나들이를 어떻게 갈지 함께 이야기하자며 회장님이 제안했습니다.
지난 달, 회의를 통해 나들이 장소는 서울식물원으로 결정되었습니다.
다만 어떤 음식을 먹을지, 어디서 만날지, 가서 무얼 하며 시간을 보낼지.
정해진 것이 없어 오늘 모두 정하자고 했습니다.


지난 회의 때 함께 모여 게임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해 주신 한 주민분이
어떤 게임을 할지 생각해 왔다며 자신 있게 앞으로 나섰습니다.
구상하고 있는 게임을 설명하니 회원들 모두 재미있겠다며 기대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게임을 제안한 주민분은 게임과 상품을 본인이 준비해 오시겠다고 합니다.
그 외 윷놀이도 함께 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윷놀이는 가지고 있는 주민분이 없어 복지관에서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식사는 소풍하면 생각나는 김밥이 최고라는 의견에 따라 김밥으로 정해졌습니다.
김밥과 간식 꾸러미는 복지관에서 거들고 음료는 각자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각자 나누고 싶은 간식이 있으면 자유롭게 챙기기로 했습니다.
대략적인 준비물만 정하고, 그때 함께 하고 싶은 것들을 정해
계획 없이 즐기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에 따라 회의를 간단히 마무리합니다.

지난 달, 요리모임에서 고춧가루를 사용하고 양이 애매하게 남았습니다.
김치를 담그기 위해서 고춧가루를 사야 하나 고민할 때
한 주민분이 집에 시골에서 가져온 고춧가루가 많다며 선뜻 가져오겠다고 하셨습니다.
요즘 돈을 주고도 사기 어려운 귀한 시골 고춧가루를 가져와 주신 덕에
주민분들은 덕분에 더 맛있는 열무김치를 담그게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귀한 고춧가루로 꿈샘누리공방 선생님들이 양념장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취향에 맞춰 스스로 간을 맞출 수 있도록 부러 싱겁게 만드셨다 합니다.
주민분들은 각자 양념을 매실청, 고춧가루 등
취향에 맞춰 더 넣으면서 열무김치를 만들었습니다.



“회장님 너무 잘 무쳤는데 제 것도 똑같이 양념 좀 도와주세요.”
하고 도움을 요청하면 “그래” 하며 투박한 말 뒤에 정성을 다해 무쳐주시고
간을 보기 어려우면 옆자리 주민분의 입에 김치를 넣어주며 조언을 구합니다.
“좀 짜도 괜찮아요. 물도 생기고 나중에 밥이랑 먹으면 맞아요.”
“그럼 여기서 간은 그만 해야겠어요.”




본인의 김치에 매실청, 액젓을 더 넣으며
무거운 양념통을 든 김에 대신 넣어주시겠다며 직접 찾아다니며 양념을 부어주기도 하고,
팔에 묻은 양념을 발견하고 특별히 닦아 준다며 장난이 오고 갑니다.
“내가 특별히 OO씨니까 닦아 주는 거예요.”
“어우 영광입니다.”
“너무 먹음직스럽게 잘 됐어요. 때깔이 다르지 왜?”하며
칭찬도 하고, 계속 열무를 만지는 주민분을 말리며
“그만 주물러야 돼요. 다 죽었어. 열무가 살려달라 그래요.” 하며 농담도 오고 갑니다.
웃으며 열무를 담그다 보니 어느새 열무김치가 완성되었습니다.



열무김치가 맛있게 완성되어 갓 지은 밥을 넣고
열무 비빔밥을 만들어 나누어 먹었습니다.
모임을 마무리하기 전 깜짝 파티가 있었습니다.


모임 당일이 삼시세끼를 위해 늘 애써주시는 총무님의 생신이었습니다.
회장님은 늘 고생하시는 총무님의 생신을 축하해 주고 싶은 마음에
담당자에게 깜짝 파티를 제안하셨습니다.
담당자가 장을 보는 동안 회장님께서 직접 케이크를 준비해주셨습니다.
서프라이즈를 하고 싶은 마음에 김치냉장고에 넣어 두시고
언제 말을 꺼내면 좋을까 조마조마해 하시는 그 모습이 따듯했습니다.
그간 함께해온 삼시세끼 요리 모임의 유대가 그렇게 보였습니다.

꿈샘누리공방에서도 깜짝 파티 소식을 전해 듣고는
총무님의 취향을 고려해 오래 두고 볼 수 있는 다육이 화분을 준비해주셨습니다.
같이 나눠 마시고 싶어 가져오셨다는 당근 주스와 함께 케이크를 나누어 먹으며
즐겁게 4월 모임을 마무리 했습니다.
삼시세끼 요리모임의 요리 활동은 여러 차례 함께 했지만
회원분들과 함께 하는 나들이는 처음입니다.
나들이에서는 또 어떤 즐거운 일들이 있을지 다음 모임이 기대됩니다.
앞으로도 주민분들과 함께 만들어 나갈 삼시세끼 요리 모임 이야기에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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