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곳곳] 예성교회와 함께하는 추수감사절 잔치

 

 

 

 

 

잔치 준비

 

추수감사절은 가을에 풍성한 수확을 하나님께 감사하는 절기입니다. 추수감사절 즈음이 되면 한해를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연말 분위기가 물씬 납니다.

 

예성교회 변석희 목사님께서 추수감사절을 맞아 이웃과 나눔을 하시겠다고 연락을 주셨습니다. 추석 잔치에 이어 약 두달 만에 또 한번의 잔치를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교회에서 성도들의 헌금으로 20만 원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2만원 꾸러미로 10가정에게 나누기로 했습니다. 복지관에서 김치를 준비하면 어떨지 여쭈었으나 교회에서 내년 1월 설 명절 때 김치를 나누고 이웃들과 떡국도 끓여 먹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대신 이번엔 추운 겨울철에 드시도록 여러 식료품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추석 잔치 때는 코로나19 재유행과 여러 사정으로 가정방문으로 나누었다면 이번엔 교회에 직접 모여서 간식을 나누면서 꾸러미를 전해드리기로 했습니다. 대신 이미 목사님과 나들이를 다녀오면서 관계가 있는 분들만 초대하기로 했습니다. 목사님과 충분한 관계가 없는데 교회로 초대하는 건 조심스러웠기 때문입니다. 늘 목사님께서는 이웃과 나누는 활동이 교회 전도로 비춰질까 조심스러워 하셨습니다. 그래서 이번 잔치에서 교회에서 커피와 간식을 나누는 일도 이미 나들이를 함께 다녀온 분들만 모이기로 했습니다.

 

 

 

 

잔치 이야기

 

잔치 날이 되었습니다. 미리 교회로 도착했습니다. 목사님께서 사모님과 함께 고심해서 식료품을 구매하셨습니다. 라면과 찌개 중심으로 알뜰히 준비해주셨습니다. 이번엔 사모님도 잔치 날에 함께 하려 했으나 일정이 있으셔서 못오셨습니다. 목사님과 함께 음식을 종이가방에 담았습니다.

 

어르신 다섯 분이 모였습니다. 대부분 지난 나들이 때 만났던 분들이라 더욱 반갑게 인사했습니다. 지난 봄과 가을 나들이에 이어 세 번째로 만나니 얼굴과 만남이 좀 더 익숙하고 자연스러워졌습니다. 목사님께서 정성껏 커피를 타주셨습니다. 원래 커피만 준비하기로 했는데 과일과 빵까지 내어주셨습니다. 자연스럽게 서로 안부전하고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이 지역은 재개발을 앞두고 있습니다.

 

박래운 님은 지난 가을 나들이 때 이사를 알아보고 있었는데 그 사이 집을 알아보셨습니다. 동네에서 집값이 오르고 비싸지만 그래도 공항동은 고집하셨다고 합니다. 이미 여러 인연과 만남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 공항동 5~6통과 조금 멀어지지만 걸어서 오갈 수 있는 곳입니다. 내년에도 예성교회 목사님과 인연이 계속 이어지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소소한 대화가 오갔습니다. 모두 내년에도 이렇게 함께 모이고 나들이도 가기로 하셨습니다. 자리에 일어서면서 목사님께서 직접 꾸러미를 전해드렸습니다.

 

이후 목사님과 다른 가정에 직접 함께 방문해서 전해드렸습니다. 날이 많이 추워졌지만 두 손에 정성이 담긴 선물이 있어 마음은 따뜻했습니다.

 

혼자 사는 젊은 청년을 만났습니다. 목사님께서 여러 사정과 일상을 천천히 들으셨습니다. 예전에는 성당을 다녔는데 지금은 다니고 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목사님께서 동의를 구하고 기도를 해주셨습니다. 젊은 청년 분은 감사하다고 하셨습니다.

 

안성자 님을 만났습니다. 오랜만에 만나 서로 반갑게 인사했습니다. 이전에 키우던 강아지를 잃어버렸는데 목사님께서 강아지 분양을 알아봐드려도 되는지 여쭈니 좋다고 하셨습니다. 작고 착한 강아지를 분양 받게 되면 연락드리기로 했습니다.

 

다른 가정으로 이동하는데 때 마침 하늘에서 새하얀 우박이 내렸습니다. 함께 처마 밑에서 비와 우박을 피했습니다. 그 순간도 추억이라 서로 하하호호 웃었습니다. 우박이 그치고 다시 다른 가정을 만났습니다.

 

옥탑방에 사는 양덕수 님을 만났습니다. 감사하게도 LH임대주택이 선정되어 곧 이사를 앞두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허리를 다쳐 외출하거나 음식을 먹기에 더 힘들어졌다고 하셨습니다. 양덕수 님은 방문하겠다고 할 때마다 한사코 오지 말라고 하십니다. 왜 그런지 여쭈니 미안해서 그렇다고 하셨습니다.

 

식사하는 것도 힘든데, 무엇보다 힘든 건 외로움이에요. 혼자 밥먹고 대화 나눌 사람이 없어요.”

 

늘 괜찮다고 하시고 나들이를 가자고 해도 거절하셨는데, 그 안에 미안한 마음과 외로움 마음이 크셨습니다. 나들이도 몸이 불편하니 피해가 될 것 같아 걱정하신 겁니다. 목사님께서 안타깝게 들으셨습니다.옥탑방에서 새롭게 이사를 하시니 여러 생활이 더 나아지시면 좋겠습니다.

 

 

 

 

뒷이야기

 

잔치를 마치고 그날 목사님과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서로 감사인사를 했습니다. 예성교회와 목사님 덕분에 이 동네 어르신과 함께 만나 간식을 나누고 식료품 꾸러미를 전할 수 있었습니다. 목사님도 복지관에서 주선한 덕분에 이웃을 만나고 필요한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잔치가 지나고 그 다음 주에 목사님과 사모님, 저와 유혜숙 사회복지사 4명이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내년 설에 이웃들과 김치를 나누고 오늘처럼 함께 모여 떡국을 끓여 먹기로 했습니다. 목사님께서 이왕 대접하는 것이니 수육도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하셔서 소박하게 자주 모이는 것이 더욱 좋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떡국 정도는 목사님과 사모님이 직접 준비할 수 있다고 합니다. 혹시 도움이 필요하면 복지관에서 동네 통장님이나 다른 이웃들을 소개해드리기로 했습니다.

 

올해 예성교회와 잔치와 나들이로 이웃을 함께 만났습니다. 물질로 시간으로 마음으로 함께 했습니다. 덕분에 목사님과 이웃들 간에 관계가 생겼고, 이웃들도 서로서로 관계가 생겼습니다. 내년에 이 만남이 조금 더 깊이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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