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들] 추석맞이 송편만들기! (명절 분위기 나던 시간)

(글쓴이: 강수민 사회복지사) 

쑥 대쳐서 물기 짜내시는 모습

part1. 송편만들기 장인, 이영저님

따르릉- 복지관에 한 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이번년도에는 송편만들기 안하나요?”

 

작년에 ‘송편빚어준데이’에 참여하셨던 가정에서 문의 전화가 왔습니다.

기억해주시고 다시 전화 주셔서 매우 감사했습니다. 마음이 설렙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송편빚어준데이’는 하지 않습니다.

전화를 계기로 이번 추석잔치를 송편만들기로 하는 것이 어떨까 싶었습니다.

 

지난번처럼 캠페인의 형태가 아닌 몇 명의 주민을 중심으로 송편 만들어 이웃과

나누는 모습을 생각했습니다. 추석 명절 분위기 낼 겸 함께 할 분을 찾아보았습니다.

 

먼저 전화 주신 분께 참여 의사를 여쭈었습니다.

“이웃과 나누는건 아직 좀 어색해요. 만들어서 직장동료 주려고 했죠. 저는 다음에 참여할게요.”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이웃과 인사하고자 하는 마음의 첫 문턱은 늘 두껍습니다.

두터운 마음이 얇아지실 수 있도록 꾸준히 두드리고 싶습니다.

다음엔 좀 더 낮은 과업으로, 좋은 기회에 인사드려야 겠습니다.

 

‘송편만들기’ 하면 공항동에 일인자이신 이영저 어르신이 계십니다.

이영저 어르신께 참여 의사를 여쭈었습니다.

 

“어르신! 이번에 추석 맞아서 명절 분위기 낼 겸 송편 만들어서 이웃과 나누는거 어떠세요?

어르신이 나누고 싶은 이웃에게 추석인사해요, 우리~!”

“좋지, 해요. 해.”

 

제안에 단번에 ‘오케이’하신 이영저 어르신. 송편만들기는 어르신에게 재미난 일인 것 같습니다.

추석 전에 만들어 인사 나누려고 하니 시간이 촉박했습니다.

전화상으로 몇 명에게 나누고, 어디서 만들 것인지 의논했습니다.

 

“한 대여섯명 생각하고 있죠. 장소는 함께하는 우리교회에서 해요. 옆에 목사님 있으니까 내가 말할게.”

“와! 빠르네요, 어르신! 송편 만드는 날에 같이 만들고 싶은 이웃 있으면 함께 오셔요~!”

 

어르신과 추석잔치가 기대됩니다. 명성이 자자한 송편 만들기 솜씨를 직접 볼 수 있어 기쁩니다. 

풍성한 한가위가 예상됩니다.

 

방신시장 종로떡집에서 준비했습니다. 작년 ‘송편빚어준데이’ 때 만들었던 키트로 재주문 했습니다.

복지관 상황에 잘 맞춰주시는 사장님 고맙습니다. 함께하는 우리교회 도서관에서 만들기로 했습니다.

장소 내어주신 김영경 목사님 고맙습니다.

작년에 캐놓으신 쑥

쑥 반죽을 만들어요!

이영저 어르신께서 작년 경험을 말씀하시며 쑥을 넣어 만든 송편이 훨씬 맛있고,

인기 있었다며 작년에 따 놓으신 쑥을 꺼내셨습니다.

 

“이 쑥이 작년에 따 놓은거예요. 작년에 할 줄 알았는데 안해서 그냥 냉동실에 넣어뒀지 뭐.”

 

2019년도 추석맞이 송편 만드는 기술 나눔 잔치 때를 생각하시고 쑥을 캐서 준비하셨었다고 합니다.

작년에 하지 못해 나중에 할 때를 기다리며 냉동실에 넣어두셨었다고 합니다.

쑥을 넣어 다시 반죽하셨습니다. 반죽하는 스킬도 있다고 하십니다.

쑥이 뭉치는 곳 없이 신경 써서 반죽하시는 이영저 어르신 손끝이 섬세합니다.

치댈수록 더 찰진 반죽이 되어갑니다. 이런 정성 덕분에 쑥 반죽 송편이 더 맛있던건 아니였을까 싶습니다.

송편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함께하는 우리교회 사모님과 교회 자매님이 함께 참여해주셨습니다.

어르신이 송편 빚는 방법을 설명해주셨습니다.

 

“송편 모양에 귀가 중요해요, 여기 끝에를 주물러서 송편 귀를 예쁘게 만들어주어야 해요.”

“이렇게 하는건가요? 어르신 송편이 너무 이뻐요. 어르신 자녀분들 미모는 안봐도 비디오겠는걸요~”

“그럼! 우리 애들이 제일 예쁘지”

 

속설에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자녀가 예쁘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르신의 송편은 반듯한 도자기처럼 곱습니다.

갈라지고 삐뚤하던 제 송편도 어르신 손길을 거치자 고와졌습니다.

함께하는 우리교회 사모님과 교회 자매님도 손재주가 뛰어납니다.

서로 자녀 미모가 한 인물 하겠다며 기분 좋은 칭찬을 주고받으며 송편 빚었습니다.

 

명절분위기 풀풀 내며 송편을 만들기 시작하고 난 뒤 이영저 어르신이 말씀하셨습니다.

 

“같이 만들 사람 초대하라고 했는데 내가 깜빡했지 뭐예요.

목사님! 목사님이 아는 자매님 초대해줘봐요. 같이 만들게.”

“그러죠! 다 같이 만들어야 명절분위기 나죠. 일단 만들고 있어봐요. 내가 가서 사람들 불러올게요.

우리 도서관 넓고 승인가능 인원수도 넉넉하니까 괜찮아요. 기다려요.”

 

목사님과 이영저 어르신이 한마음으로 말씀하셨습니다. 다른 여러 사람을 더 초대하기로 했습니다.

30분 정도가 흐른 뒤 계단이 시끌시끌 했습니다.

다솔마을 경로당에 가서 송편만들어서 나눠먹으려고 준비했다고 안내하시며 이영저 어르신의 손님으로

초대해주셨습니다. 어르신 6분이 들어오셨습니다. 이영저 어르신이 말씀하셨습니다.

 

“어서들와요~ 송편 같이 만들어요! 같이 만들고 나눠 먹을거예요~”

 

'어서들와요'라는 말이 정감있게 느껴졌습니다.

당신 손님으로 초대한 이웃이니 살갑고 큰 목소리로 맞으셨습니다. 같이 만드니 시끌시끌 풍성합니다.

 

“누구 자식이 예쁜지 볼까?”

 

이영저 어르신께서 말씀하셨습니다. 6명의 어르신이 만드신 송편입니다.

다 만들었다는 어르신들의 목소리에 신나서 주변을 서성였습니다. 각양각색 다양한 모양입니다.

 

“전라도가 고향인데, 우리 고향은 이렇게 빚어요.”

“내 고향은 인천이에요. 우리 엄마가 알려줬던거예요.”

“서울은 이렇게 만들어요. 둥글게, 시집와서 처음 배웠지.”

 

어르신이 각자 고향에서 만드는 방법으로 만드셨습니다.

송편 만드는 모양에 담긴 어르신의 삶이 보입니다. 처음 배운 방법이 아직까지 이어진 모습입니다.

송편을 처음 배웠던 때가 생각나신다고도 하셨습니다.

이영저 어르신이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북쪽이 고향이에요. 우리 고향에선 이렇게 귀 끝 살리는걸 중요하게 해요.”

 

송편만드는 방법 하나로도 이야기 꽃이 피워집니다. 서로 고향에서 만드는 방법을 보였습니다.

같은 송편도 지역에 따라 특색이 있었습니다. 신기합니다.

단순 먹거리 나눔뿐만 아니라 고향 기억도 나누니 배는 부르고 마음은 풍성합니다.

 

송편 만들어 찌는 것은 사모님이 힘을 써주셨습니다. 고소한 참기름도 발르니 입맛이 돕니다.

먹기 좋게 도시락에 담아 이웃에게 나눌 준비를 합니다.

이영저 어르신이 다른 두 명의 이웃에게 나누고싶은 집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전에 스마트폰에 대해 알려준 김양과 같은 교회다니는 옆집 이웃이라고 하셨습니다.

나누신 후 후기 들려주시기로 했습니다.

 

추석 명절 부위기 물씬 풍기는 하루였습니다.

 

part1. 귀한 첫걸음

전달 할 송편 만들기 재료 나눴습니다! 

이번에는 김현기님과 함께 송편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지난 복날잔치 때 해바라기님이 삼계탕 나눔 받으셨던 이웃 중에 한 분이십니다.

이번 추석맞이 송편만들기를 하면 아이들과 송편 만들며 좋은 시간도 보내고

명절분위기도 물씬 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어머님, 우리 같이 송편 만드는거 어떠세요? 어머님이랑 아이들 먹을거 만드는 김에 조금 더 만들어서

옆집이나 아랫집에 나누기도 하고요. 추석이니까 명절 분위기 물씬 날 것 같아요!”

“좋아요. 애들이 더 좋아하겠어요.”

 

이웃과 나눔을 말씀드리자 아랫집과 옆집에 누가 사는지 그동안 살펴보셨던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당신이 사는 집 옆에, 아래에 누가 사는지 관심있어 하시는 모습입니다.

아랫집엔 첫째와 둘째 또래에 형제가 산다고 합니다. 오고가며 종종 인사도 한 적 있다고 합니다.

아이를 키운다는 공통점이 있는 아랫집입니다.

이번에 추석을 맞아 나누는 송편으로 김현기님이 이웃과 인사하고 지내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잘 준비해서 풍성한 한가위로 함께 보내고 싶습니다.

 

송편만들기로 한 아침!

송편만들기 당일입니다. 제안하고 2일 뒤에 만나게 되었습니다.

2일 동안 제가 따로 연락드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어머님은 약속이 취소되신 줄 알았다며

병원진료를 예약하셨다고 합니다. 매우 아쉬웠습니다.

 

어머님이 이웃에게 다가가고자 첫 마음을 내보이셨는데 그 모습을 옆에서 볼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다른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송편만들기 재료를 드리고 그 후 후기를 들어보는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그렇게 할게요. 애들이랑 만들어 볼게요.”

 

어머님 혼자 아이들 세명과 만들기 힘드시진 않을까 염려되었습니다.

그래도 아이들과 추석맞아 한 번 해보겠노라 말씀하셨습니다.

아이들을 생각하시는 마음과 이 기회에 이웃과 인사해보겠노라는 마음이 참 귀합니다.

비록 송편 만들기 함께 하지 못했지만, 다음에 후기를 들려주시는걸로 아쉬움을 달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