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1동 수육 잔치 이야기
- 하는 일/실천 이야기
- 2018. 12. 24. 14:19
지난 추석잔치 때는 1동에서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 통장님이 많이 서운해 하셨습니다. 그래서 다음에 잔치를 하게 된다면 1동 주민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부서에서 수육잔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을 때 쯤 1동 통장님께 연락했습니다.
“통장님. 안녕하세요? 11복지관 권민지 입니다.”
“어쩐 일이에요?”
“네. 만나서 이야기 드리고 싶은 것이 있어서 전화 드렸습니다.”
상황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했습니다. 장소는 어디에서 할 것인지,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한 것이 많으셨고 걱정되는 부분도 많다고 하셨습니다. 구체적인 것은 직접 만나 이야기 나누기로 했습니다.
1동 통장님이 복지관에 찾아오셨다고 합니다. 제가 자리에 없을 때 금방 왔다 가셨습니다. 어떻게 이야기가 되었는지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는 김민지 선생님에게 물어봤습니다.
“선생님. 1동 통장님이 뭐라고 하세요?”
“수육잔치 하는 것은 좋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본인이 직접 나서서 하긴 어려운 상황이니 1동에서 함께 할 만 한 분을 찾아서 하게 된다면 적극적으로 도와주신다고 했어요.”
그래서 누구와 함께 하면 좋을지 궁리했습니다. 소드래 선생님들이 진행해주신 오물딱 조물딱에서도 최근에 만났었고 이전부터 알고 지냈던 김희순 반장님이 떠올랐습니다.
“반장님. 안녕하세요? 11복지관 권민지 입니다.”
“어쩐 일이에요?”
“만나 뵙고 드릴 말씀이 있어서 전화 드렸어요. 혹시 저희 신입 선생님과 함께 댁으로 찾아 뵈도 괜찮을까요?”
“그래요. 좋아요. 편할 때 와요.”
만나 뵙기로 한 시간에 김민지 선생님과 함께 찾아 갔습니다. 인사를 드리고 만나고 싶었던 이유에 대해 설명 드렸습니다.
“예전 김장철에 이웃들이 모여 함께 김장을 하고 수육을 해서 함께 나눠먹었던 모습을 상상해봤어요. 1동에서도 어르신들과 함께 하면 좋겠어요.”
“좋지요. 그런데 내가 몸이 좋지 않아서 걱정이네요.”
건강이 좋지 않아서 할 수 있을지 고민하셨습니다. 그럼에도 어르신들과 함께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셨는지 함께 도와줄 분들을 생각하셨고 초대할 분들도 생각하셨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초대할 사람이 너무 많으니 한 집에서 하기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두 집에서 나눠서 하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김 반장님께서 이 씨 어르신 댁에 가자고 하셨습니다.
“나요. 문 열어요.”
“어쩐 일이에요?”
“일단 들어가자고.”
상황을 설명 드렸습니다. 저희가 직접 하지 않고 김 반장님이 잘 설명해주셨습니다. 고마웠습니다.
“수육을 해서 먹자고 하네. 근데 집이 좁으니 이 집하고 둘이 나눠서 하면 어떨까 싶어서 왔어. 내가 막내님 아니면 누구한테 이렇게 부탁을 해.”
“수육이요? 밥 한 끼 먹는 건 좋아요. 우리 집에서 자주 먹으니까.”
“그치. 그럼 여기서 한 팀하고 저쪽 김정애씨 집에서 한 팀 하면 좋겠어.”
“그래요.”
구체적인 날짜도 함께 생각했습니다. 무엇을 도울지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그렇게 한 팀은 점심에, 한 팀은 저녁에 하기로 하고 헤어졌습니다. 그런 후 김 반장님께서 김정애 어르신 댁으로 가자고 이야기 하셨습니다.
“나에요. 문 열어요.”
집에 들어가 보니 다른 어르신도 함께 계셨습니다. 수육잔치에 대해 김 반장님께서 김정애 어르신께 설명했습니다.
“선생님들이 수육해서 밥 먹자고 하네. 예전에 다 같이 모여서 이 집에서 밥 자주 먹었잖아. 이 집에 제일 넓기도 하고 여기서 수육해서 밥 먹어요.”
집 주인 어르신과 함께 놀러 오신 어르신들도 좋다고 하셨습니다.
처음엔 1동에서 수육잔치가 잘 진행 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기존에 알고 있던 김 반장님께 묻고 의논하고 부탁했더니 일이 술술 풀렸습니다. 1동 통장님이 도와주신다는 이야기도 건넸습니다. 당신도 전화해보겠다고 하셨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당일이 되었습니다. 이막내 어르신 댁에서 하는 수육잔치도 점심에 하기로 했습니다. 그 일은 원종배 선생님이 돕기로 했고 저는 김희순 반장님이 하시는 수육잔치를 거들기로 했습니다. 고기를 어디로 사러 가면 좋을지 여쭤봤습니다. 11단지 정육점에 가서 사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김 반장님을 만나서 함께 정육점에 갔습니다. 출근길에 오가다 본 적은 있지만 처음 가봤습니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저는 요 앞에 복지관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입니다. 김 반장님이 여기 고기 맛있다고 해서 사러 왔어요.”
“알지요. 알아. 이 누님하고도 안지 오래 되었어요.”
맛있는 고기를 주셨습니다. 반장님하고도 오랜 기간 알아온 사이여서 그런지 관계가 끈끈해 보였습니다. 고기를 사고 도와드릴 건 없는지 여쭤보니 이따 시간 맞춰서 밥이나 먹으러 오라고 하셨습니다.
시간에 맞춰 1동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1층에 도착하자마자 구수한 고기 삶는 냄새가 났습니다.
“안녕하세요? 저 왔습니다.”
“어서 와요. 어서와~”
한 창 준비 중이셨습니다. 어르신들이 방 안에 모여 계셨습니다. 6층에서 밥솥 빌려와서 밥도 하시고 김 반장님 댁에서 그릇도 많이 가져 오셨습니다. 준비한 음식을 그릇에 담아서 상으로 옮겼습니다. 맛있는 수육과 집에서 가져온 김치, 젓갈, 반찬을 꺼내 밥을 나눠 먹었습니다. 김 반장님은 어르신들 드시라고 동치미도 직접 담갔다고 하셨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1동 통장님이 어르신들 댁으로 오셨습니다. 맛있는 과일과 음료를 들고 오셨습니다. 다음엔 더 많은 음식을 어르신들에게 대접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어르신들을 생각하는 통장님의 마음이 귀하다 생각했습니다.
어르신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고 밥 먹다보니 시간일 훌쩍 지났습니다. 함께 이렇게 모여서 먹으니 좋다고 하셨습니다. 다음에 또 이런 시간 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1동은 예전에 통장님과 반장님들 사이도 좋고 자주 만나셨다고 합니다. 지금은 이런저런 상황으로 자주 모이지 못해 아쉽다고 하셨습니다. 어르신들과도 종종 이렇게 밥 나눠 먹는다고 하셨습니다. 김정애 어르신 댁이 사랑방이었습니다. 각자 집에서 필요한 것을 조금씩 가져 와서 나눠먹었던 시간이 소중했습니다. 이런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어서 더 감사했습니다. 음식을 준비하다보면 누군가는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애쓰셔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그 역할을 박명순 님과 김희순 반장님께서 해주셨습니다. 그 덕분에 어르신들은 더 맛있게 밥 나눠 먹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 동네에 이렇게 어르신을 생각하는 이웃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릅니다. 앞으로도 이웃과 인정을 살릴 수 있는 일들을 이분들과 많이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글쓴이: 권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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