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작가] 일곱 번째 활동 이야기 “고민을 고민합니다.”📚
- 하는 일/실천 이야기
- 2026. 9. 1. 15:08
(글쓴이 : 이수민 사회복지사)
누구나 작가 일곱 번째 활동 이야기입니다.
오늘부터 새로운 시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누구나 작가 사업을 시작하며 미리 11단지 주민들의 고민을 받아두었습니다. 그 고민을 하나씩 살펴보고, 각자 지역의 어른으로서 답해줄 수 있을 만한 고민을 골라 답시를 적어보기로 합니다.
[해결은 못 합니다]




고민을 고르기에 앞서 고민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어떤 태도로 바라보면 좋을지 먼저 배워봅니다.
1단계 들어주기
내가 상대를 판단하지 않고, 상대의 고민이 아리송하더라도 상대를 이해해보려 노력해봅니다.
2단계 마음 알아주기
짧은 고민 안에서 이 사람이 느꼈을 감정을 찾아보고 나의 이야기가 주가 되지 않게 조심합니다.
3단계 되짚어주기
상대방의 고민을 살펴보고 내가 이해한 부분을 되짚어주며 생각을 정리해봅니다.
4단계 질문하기
단순히 답을 구해다 정해주는 과정이 아닙니다. 고민 당사자가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질문도 던져주세요.
5단계 노크하기
해결책을 무작정 지시하기보다 선택권을 상대방에게 줍니다. 문을 두드리는 것처럼 답도 조심스레 두드려 봅니다.
고민에 대한 답시를 쓰기 위해 가장 주의할 점은 해결해주려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저 그 감정에 공감해주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질문을 건네보기로 했습니다. 고민 당사자를 가르치지 않습니다. 위로하려고 나의 이야기를 과하게 덧붙이지도 않습니다.대신 내가 살아오며 얻은 지혜를 담백하게 나누기로 합니다.




고민을 고르기에 앞서 시를 어떻게 작성할지 참고할 수 있도록 김민지 작가님이 준비한 시를 함께 읽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단원고 아이들의 가족과 친구들이 전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시의 형식을 빌려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시집 『엄마. 나야.』를 함께 읽었습니다. 고민에 답하는 시는 아니지만 아픔에 공감하고 해결책을 주기보다 질문을 던지며 감정을 살펴보는 시라는 점에서 참고하기 좋았습니다. 함께 시를 읽고 이야기 나누며 답시를 쓰기 위한 감을 잡아갑니다.




시를 나눈 뒤에는 각자 고민을 골랐습니다. 나열된 고민을 하나하나 읽어보며 각자의 상황과 경험에 맞게 답해볼 수 있을 법한 고민을 고릅니다.
“이거 한 번 써봐요. 참 잘 쓸 것 같아. 누구보다 마음을 잘 아니까.”
“어휴 난 이거 쓸 수 있을까. 떠올리면 눈물이 나니까.”
“그만큼 더 잘 알고 있으니까 설득력 있을 것 같아요.”
어떤 고민이 좋을까 쉽게 정하지 못하는 보리할머니 작가님에게 백일홍 작가님이 직접 고민을 추천해주기도 했습니다. 서로의 상황과 감정을 알고 살피며 고민을 골라주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시를 준비합니다]
오늘은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보다 고민을 쓴 당사자가 어떤 감정과 생각으로 이 고민을 썼을지 유추해 적어보기로 했습니다. 고민 당사자의 모든 정보를 알 수는 없습니다. 대략 유추하거나 상상력으로 채워 이야기 나누는 느낌으로 답을 궁리합니다.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답을 정해서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누구라도 이 시를 읽었을 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는 것이라고 합니다.






고민 당사자와 고민에 대한 생각을 적어보니 어느덧 시상이 떠오릅니다. 작가님들은 시를 쓰기 위한 내 생각과 경험을 술술 적어 정리합니다. 어려워하시는 참여 작가님들은 고민과 관련한 자신의 경험을 길어 올릴 수 있도록 담당자와 작가님이 함께 이야기 나누며 거들었습니다.
이렇게 고민에 대한 답변을 궁리했습니다. 오늘은 이만 마무리하기로 하고 다음 시간까지 오늘 나눈 생각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시를 작성해보기로 합니다. 수업을 마무리하며 각자 고른 고민과 그 고민을 선택한 이유를 아래처럼 작가님들과 함께 나누었습니다.
이웃 간 좋게 살면 좋겠어요 이웃사촌이라는 말처럼 / 백일홍 작가님
"저는 이웃들이랑 굉장히 잘 지내는 편이라 이거는 내가 답해줄 수 있겠다 싶어서 골랐어요. 우리 동 문화를 이야기해주려고 합니다. 깍두기 한 쪽이라도 나누면서 이야기하는 게 이웃과 더 다정하게 지낼 수 있겠다 싶어요."
마음의 병을 알아주는 전문의 선생님의 강의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 모란꽃 작가님
"이 사람의 마음의 병을 생각해봤을 때 내가 새벽에 잠 못 이루고 하는 생각들인 것 같아서 그런 거라면 내 방법을 말해줄 수 있을 것 같아서 골랐어요."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고 싶어요 / 옥이 작가님
"우리 손주가 생각나서 골랐어요. 그 나이대 아이들이 할 법한 생각들이니 손주한테 해주듯이 인생 잘 풀리게 내 나름 말해주고 싶어요."
마지막 여정을 평온하고 자유롭게 살아가고 싶어요 / 은하수 작가님
"내가 이제 70세가 다 돼서 마지막 여정의 시기가 됐어요. 그래서 이제 삶을 갈무리하고 마무리하는 여정을 준비하고 있는데 저도 무엇을 하면 될까 생각을 많이 하고있는 시기라 해 줄 이야기가 많겠다 싶어서 이 고민을 선택했어요."
생의 마지막을 건강하고 바람직하게 마무리하고 싶어요 / 스마일 작가님
"이걸 고른 이유는 그냥 심하게 잘 지내고 싶어요. 그래서 골랐어요."
외롭고 쓸쓸한 마음이 고민이에요 강아지가 떠난 후 마음을 잘 돌보고 싶어요 / 보리할머니 작가님
"내가 최근에 보리를 보내고 비슷하게 마음이 좀 힘들어요. 지금도 말 꺼내면 눈물부터 나요. 이 사람도 같은 마음일 것 같아서 내가 아는 감정이니까 이건 말해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전에 썼던 시에서 약간 연장선 같은 느낌도 들 것 같고 그래서 기대가 돼요."
오랜만에 가족 여행을 가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다녀올 수 있을까요 / 해당화 작가님
"내가 다른 건 몰라도 여행은 참 많이 갔어요. 안 가본 데가 없이 다양하게 갔는데, 그래도 경험이 좀 있으니까 이건 내가 답할 수 있겠어요."
가족끼리 맨날 싸우는 게 고민이에요 어떻게 하면 싸우지 않을까요 / 해바라기 작가님
"다른 고민보다 이 고민이 좀 더 끌리네요. 저는 긍정의 언어로 화목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서 처음 손이 딱 갔어요. 내가 가족이 참 중요한가봐요."
뜻한 바가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 친구 작가님
"내가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생각해봤을 때 저는 가족들에게 이런저런 걱정이나 바람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이 고민을 쓴 사람이 어떤 걸 바라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마음에 내가 공감은 참 잘할 것 같아서 골랐어요."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 종희 작가님
"저는 이 고민을 고른 게 최근에 제가 다니던 병원 분이 돌아가셨어요. 병원을 가서 그 가족을 보니 그 눈빛이 나도 뭐라고 할 수 없이 마음이 아팠어요. 그 마음을 내가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데 과연 삶이란 자체가 무엇인가 물음표가 되는 거예요. 어떻게 보면 삶이 참 덧없고 어떻게 보면 이 삶이란 자체가 값진 것일 수도 있고 여러 생각이 드는 와중에 이 고민을 보니까 딱 마음이 가더라구요."
종희 작가님의 말이 끝나고 작가님들이 함께 삶에 대한 의미나 죽음에 대해 나의 경험을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서로 위로도 나누고, 삶에 대한 생각도 나누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다 보니 고민을 통해 작가님들이 서로 새롭게 알아가고 이해하는 시간이 됩니다.
“슬픈 이야기는 이제 그만합시다. 마음이 아파요.”
이야기는 마무리되었지만, 고민을 깊이 들여다보고 존중하는 자세로 바라보았기에 평소보다 더 깊고 솔직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활동에서는 시를 쓰는 활동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먼저 한 사람의 고민을 이해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짧게 적힌 고민 하나에도 그 사람이 살아온 삶과 경험, 마음이 담겨 있을 수 있습니다.
지역의 어른으로서 작가님들이 들려주실 이야기가 참 많습니다. 그 이야기를 서둘러 답하기 보다는 각자의 삶에서 건져 올린 지혜를 시 속에 잘 담아낼 수 있도록 거들고 싶습니다.
작가님들의 이야기가 또 어떤 모습의 시로 완성될지 많이 기대됩니다.
다음 실천기록도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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