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작가] 📚누구나 작가 두 번째 활동 이야기 '내 인생의 희로애락'🎨

(글쓴이 : 최예지 사회복지사)

 

누구나 작가 두 번째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생의 명장면 탐색을 위해 인생의 희로애락 순간을 떠올려보기로 했습니다.
어르신들께 내 인생에서 가장 기뻤던 순간, 화났던 순간, 슬펐던 순간, 즐거웠던 순간이 언제인지 여쭈었습니다.
"아이고, 이제는 시간이 너무 지나버려서 기억도 잘 안 나요."
"저도 그래요. 생각하려니까 벌써부터 머리가 아픈데요?"
어르신들께서 지난 과거는 다 잊어버려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질문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바꾸어 보았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한 행복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첫 월급, 첫 직장, 처음 해본 무언가가 있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누군가에게 크게 화를 냈던 일이 있나요?'
'참다 참다 터졌던 순간이 있나요?'
예시를 들어 여쭈니 삶의 추억을 떠올리며 곰곰이 생각에 잠기셨습니다.

 


각자 떠오른 순간들을 그림과 글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보면서 따라 그리는 건 좀 해보겠는데 다 상상해서 그리려니까 막막해요."
"그때를 그림으로 그리려고 하니까 뭘 어떻게 그려야 할지 어렵네요."
하얗게 빈 종이를 마주하고는 걱정이 앞서는 모습이셨습니다.
"꼭 그때의 장면을 그릴 필요는 없어요. 그 순간 나의 얼굴 표정을 그리셔도 좋고. 표현 방법은 다양해요."라고 말씀드리니 조금은 부담감을 덜고 작품을 완성해 나가셨습니다.
변아롱 강사님께서 어르신들 한 분 한 분의 작품을 세심하게 살피며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을 거들어주셨습니다.

 

 

걱정이 앞섰던 처음과 다르게 흰 종이가 다채로운 장면과 색깔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걱정 많이 하셨는데 다들 너무 멋지게 완성해 내고 계시네요. 정말 대단하세요."
"그러게 말이에요. 하다 보니까 이게 또 되네요."

작품을 완성한 후 어르신들과 삶의 명장면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가장 기뻤던 순간으로 아들을 품에 안았던 순간, 손주증손주를 처음 품에 안았던 날, 간호 보호 자격증을 땄던 날, 농협에 입사했던 날, 좋아하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글을 썼던 날, 피아노를 열심히 연습해서 처음으로 원하는 곡을 연주하게 되었던 날 등 저마다의 이야기들이 다양했습니다.

화가 났던 순간으로 시집살이를 했던 과거, 친정 엄마에게 모진 소리를 들었던 과거, 아들이 아니라는 이유로 가족들에게 미움을 받았던 과거, 공원에 핀 꽃을 사람들이 마구 꺾어갔던 때, 나 자신에게 실망을 했던 때, 화가 날 때마다 손빨래를 했던 순간 등을 떠올려 주셨습니다.
염 씨 어르신께서는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이 결국 나에게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았어요. 미운 마음을 상대방이랑 대화하면서 푸는 게 참 중요한 것 같더라고요."라고 하시며 지난 과거를 통해
깨달은 점도 말씀해 주셨습니다.
화가 났던 순간으로만 그치지 않고 그 경험을 통해 깨달은 점을 함께 나누니 이야기가 풍성합니다.

 

 

이번 활동은 내 삶을 되돌아보고 그 이야기를 이웃들과 함께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시간이 이웃 관계 생동의 귀한 씨앗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지난 과거를 추억하며 눈물을 보이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자연스럽게 공감과 위로도 오고 갔습니다.
"나는 주변에 친구가 없어요. 이런 이야기는 생전 처음 해봤는데 좋네요."
"좋은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좋은 시간 보냈어요. 이런 자리에 올 수 있음에 오늘도 감사합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 애들도, 가족들도 모르는 얘기인데 오늘 이렇게 처음 꺼내봤어요."
"오늘도 참 좋았어요. 귤 준비해 주신 신OO 님께도 감사해요. 덕분에 잘 먹었어요."

 

신OO 님께서 이웃들과 나누어 먹기 위해 가져오신 귤🍊 고맙습니다~!


어르신들과 함께 소감을 나누며 두 번째 활동도 마무리했습니다.
다음 활동은 인생에서 가장 슬펐던 순간, 가장 즐거웠던 순간을 떠올리고 동화로 표현해 보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내 인생의 명장면을 돌아보며 그동안 잘 살아온 나에게 전하는 편지도 적어보려고 합니다.
세 번째 만남에서도 어르신들이 서로에 대해 깊이 알아가며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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