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동 사례관리] 단란한 가족 여행👩‍👦‍👦

(글쓴이 : 이어주기과 유혜숙 사회복지사)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가명으로 작성되었습니다.

 

 

0. 여행을 떠나게 된 이유

은지 님은 두 자녀를 홀로 키우고 계시는 어머님입니다. 

첫째가 고등학교 3학년으로 마지막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고, 둘째는 올해 중학교에 올라갔습니다.

아이들이 점점 성장하면서 서로 대화는 줄어들고, 사소한 일로 다투는 날도 많아졌습니다.  

이런 나날이 쌓여 마음이 무거우셨지만, 그럼에도 아이들과 웃으며 지내고 싶은 바람은 늘 크셨습니다.

또한 넉넉하지 않은 형편으로 가족만의 여행을 떠나는 일을 쉽지 않았습니다.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 단체로 여행을 다녀온 적은 있었지만,

오롯이 세 식구만의 시간을 보내는 경험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례관리 계획으로 아이들과 함께하는 단란한 가족여행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일상에서 벗어난 공간에서 함께하며 몸과 마음을 환기하고,

가족이 함께 웃고 즐긴 순간들을 오래 기억에 남는 추억하기 위함이었습니다.

1. 여행 준비

벚꽃이 활짝 만개한 4월, 은지 님 가족이 함께 여행을 준비하고 다녀왔습니다. 

가족이 직접 여행 장소부터 먹거리까지 스스로 정하고 준비했습니다.

단체 채팅방을 개설해서 여행 전날까지 수시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내일 저녁은 싸가지 말고 여기(식당)에서 먹을까요? 아무래도 음식이 식을 것 같으니 둘 다 사먹는게 좋을 것 같아요."

"섬이라 추우려나요? 벚꽃은 늦게 핀다던데.. 바다라 추울 것 같아 걱정이에요."

"가즈아"

 

은지 님의 주도로 단체채팅방에서 활발하게 여행을 준비해나갔습니다.

막내 유진이도 빠지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더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인 유빈이는 학원 공부를 하느라 답장은 못해도 올라온 글을 빠짐없이 읽었습니다.

행 준비과정부터 가족이 함께 만들어가는 여행이었습니다.

 

2. 여행 진행

여행 당일, 은지 님 집 앞에서 만났습니다.

평소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을 힘들어하던 어머님께서

일찌감치 아이들의 준비물까지 챙겨서 주차장에 내려오셨습니다.

첫째 유빈이와는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ENTP예요."

가족여행에 낯선 선생님이 껴서 불편할까봐 걱정했는데 편하게 자신에 대해서 소개하고 대화를 나눠주었습니다.

 

인천 장봉도로 떠나 배를 타고 바다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마음도 몸도 상쾌했습니다.

은지 님은 아이들과 함께 배를 타는 건 처음이라고 했습니다.

미리 갈매기에게 줄 새우깡도 아이들과 준비해오셨습니다.

저돌적으로 다가오는 갈매기에 무서워 서로에게 의지하는 세 가족이었습니다.

 

난간에 서서 함께 타이타닉 포즈도 취해보았습니다.

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사진도 많이 찍었습니다. 

 

장봉도에 도착해서는 트래킹 코스로 걸었습니다.

세 명 모두 즉흥적인 성격으로 장봉도에 도착해서 알아본 코스입니다.

돌 길에 몸은 힘들었지만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보며 세 가족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어머님, 이런 트래킹 해보셨어요?"

"아뇨. 한번도 안해봤죠. 생각보다 힘드네요. 끝까지 갈 수 있을까요?"

"와 그래도 정말 잘 타시는데요? 처음인데 어떻게 용기를 내셨어요."

"해식동굴에 가보고 싶어서요. 여기까지 왔는데, 멋진 사진 찍고 싶어요" 

"저도 등산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엄마가 가고 싶다고 하니까 가는 거예요"

"엄마, 정말 끝까지 갈거야? 나는 뒤에서 천천히 갈게."

 

평소 외출을 잘 하지 않고, 운동 또한 어려워하시던 어머님께서는 여행에 오니 이곳저곳 가고 싶은 곳이 많았습니다. 등산을 싫어하는 두 아이들을 잘 이끄시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환기할 수 있었습니다. 

 

트래킹은 결국 중간에서 멈추고 돌아왔습니다. 

워낙 돌길과 산길로 이어진 험한 길이라, 아무런 준비없이는 끝까지 가기엔 무리였습니다. 

 

"안되겠다. 돌아가자!"하는 은지 님의 말에 모두 환호하며 빠른 속도로 발을 돌렸습니다.

 

트래킹을 마치고 바닷가에서는 돗자리를 펴고 아이들이 준비한 게임도 했습니다.

게임 담당은 막내 유진입니다.

아이엠그라운드, 007빵, 라이어게임 등

적은 인원이지만 두가 함께 웃고 참여할 수 있는 놀이를 잘 준비해주었습니다.

특히 게임하며 유진이가 던지는 말 한마디에 어머님과 누나는 빵빵 터졌습니다.

엉뚱한 유진이가 이 가족에겐 웃음촉발제라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게임 담당은 유진이긴 했지만, 이런 종류의 게임 경험이 많은 누나가 자연스럽게 설명을 거들어주며 이끌었습니다. 잘 못하는 엄마와 유진이를 배려해서 네 명이 함께 즐겁게 즐겼습니다. 

 

"세 명이 이렇게 게임 해본 적 있으세요?"

"아뇨, 처음해봐요. 수준이 너무 달라서 보통 친구랑 하죠"

"저는 이런 거 처음해봐요. 어려운데 너무 웃기네요"

 

한참 게임을 하며 준비해온 간식을 펼치자 갈매기 떼가 몰려와 또 한번 빵 터졌습니다. 

어머께서는 마지막에는 너무 웃다가 눈물까지 흘리셨습니다.

 

마지막에는 어머님이 아이들에게 응원과 사랑이 담긴 편지를 선물했습니다.

사회사업가가 미리 제안한 활동이었습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세 가족이 함께 추억을 나누고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랐습니다.

편지를 받은 아이들이 어머님께 포옹하는 모습을 보며, 가족이 서로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녁에는 어머님께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삼겹살을 사 주셨습니다.

돌아오는 길 삼겹살을 먹고 싶다는 유빈이의 말에 어머님께서 직접 알아보셨습니다.

덕분에 모두가 함께 맛있게 식사했습니다. 

 

 

3. 여행 마무리

여행을 마무리하며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모두 오늘 여행 어땠나요?"

"재미있었어요. 등산은 조금 힘들긴 했지만, 바다에서 같이 게임했던게 가장 재미있었어요"(유진)

"생각보다 즐거웠어요. 갈매기 밥 주는 건 조금 무섭고, 등산은 조금 힘들었지만 그래도 모두 즐거웠어요. 다음에는 산 말고 바다로 가고 싶어요"(유빈)

"배 타는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갈매기 밥을 주는 건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무섭고 재미있었어요. 트래킹을 끝까지 다 못해서 아쉬워요. 다음에는 조금 쉬운 코스로 도전해보고 싶어요"(은지)

 

평소에는 아이들 걱정 때문에 힘들어하시던 은지 님이었지만,

이날은 아이들과 도란도란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름처럼 단란했습니다.

앞으로도 오늘처럼 은지 님과 아이들이 서로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며

그 추억으로 이런저런 어려움이 있어도 함께 이겨낼 수 있기를 응원하고 기대합니다.

저에게도 좋은 기억을 선물해주신 은지 님 가족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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