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글쓰기] 공항동 문집사업 (ep3. 마지막은! 책걸이)

(글쓴이 : 강수민 사회복지사)

 

 

 

누구나 글쓰기의 마지막 여정, 책걸이

누구나 글쓰기 마지막 여정으로 책걸이 떠났습니다. 

참여자 7명 함께 했습니다. 김영자 님은 독감으로 불참하셨습니다. 

 

우리 마지막 날은, 싸라기눈이 내리는 점심이었습니다. 

든든한 솥밥으로 배 채우고 책걸이 진행했습니다. 

 

출판기념회 어떠셨는지, 책 발간되니 무슨 기분이셨는지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셨습니다. 

 

누구나 글쓰기 참여하신 소감을 나눠주세요.

[염춘순]
나는 내가 글을 쓸줄 몰랐어요, 초등학교밖에 못 나왔고 아는 것도 없는데 어떻게 글을 쓰나 했어요. 근데 내가 살아온 자체 기억들이 글이 된다는 걸 알고 신기하더라고요. 나도 할 수 있었구나 했어요. 나의 부모님 원망도 하고, 신세 한탄도 많이 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감사한 것 투성이더라고요. 그때의 나한테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어요.
 
[노명숙]
사실 내 이야기를 누가 좋아할까 싶었어요, 근데 다들 멋지다고 박수쳐주니까 ‘작가’라고 불러주니까 기분 좋더라고요. 호랑이는 죽으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은면 이름을 남긴다는데 나는 이름도 남기고 책(내 이야기)도 남기니 뿌듯하죠.
 
[김흥기]
아무리 가족이어도 전하기 힘든 감정이 있는데, 책으로 남겨서 마음 전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김정석]
나이 먹고 근로도 못하고, 몸은 여기저기 다 아프고. 내가 할 수 있는게 줄어가는 것 같아서 속상했어요. 사실 책 만든다고 옛 생각 하니 씁쓸했죠. 그런데 만들어진 책보고 다시 읽어보고, 다른 사람들이 책 쓴 게 대단하다고 말해주니 뿌듯하고, 다음에 더 잘하고 싶어요. 못 할게 없구나 싶어요.
 
[김태석]
생각하기 싫은 시기라고 생각했었는데, 생소한 기회로 책을 만들고 나니 살만한 삶이었구나 위로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권도순]
책 받아서 나 말고 다른 사람 이야기를 하나하나 보는데, 다 멋지고 좋은 인생 살았구나 싶어요. 슬프기만 한 인생 어딨고 행복하기만 한 인생 어딨을까요. 그래도 좋은 삶이었다고 생각하는 시간 보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조향자]
이 나이에 내가 무슨 책을 쓰나, 글씨 쓰기도 부끄러워하고 못 하는데요. 막상 하고 나니까 어찌나 기분이 좋은지 내 이야기가 맞나 싶어요. 책도 낼 수 있는 사람이구나 싶어요.

[김영자] 
좋은 기회 만들어주신 하느님께 감사하죠. 내 이야기를 말하면 사라지지만, 이건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으니 귀한 자산 같아요. 이런걸 남길 수 있어 기쁩니다. 

 

누구나 글쓰기 책 이웃에게 나눠 주셨나요? / 이 사업으로 이웃관계 변화가 있으신가요?

[권도순]
30년 넘게 공항동에 살아서 지리도 익숙하고 사람들 얼굴만 아는 사람을 같이 책 만들기로 만나서 대화 처음했어요. 알고보니 나랑 동갑에 같은 시기 이사 왔더라고요. 서로 다른 삶이고 고향도 다른데 이제야 만났다니 신기하고, 친구하면서 연락하려고 연락처 교환도 했어요. 앞으로 잘 지내보려고요.
 
[김정석]
몇 번 못 만났어도, 그 사람 인생을 책으로 먼저 읽어서 그런가 친숙하게 느껴지더라고요. 동네에서 만나면 인사하고 지낼 것 같아요.
 
[김태석]
공항동에 한 빵집에 갔어요. 글쎄, 거기 사장님이 내가 만든 이 ‘누구나 글쓰기’ 책을 주면서 감동이라고 읽어보라고 건내 주더라고요. 여기도 전시했구나, 생각했어요. 부끄러워서 작가가 나라고 말은 못 했는데, 웃음만 나더라고요. 언제 한번 말해봐야죠.
 
[김영자]
내가 다니는 교회랑 가족, 옆집에도 줬어요. 내 인생 자랑하려는 마음은 아니지만, 같이 쓴 사람들 이야기랑 같이 모아 놓아보니 내 인생도 살만한 삶이었다 싶어서요. 다음에 또 하면 좋겠어요. 다른 사람들 이야기도 궁금해요.
 
[염춘순]
나는 평생을 자식 먹여 살리느라 정신없이 장사하느라 내 시간 못 보냈고, 5년 전 만해도 집에서 손자‧손녀 돌보느라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낼 수가 없었어요. 작년에서야 수영 다니고, 올해는 나를 위해 한글도 배우고 책도 쓰고 활발하게 사는거 에요. 이렇게 재밌는 일을 즐기고 싶었어요. 근데, 여기에서 동갑내기 친구도 만나고 그 친구랑 앞으로 재밌는거 많이 하고 싶어요. 생각만 해도 기분 좋아요.
 
[노명숙]
내 삶 이야기 보고 공감하고 위로해주는 말이 참 듣기 좋았어요. 마음씨 고운 사람들만 모였나봐요. 우리 동네에 멋진 작가가 7명이나 있다니 근사한 일이에요. 함께 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종종 만나고 싶어요.
 
[김흥기]
아내 외도로 이혼하고 자녀에게 미안한 게 참 많았어요. 내가 의도하지 않았어도 오해하게 되는 상황들이 있잖아요. 그 오해를 내 자녀가 했다는 게 참 미안했어요. 아버지 된 도리로 할 말이 없는 거죠. 건강이 안 좋았어도, 돈이 없어도 말이에요. 그때 못한 말이나,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은데 못 한 게 많아요. 이번에 책 쓰면서 내 마음 담을 수 있어서 매우 좋아요. 다행 같습니다. 자녀들에게 이제야 하는 말이지만. 참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는 말 할 수 있어서 마음이 놓이고 기쁩니다.
 
[조향자]
내가 언제 고향에 가볼까 생각을 참 많이 했어요. 근데 아들이 데려가 주니 정말 기쁘더라고요. 내 기쁨을 이웃과 나눌 수 있음도 참 행복이고 감사한 일 같아요.

 

삶을 되돌아보며 그 안에 보물을 찾을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누구하나 헛되고 의미 없는 삶은 없음을 알았습니다. 

귀한 서로가 만나 알게되고 인사하고 마음과 정 나누며 이웃이 됩니다. 

 

나를 긍정하고 이웃과 어울리는 누구나 글쓰기의 여덟 명의 작가님 이십니다. 

책 발간을 위해 애써주셔서 고맙습니다. 

시간과 장소 내어주시며 이야기 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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