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로] 맨발의청춘과 함께한 매봉산 둘레길 산책 이야기

글쓴이 : 방소희 사회복지사

 

지난 4월 원미산으로 꽃구경을 다녀온 뒤에 회원님들과 5월에는 언제 활동을 진행하면 좋을지 의논했습니다. 그런 다음 서울 곳곳 가볼만 한 곳을 잘 알고 계신 회장 이 씨 어르신께서 5월 활동지를 세 곳 정도 제안해주셨습니다. 

 

"역사 공부도 할 겸 바람도 쐴 겸 서대문형무소 가봐도 좋고요. 광화문역 근처에 경복궁이랑 고궁박물관 관람도 괜찮을 것 같아요. 아니면 요새 날씨도 외부 활동하기 딱 좋으니까 마포 쪽으로 한강 걷기 다녀와도 좋겠어요."

"한강걷기 좋아요~"

"저도 한강걷기가 좋을 것 같아요!"

"서대문 형무소도 가보고 싶어요."

"한강걷기 좋아요. 걷다가 간식도 먹고 주위 풍경 사진 찍고 하면 좋겠어요~"

 

많은 분들께서 한강걷기에 의견을 더해주셔서 5월 활동지는 한강걷기로 결정했습니다. 의견으로 나왔던 서대문형무소는 다른 날 함께 가봐도 좋겠습니다.

 

활동지를 선정하고 모임 날짜를 기다리던 어느 날, 회장 이 씨 어르신께 연락이 왔습니다.

 

"복지사님, 제가 우리 한강 걷기로 한 곳을 사전 답사해 봤는데요. 거기 근처에 공사를 하고 있어서 걷기가 불편할 것 같아요. 아무래도 장소를 변경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회장님! 연락주셔서 감사해요. 그러면 마포 위쪽으로 올라가지 말고 마포 아래쪽 난지 방향은 어떠세요? 근처에 매봉산이라고 낮은 산도 있네요."

"매봉산 알죠. 거기도 산이 높지 않고 데크가 잘 되어 있어서 우리 회원들이 다니기에 괜찮을 거예요. 그럼 거기로 우리 모임 단체 채팅방에 복지사님이 공유 좀 해 주세요."

 

이 씨 어르신께서는 각자 회원들마다 체력과 건강 상태가 다른데 어떻게 하면 회원들이 무리하지 않고 잘 참여할 수 있을지 궁리하셨던 분이십니다. 이런 궁리 끝에 회장님께서 활동 장소를 사전에 탐방하여 동선을 확인하고 계십니다. 회원분들께서 모임 안에서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애써주시는 이 씨 어르신께 고맙습니다. 회원분들께 회장님과 나눈 이야기를 공유하며 장소가 변경되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느덧 모임 전날이 되었습니다. 회장님께서 복지관으로 들러 저를 찾으셨습니다.

 

"복지사님, 내일이 우리 모임 만나는 날인데 생각해보니 마침 어버이날이더라고요. 그래도 어버이날이니까 작은 꽃이라도 달아주면 좋겠어요. 그리고 우리 지난 달 회비가 좀 남아 있으니까 이번 달 회비에 보태서 삼계탕처럼 몸보신할 수 있는 음식 먹으면 어떨까요?"

"회장님, 먼저 제안해주셔서 감사해요. 식당은 근처에 먹을 만한 곳이 있는지 함께 찾아봐요. 하나 알려주시면 제가 예약해 둘게요."

 

회장님의 제안으로 근처 다이소에 들렀습니다. 어버이날을 기념하여 카네이션 꽃, 브로치 등을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회장님께서 판매 물품을 살펴보시곤 브로치로 하는게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브로치는 내일 만나면 회원님들께 달아드리기로 했습니다.

 

모임 당일입니다. 회원님들과 개화산역에서 만났습니다. 회장님의 말씀대로 회원님들께 카네이션 브로치를 달아드리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어버이날인 것도 잊고 있었는데 이렇게 챙겨줘서 고맙네요. 회장님 감사해요~"

"꽃이 참 예쁘네요. 기분이 참 좋아져요. 고맙습니다 회장님!"

 

회장님의 센스 덕분에 회원님들도 참 좋아하셨습니다.

 

 

모두 카네이션 브로치를 달고 활동지로 이동했습니다. 매봉산 입구에 도착한 다음 회장님의 설명에 따라 다함께 준비 운동을 했습니다. 

 

"우리가 걸을 때 쓰는 근육이랑 등산할 때 쓰는 근육이 달라요. 그냥 등산을 하게 되면 발목을 삐끗할 수 있어요. 준비 운동은 다치지 않기 위해 하는 거니 잘 따라서 몸 풀어봐요~"

"난 몸이 뻣뻣해서 그런지 엄청 시원하네요~"

"회장님~!!!! 땀이 너무 많이 나는 게 벌써 등산하고 내려 온 기분이에요. 하하하."

 

회원님들과 준비 운동 잘 마치고 매봉산으로 향했습니다. 데크가 잘 조성되어 있어 다리가 아픈 회원님들도 부담없이 걸을 수 있었습니다. 중간에는 회원 조 씨 어르신께서 준비해 주신 빵, 과자를 간식으로 먹으며 담소 나누기도 했습니다.

 

"산도 산이지만 이렇게 돗자리 펴고 앉아 있으니 참 좋네요. 우리 다음에는 고기 구워 먹으러 가면 어때요? 가까운 바다도 좋고요!"

"강화도 근처 바다에 한번 가봐도 좋겠어요~"

"전 뭐든 좋아요~ 등산도 좋지만 같이 영화도 보고 문화생활하면 좋잖아요~"

"여기 근처에 난지 캠핑장이 있던데, 6월에 고기 구워먹으러 가볼까요?"

 

회원님들과 나누는 이야기 속에 자연스레 6월 활동도 정해졌습니다. 잠깐의 달콤한 휴식을 마치며 다시 정상으로 향했습니다. 걸음이 느린 분들을 서로 살펴주신 덕분에 모두 정상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정상에서 멋진 사진을 한 장 찍은 어제 회장님과 이야기하여 미리 예약해 둔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식당에 도착하여 맛있는 삼계탕을 먹으며 오늘 모임 어땠는지 소감 나눴습니다.

 

"산 풍경도 좋고 둘레길이어서 걷기도 편했어요~ 공기도 좋고 다 너무 좋았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회장님이 잘 챙겨주셔서 안전하게 잘 다녀올 수 있었어요!"

"오늘 아주 귀한 날이었어요. 어버이날이라 다들 바쁠텐데 우리 모임에 와 준 게 참 감사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 기분도 좋네요."

"코로나 전에만 여행다녔지 그 이후로는 정말 많이 못다닌 것 같아요. 생각지도 않게 참 좋았어요."

"저는요. 한 달 만에 나와서 좋은 공기도 쐬고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 정신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힐링되고 좋았어요. 다음 달도 참 기대되네요~"

"오늘 좋은 사람들과 같이 함께해서 좋았어요. 경치도 너무 좋고 산새소리도 좋고요."

"꽃도 감상하고 등산길도 걷고 좋은 사람들 이렇게 만나서 얘기도 하고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이번 달 활동을 이뤄가면서도 느낀 점이 참 많습니다. 어쩌면 아무렇지 않게 스쳐갔을 수도 있는 어버이날을  회장님의 세심함 덕분에 의미있게 챙길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이번 모임은 조 씨 어르신께서 챙겨주신 간식, 회장님이 쏘신 식당 음료수, 홍 씨 아저씨께서 사주신 음료 덕분에 더욱 풍성하게 이룰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모임에 애착을 가지고 참여해 주시는 우리 맨발의청춘 회원님들 덕분에 저도 모임 날이 다가올 때마다 참 기대가 됩니다! 앞으로도 기대 많이 해주세요~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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