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곳곳] 무의도 하나개 해수욕장 어르신 나들이
- 하는 일/실천 이야기
- 2024. 7. 4. 22:13
무의도 어르신 나들이
무의도 나들이 기획 1 | 변석희 목사님과 이정민 님
코로나19가 끝나고 개별지원으로 만난 이웃 분들과 함께할 나들이를 소망했습니다. 여러 이유로 나들이를 가기 쉽지 않은데 함께 마음을 모으면 다녀올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공항동 송정초등학교 위쪽 지역에 예성교회 변석희 목사님이 계십니다. 평소에도 이웃들 잘 살피고 도와주셨고 부활절 때마다 이웃들을 위해 여러 물품을 나누셨습니다.
교회와 가까운 곳에 이 씨 아저씨께서 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와 개인사정으로 집에만 머무는 시간이 많으셨는데 변석희 목사님께 때때로 이 씨 아저씨를 살펴주시기를 부탁했습니다. 그렇게 두 분은 일 년 넘게 좋은 이웃으로 만났습니다. 목사님께서 이 씨 아저씨를 찾아가 인사하고 살펴주셨고, 이 씨 아저씨도 필요 없는 화분을 교회에 선물하시기도 했습니다.
두 분이 함께 계실 때, 날 좋은 봄에 바다 나들이를 함께 가기로 했습니다.
무의도 나들이 기획 2 | 이 씨 어르신과 집들이
최근 유혜숙 선생님이 개별지원으로 만나는 이 씨 어르신께서 이 씨 아저씨 집 근처로 이사 오셨습니다. 가까운 곳에 변석희 목사님과 이 씨 아저씨가 있으니 서로 소개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때마침 이 씨 어르신께서 집들이를 하셨습니다. 이 자리에 이웃 분들을 초대하셨고 변석희 목사님과 이 씨 아저씨를 주선해서 소개해 드렸습니다. 또한 이 집들이에 박 씨 어르신도 초대했습니다. 작년 가을 공항동 희망드림단에서 서울식물원을 나들이를 했는데 그때 이 씨 어르신과 박 씨 어르신이 같은 조였기 때문입니다. 두 분께 그 때 사진을 보여드리니 잘 기억하셨습니다. 같은 동네에 있다고 하니 좋아하셨습니다.
유혜숙 선생님이 이 집들이를 잘 도왔습니다.
이 집들이에서 5월 무의도 바다 나들이를 가기로 했습니다. 목사님께서 해외 일정이 있어 그 기간을 피해 날을 잡기로 했습니다.
무의도 나들이 기획 3 | 부활절 나눔
올해도 목사님께서 부활절을 맞아 계란과 과일을 이웃과 나누셨습니다. 이때 교회 근처에 있는 분들과 나누었는데 목사님께서 저와 함께 일일이 가정방문 하며 인사하고 직접 드렸습니다.
이때 만났던 분들게 무의도 나들이를 함께 가자고 제안했습니다. 목사님과 직접 만나고 관계가 생기니 나들이를 가겠다고 하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무의도 나들이 준비
변석희 목사님 해외 일정을 피해 5월 9일 (목)에 나들이를 가기로 했습니다. 아침 일찍 모여 바다를 산책하고 점심 칼국수를 먹고 돌아오는 일정입니다. 함께 가기로 했던 이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께서 건강이 좋지 않아 못 가게 되었습니다. 대신 제가 최근에 만난 임 씨 어르신께 제안했습니다. 모두 같은 동네에 계신 분들입니다. 기존 분들도 임 씨 어르신도 모두 좋다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변석희 목사님과 이 씨 아저씨, 박 씨 어르신, 임 씨 어르신, 저와 유혜숙 선생님까지 6명이 함께 나들이를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모두 같은 동네에 삽니다. 오늘 나들이로 동네에서 조금 더 인연이 이어지기를 기대했습니다.
무의도 나들이 이야기
아침 9시 조금 넘어 교회 앞에서 모두 모였습니다. 서로 인사하고 소개했습니다. 복지관 스타렉스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목사님과 인연이 있고 집들이에서 안면이 있으니 어색함 없이 편안히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날이 매우 좋았습니다. 감탄하며 창밖 풍경을 보며 무의도 하나개 해수욕장으로 향했습니다.
한적한 무의도에 도착했습니다. 해상탐방로를 걷고 이후 갯벌 산책을 했습니다. 저마다 나들이를 잘 누렸습니다.
이 씨 아저씨는 오래된 카메라를 가져오셨습니다. 10년 넘도록 서랍에 있던 카메라인데 오늘 여행한다고 다시 꺼내신 겁니다. 푸른 바다와 멋진 바위를 보며 연신 사진을 찍었습니다. 처음에는 카메라 연식과 미숙한 조작법을 보며 카메가 가져오면 좋겠다고 말씀드리지 못한 것이 후회될 정도였습니다. 이 씨 아저씨께서 단체 사진도 찍어주셨습니다. 사진사 역할, 섬기는 역할을 하셨습니다. 더더욱 감사한 마음을 크게 표현했습니다.
박 씨 어르신은 노래로 나들이의 기쁨을 표현했습니다. 해상탐방로를 걸으며 즉석에서 멋진 이태리 가곡을 부르셨습니다. 노래를 아주 잘하셨습니다. 박 씨 어르신 가창력에 깜짝 놀랐습니다.
예전에 노래를 좋아해서 많이 부르셨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노래를 부를 일도 적고 집에서 노래하면 옆집에 바로 들리기 때문에 노래를 잘 못한다고 합니다. 넓은 바다에 바람을 오선지 삼아 노래하셨습니다. 앵콜 요청에 또한번 노래를 불러주셨습니다.
임 씨 어르신께서 멋진 풍경을 보고 감탄했습니다.
“이렇게 연락주시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에요. 젊을 때는 아니었는데 나이들고 집에 혼자 외롭게 혼자 있는 경우가 많아요. 이렇게 나들이를 갈 수 있으니 제가 복을 받았나봐요.”
“이렇게 맨발로 모래와 갯벌을 밟은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어요. 시원해요. 풍경도 아름답고요. 덕분에 이렇게 좋은 기회를 얻었어요. 감사해요.”
84세 고령이심에도 잘 걸으시고 말씀도 귀품 있게 하셨습니다. 나들이를 잘 누리셨습니다. 여러 번 감탄하고 감사하셨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리가 아파 그만 걷겠다고 하셨는데 임 씨 어르신은 오랫동안 끝까지 걸었습니다.
점심으로 바지락 칼국수를 먹었습니다. 식전에 나온 보리밥을 보며 예전에 지겹도록 많이 먹었던 보리밥이라고 했습니다. 남김 없이 칼국수와 해물전까지 모두 먹었습니다. 짧았던 나들이를 마치고 다시 공항동으로 돌아왔습니다.
무의도 나들이 뒷이야기
이번 나들이가 참 좋았습니다. 저마다 소감과 뒷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이 씨 아저씨께서는 그날로 사진관에 가셔서 직접 찍은 사진을 인화했습니다. 다음날 저에게 전화주셔서 함께 여행한 이웃 분들과 모두 나누기로 해습니다. 따로 날을 정해 교회에서 모이기로 했는데 그 달 주민센터 부침개 잔치에 사진을 가져오셔서 모두 나누어 주셨습니다.
박 씨 어르신도 바다 구경이 실로 오랜만이라고 했습니다. 가을에도 또 가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작년엔 전립선 암으로 투병을 하면서 건강이 좋지 않아 설악산 1박 2일 여행을 못갔는데 올해도 간다면 꼭 가겠다고 하셨습니다.
임 씨 어르신은 무의도 매력에 흠뻑 빠져 저에게 대중교통으로 가는 방법을 물어보셨습니다. 이후에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혼자 다녀오셨다고 합니다. 한없이 바다를 바라보고 천천히 걸으셨습니다.
이렇게 나들이를 잘 누렸습니다. 좋은 때에 좋은 사람과 다녀왔습니다. 오랫동안 나들이를 기획하고 준비하고 주선한 덕분입니다. 가을에 다시 나들이를 갈 때는 동네 분들을 더 모시고 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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