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기웃] 한글배우기 모임 7~12월 활동 이야기

(글쓴이 : 박은선 사회복지사)

 

 

2024년 배움에 대한 열정이 식을 줄 몰랐던 한글배우기 모임 윤OO 어르신, OO 어르신과 올 한해 정말 재미있게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글을 쓰기 전, 항상 한 주간 어떻게 지냈는지 근황을 나눴습니다

 

한 주간 어떻게 지내셨어요?”

늘 똑같죠. 봉사하고 여기저기 다니고. 오늘도 오전에 바쁘게 볼일보고 부리나케 한글모임 왔어요.”

나는 주말에 오랜만에 손자가 놀러 와서 정신없이 보냈어요.”

 

일기도 적어보았습니다. 오늘 뭐했는지, 오늘의 마음과 감정은 어떤지 자유롭게 적어보기로 합니다. 처음엔 일기 쓰는 것조차 어려워 하셨지만 천천히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적어내려가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서울식물원 나들이 소감

 

한글배우기 모임 첫 나들이 서울식물원 다녀온 소감도 나누고 작성해보았습니다. 맛있는 점심도 먹고 식물원 구경도 하고 예쁜 꽃과 좋은 공기를 마시니 너무 좋았고 감사했다는 소감을 나누어주었습니다.

 

 

"배움도 습관임을 느껴요. 생각하고 쓰는 버릇이 안 되어있어서 생각도 잘 안 나고 금방 잊어버려요. 어려서 못 배운 게 아쉬워요. 내 이야기를 쓰는 것도 뭘 써야 할지 모르겠고 어렵고 그래요. 그래도 일단 써보고 싶어요. 나도 할 수 있어요."

 

아직은 어르신들의 생각과 이야기 적는 걸 어색해하고 어려워하십니다. 나이를 먹어가며 생각이 더디고 글 쓰는 것을 주저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글쓰기가 결코 거창한 것이 아님을, 살아온 이야기, 일상, 감정을 자연스럽게 써 내려가는 것임을 다시 한번 말씀드렸고,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계시다고 격려하기도 했습니다.

 

『1인분의 지식을 경계하라』  - 김혜령 작가 칼럼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말은 지식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변화하는 세상을 받아들이고 사회와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갖는 것을 포함하는 것이다. 나 자신만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
언젠가 중년 혹은 노년이 되었을 때 젊은 세대와 어우러질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내 생각만 주장하는 어른이기보다는, 모든 것을 흡수하려는 어린아이처럼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 칼럼 필사의 장점

1) 사고력 확장  2) 글쓰기 능력 향상  3) 다양한 어휘 습득, 문장력 향상  4) 사회현상과 시사 상식 향상

 

배움의 열의를 가지신 선생님들이 다양한 글을 접함으로써 스스로 사유해보는 시간을 가지실 수 있길 바라며 여러 다양한 글과 칼럼을 함께 읽고 써보기도 했습니다.

 

"이런 글을 읽어볼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이 늙은이가 다양한 걸 읽고 써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사회복지사, 며느리에게 쓴 편지

 

계절 및 기념일 관련 시/ 책 글귀/ 칼럼 필사, 가족이나 고마운 사람에게 편지 쓰기, 좋아하는 음식과 날씨 등 다양한 것을 적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나눴습니다.

 

 

한글배우기 모임이 진행되는 장소인 든든데이케어센터 선생님과 어르신들이 관계가 생기니 먹을 것이 넘쳐났습니다. 어르신들이 모임에 오실 때마다 반갑게 반겨주시며 따뜻한 차와 뻥튀기를 내어주시며 어르신들의 한글배우기 모임을 응원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올 한해 한글배우기 모임을 마무리 지으며 소감을 나눕니다. 가장 좋았고 기억에 남는 게 무엇인지, 두 분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여쭈었습니다.

 

손자들도 다 키워서 내보내고 혼자 지내면서 외로웠어요. 요즘 같은 겨울이면 집에 있기 얼마나 적적하던지. 화요일마다 만나서 글 쓰고 대화하는게 내 낙이예요. 화요일은 약속도 안 잡잖아요.”

 

다 늙어서 배운다는 게 창피하긴 하지만 배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그냥 선생님이 한 사람씩 글을 봐주고 알려줘서 너무 좋아요. 배움의 즐거움을 이루 말할 수 없어요. 나중에 자식들에게 편지도 멋지게 써주고 싶어요. 든든한 언니를 알게 된 것도 고맙고 선생님도 감사해요.”

 

 

더 풍성해질 어르신들의 이야기와 앞으로의 활동들이 매우 기대됩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으로 어르신들의 때를 함께 지켜봐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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