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이웃기웃] 공항동에서 만난 어르신들과 독서를 구실로 모였습니다!

(글쓴이: 맹예림 사회복지사)

 

안녕하세요. 이어주기과 맹예림 사회복지사입니다.

2025년 이웃기웃 사업의 네 번째 이웃모임은 ‘독서모임’입니다.

 

독서모임은 특별하게 시작되었습니다. 공항동에서 사회사업을 시작하고 평소 박 씨 어르신과 임 씨 어르신을 한 달에 한 번씩 안부를 전하며 잘 지냈습니다. 두 분 모두 이웃들과 함께할 수 있는 모임을 좋아하시고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공항동에 잔치나 이웃모임이 있다면, 어르신들을 꼭 초대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두 어르신께서 정기적으로 만나실 수 있는 이웃모임이 없어 아쉬웠습니다.

 

마침 임 씨 어르신과 대화하던 중 두 분이 '책'을 좋아하신다는 공통점을 찾게 되었습니다. 

어르신 이웃모임하고 싶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저희 복지관에 도서관이 있어요. 일주일에 3번 정도 도서관에 오셔서 책 읽으시는 분이 계시는데, 혹시 그 분이랑 도서관에서 함께 책 읽어보시는 건 어떠세요?

좋아요. 근데 복지관이 어디세요?

 

박 씨 어르신께도 이 소식을 전하며, 독서 모임에 함께하시면 어떤지 여쭤봤습니다. 평소 이웃모임을 좋아하시는 어르신께서는 흔쾌히 참석하신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두 어르신의 이야기 속에서 관계를 주선할 수 있는 구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첫 독서 모임은 방화11복지관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이야기 나눴습니다. 


독서모임 첫 날!

‘독서를 구실로 한 이웃모임이라면, 두 분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첫 독서모임을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 3층 공유터에서 진행했습니다.

 

모임 당일, 박 씨 어르신께서는 몸이 불편하셨음에도 사회사업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복지관을 방문하셨습니다. 두 분은 서로를 보자마자 “왔어요~!”하며 반갑게 인사나누셨습니다. 공항동 잔치나 나들이에서 이미 몇 차례 마주한 인연 덕분에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임 씨 어르신은 “젊은 사람들은 몰라요. 나이 먹은 사람들만 알아요.”라며 건강과 손자녀 돌봄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으셨습니다. 비슷한 연령대의 두 분은 건강, 관계, 삶의 이야기로 공감대를 쌓으며 오랜 벗처럼 대화를 이어가셨습니다. 특히 임 씨 어르신은 자리에 앉자마자 약 30분 동안 쉬지 않고 이야기를 이어가시며 “스트레스 풀리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말하면 나아요.”라고 솔직하게 마음을 표현하셨습니다.

 

박 씨 어르신은 “어디 살아요? 우리 종종 만나서 이렇게 이야기해요.”라며 독서모임을 넘어 동네에서 자주 만나 교류하자는 제안을 하셨습니다. 모임 안에서 사회사업가의 말보다 주민들의 이야기, 의견, 웃음들로 채워져가는 모습을 보니 이 모임을 제안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첫 모임에서는 독서 이야기를 깊이 나누지는 못했지만,

두 분이 밝게 웃으며 마음을 터놓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이 모임이 지속되어, 동네에서 서로 안부를 물을 수 있는 ‘한 사람’이 더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어르신들과 묻고, 의논하고, 부탁한 결과 앞으로 독서모임은 매주 수요일 오전 복지관 3층 공유터에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1시간은 서로의 근황을 나누고, 나머지 1시간은 함께 책을 읽기로 하였습니다. 

 

다음을 기약하며 이번 모임은 이렇게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독서모임 두 번째 날!

 

독서모임을 두 번째 이루었습니다. 이번 독서모임은 당초 각자 좋아하는 책을 소개하고 함께 독서하는 시간을 계획했으나,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향후 모임의 방향에 대한 논의로 이어졌습니다.

 

박 씨 어르신은 “모임이 더 활발해졌으면 좋겠어요. 우리 둘만 하면 뭐해요.”라며 참여 인원 확대를 제안하셨습니다. 이에 사회사업가가 두 분의 의견처럼 모임을 확장하고 싶지만 아직은 조심스러운 마음이 있다고 솔직히 말씀드리자, 박 씨 어르신은 “최소 5명에서 최대 7명 정도가 모여 서로 이야기 나누고, 어려움이 있으면 도우면 시너지가 나잖아요.”라며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셨습니다.

 

임 씨 어르신 또한 “복지관을 의지하기보다 저희가 자체적으로 예산을 충당하니 걱정 없어요.”라고 말씀하시며, 모임이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표현해주셨습니다.

 

어르신께서는 복지관에서 사람 모집과 나들이 비용만 지원해주고, 그 외 운영은 자율적으로 진행되기를 희망하셨습니다. 또한 박 씨 어르신은 새로운 참여자를 모집할 때 '우리의 취지는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어려울 때 서로 돕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각자의 상황을 의논하고 걱정을 나누는 모임이다'라고 설명하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두 분은 독서라는 구실이 아니더라도 지금보다 많은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만나 서로의 안부를 묻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관계를 원하셨습니다. 만일 사회사업가가 모임에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해 모임 내 리더를 선정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체계를 갖추길 원하셨습니다. 

 

당사자가 주체적으로 모임 내에서 의견을 내고, 그 의견을 토대로 사회사업가가 거들어 모임의 형태와 체계가 성장하는 과정은 사회사업 실천책과 선임 분들의 이야기를 통해 들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전해 들었던 이야기인지라 영화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런 과정이 저에게 일어나니 감격스럽고 당사자분들께 감사했습니다. 공항동에서 어르신분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거들어드리기 위해 신입 사회사업가로서 잘 묻고, 의논하고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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