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들] 1104동 한 층에서 이룬 정겨운 송편잔치
- 하는 일/실천 이야기
- 2024. 1. 4. 19:53
(글쓴이 : 최예지 사회복지사)
1. 제비꽃 님께 1104동 송편잔치 제안
제비꽃 님(풀꽃향기 모임 별칭)은 1104동 주민 만나기를 통해 알게 된 주민 분이십니다.
제비꽃 님은 사람을, 특히 동네 어르신들을 귀하게 여기시는 따뜻한 분이십니다.
우리 복지관에서 풀꽃향기 이웃모임도 참여하고 계시고
이웃 간 인정이 흐르는 동네를 꿈꾸고 계시니 제비꽃 님과 함께 잔치해보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제가 1104동 한 층에서 이루고자 하는 송편 잔치를 제안드리자
우리 층에 꼭 필요한 일, 당신이 꼭 하고 싶었고,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말씀하시며
발 벗고 나서주셨습니다.
언제, 어디에서 송편잔치를 할지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지
예상되는 어려움은 무엇일지 앞장서서 고민하고 궁리해주셨습니다.
제비꽃님께서 덕분에 준비가 수월했습니다.
주민을 찾아가 인사드리고
사회복지사가 꿈꾸는 동네의 모습을 상상하며 마음을 전하니 모든 일이 수월하게 풀렸습니다.
저는 방앗간에 송편 소와 반죽 예약하기, 송편 잔치 초대장 만들기만 거들기로 했습니다.
2. 똑똑똑-! 송편 잔치 놀러 오세요! 이웃 초대
이웃분들을 초대하기 위한 초대장을 만들어 제비꽃 님과 다시 만났습니다.
제비꽃 님이 살고 계신 층에는 총 20가구가 살고 계십니다.
이웃에게 초대장을 전달하기 위해 제비꽃 님이 앞장 서 주셨습니다.
알고 지내는 이웃도 많으시지만
처음 만나는 이웃에게도 살갑고 따뜻하게 다가가시는 제비꽃 님의 강점을 발견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 #호에 살아요. 추석 맞아서 *층 이웃들 모여서 송편 만들고 쪄 먹으려고요. 놀러오세요~"
"어머나~ 그래요? 꼭 갈게요."
바빠서 못 오는 이웃이 있더라도
우리 층에서 송편잔치 하는 것을 모두에게 알려야 하지 않겠냐고 말씀하시며
댁에 계시지 않는 분들 현관 앞에도 초대장을 붙여 놓으셨습니다.
이웃 한 분 한 분을 생각하는 제비꽃 님의 따뜻한 마음에 다시 한번 감동했습니다.
*층 이웃분들뿐만 아니라 제가 알고 지내는 주민분들 중
이웃 관계 욕구가 있으신 분들을 몇 분 더 초대하기도 하고
1104동 아파트 게시판에도 송편잔치 홍보지를 부착하기도 했습니다.
3. 1104동 한 층에서 이룬 정겨운 송편 잔치
두근두근! 송편잔치 당일입니다.
'띠링-!' 엘리베이터 소리가 울립니다.
"잔치한다고 해서 왔어요."하시며 주민 분들이 하나 둘 모이셨습니다.
*층 이웃분들도 현관문을 열고 나와 승강기 앞 돗자리에 앉으셨습니다.
제비꽃 님께서 준비해주신 다과와 음료를 함께 마시며 서로 인사를 주고 받았습니다.
"혹시 음료말고 물을 좀 마실 수 있을까요?" 한 어르신께서 물어보셨습니다.
물은 따로 준비하지 못해 '아차!' 싶었습니다.
"우리 집은 물을 끓여 먹는데 지금 물이 똑 떨어졌어요. 옆집 어르신 댁에 정수기가 있는데 한 번 부탁해봐야겠어요."
제비꽃 님께서 #호에 직접 부탁드리러 가셨습니다.
#호 어르신께서는 몸이 불편해 송편잔치에는 못 온다고 하셨던 분이지만
물은 얼마든지 내어줄 수 있다고 하시며 커다란 병에 물을 가득 따라 주셨습니다.
내가 사는 동네의 일을 위해
함께 사는 이웃들을 위해
하실 수 있는 만큼 기꺼이 내어주신 #호 어르신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했습니다.
"우리 고향에서는 송편을 이렇게 만들어요~"
"다 같이 모여서 송편 만드니까 명절 느낌나네요. 재미있고 좋아요."
"저는 *층에 살아요. 이사온지 얼마 안됐어요."
"아이고, 송편 빚는 솜씨가 참 좋으시네요."
"어르신은 노래 솜씨가 참 좋으셔~"
"명절에 송편 만들어 보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어~"
오늘 처음 만난 이웃인데도 함께 송편을 만들며 어울리니 대화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1104동 쉼터잔치에 나눔 주민으로 참여하셨던 구 씨 어르신도 송편잔치에 참여하셨습니다.
구 씨 어르신께서는 다 같이 모이니 참 좋다며 평소에 즐겨 부르시는 '봄날은 간다' 노래도 불러주셨습니다.
신나는 노래 가락까지 얹어지니 그야말로 동네 잔치 분위기였습니다.
승강기 앞이 사람 소리로 북적북적하니 #호에 사시는 민 씨 어르신께서도 구경을 나오셨습니다.
"커피 드실 분 계세요~?"
이웃들을 위해 당신 것을 기꺼이 내어주신 민 씨 어르신의 따뜻함 마음에 감동했습니다.
사회사업가에게는 '관계주선사'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1104동 주민분들의 이웃 관계를 풍성하게 잇기 위해
제비꽃 님께 제가 알고 있는 주민분들도 소개해 드렸습니다.
1104동 층마다 가가호호 다니며 송편을 전달하니 새로운 이웃을 많이 알게 되어 좋다고 하셨습니다.
이웃 관계가 생동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송편을 받은 신 씨 어르신께서는 제비꽃 님께 감사의 의미로 댁에서 키우시던 화분 모종을 선물하셨습니다.
알고보니 제비꽃 님도 식물을 키우는 일에 관심이 많으셨습니다.
제비꽃 님과 신 씨 어르신께서 서로 이름과 사는 곳을 여쭈며 가까워지셨습니다.
이 관계가 두 분의 삶과 일상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기를 소망합니다.
제비꽃 님께서 복지관과 경비실, 관리사무소에도 송편을 나누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송편을 전달을 구실로 서로 인사 나누고 감사 인사를 주고 받습니다.
"오늘 저희 층에서 송편을 좀 만들었어요~ 드셔보시라고 가져왔어요."
"아이고~ 저희까지 챙겨주시고. 감사해요. 잘 먹을게요."
인정이 오고 가는 따뜻한 사람살이 모습이었습니다.
송편잔치가 끝난 뒤에도 주민분들의 이웃 관계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기를 바랐습니다.
권민지 과장님의 슈퍼비전을 받아 승강기 앞에 잔치 사진을 전시해 보기로 했습니다.
"사진 걸려 있는 거 봤어~ 너무 보기가 좋더라고."
"우리가 이렇게 다 같이 모인 건 여기 산 이후로 처음이었어."
"사진 보니까 기분이 좋고 예전보다 층 분위기가 밝고 화목해진 것 같아요."
주민분들께서 사진을 보시고 들려주신 이야기입니다.
같은 층에 10년 넘게 같이 살았는데도 다 같이 모일 구실은 없으셨다고 합니다.
주민분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번 송편잔치가 이웃 관계를 생동, 강화하게 하는 좋은 마중물이 되었음을 확인했습니다.
사회사업가가 하는 모든 실천의 마무리는 '감사하기' 입니다.
송편잔치를 준비하고 진행해주신 제비꽃 님과 잔치에 참여했던 주민분들께 감사인사를 전하고 평가를 진행했습니다.
※ 나눔주민 제비꽃 님 인터뷰 내용
1. 이웃과 함께 잔치해보니 어떠셨어요? - 정말 감개무량했어요. 너무나 기분이 좋았어요. 이웃들이랑 어울리는 게 드물었거든. 잔치하는 날 여러 사람이 너도 나도 나서서 도와주니까 한마디로 감개무량했어요. 2. 잔치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이웃이 있으신가요? - *층도 다 알고 잔치왔던 분들 대부분 얼굴은 다 알아요. 그런데 신 씨 어르신, 강 씨 어르신 새롭게 알게 됐어요. 나중에 만나면 이야기도 해보고 그러고 싶어요. #호 분 하고는 10년 동안 인사를 못 하고 지냈어요. 근데 이번에 송편 전달하면서 처음으로 인사를 했어요. 지나가다가 마주친 적은 아직 없지만 이제 보면 내가 먼저 인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변화가 있지 않을까요? 3. 이웃과의 나눔은 어떤 의미인가요? - 나눔은 가족끼리만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웃과 나누니까 내가 다른 이웃의 마음을 알고 다가갈 수 있구나. 베풀면서 스스로 성장하는 느낌이 들어서 좋아요. 4. 잔치하면서 이웃과 어울리다 보면 서로 돕고 나누며 사는 동네가 될 수 있을까요? - 그럼요. 얼마나 좋아요. 이웃관계에 도움이 많이 되지요. 아는 얼굴 있으면 인상 찡그리며 지나가지 않고 웃으며 지나가게 될 거 아니예요. 그럼 전체적으로 분위기도 밝아지고 정이 오고 가겠죠. 5. 다음에도 잔치해보고 싶으세요? - 다음에도 내가 돈 모아서 꼭 해보고 싶어요. 내년에 어떻게 할지 미리 생각 좀 해놔야겠어요. 나는 하려고 마음 먹었어요. |
※ 참여주민 인터뷰 내용
1. 잔치 참여해보니 어떠셨어요? - 좋았지. 우리 층 사람들 다 모이고 그런 일이 없었어. 다 같이 모이는 게 처음이야. 그래서 참 좋았어. - 너무 좋았어요. 그날 만든 송편 우리 층에도 가지고 가서 우리 층 사람들하고 또 다 돌려서 나눠 먹었어요. 사람들이 좋아하더라고요. - 아이고 좋지요. 송편도 맛 좋더라고요. 층마다 많이 하면 좋을 것 같아요. - 너무 좋았죠. 내가 뭐 별 것도 안 했는데 이렇게 편지까지 받으니까 기분이 참 좋네요. 우리 층 이웃들 다 같이 모인 거 처음이었어요. 좋았지요. - 서로 모여서 얘기하는 게 참 좋았습니다. 2. 잔치가 이웃 관계에 도움이 될까요? - 아무래도 도움이 되겠지요. 서로 어울리고, 나누고 하다 보면. - 도움이 되지요. 서로 인사하고 어울릴 수 있으니까요. - 그럼요. 도움이 되지요. 사진 걸려 있는 것도 봤어요. 친근감 있고 보기 좋더라고요. - 그럼요. 도움이 되지요. 서로 인사하고 어울리고 할 수 있잖아요. 어려울 때 도와줄 수도 있고. 그쵸? 3. 잔치에서 새롭게 알게 된 이웃, 더 친해진 이웃이 있으신가요? - 이렇게 보니까 지나가다가 얼굴 본 적 있는 사람들이더라고요. 얼굴은 다 알아도 서로 인사를 안 하니까.. 그래도 이번에 모이니까 서로 알게 됐죠. - 새롭게 알게 된 분은 없는 것 같아요. #호 집은 원래 알고 지냈는데 좀 더 가까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들죠. - 아무래도 좀 더 친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지. - 그럼~ 더 가까워졌지. |
이번 송편잔치를 통해 *층에 살고 계신 주민분들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주민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층의 이웃분들은 어떻게 일상을 보내고 계신지 알 수 있었습니다.
지나가다가 인사 정도만 주고받는 사이.
서로 안부를 물으며 가깝게 지내는 사이.
이웃 집 문턱을 자연스럽게 오고가며 친밀하게 지내는 사이.
각자가 편한 방법으로 이웃과의 관계를 이어오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이번 송편잔치가 이웃들과 더 가까워지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하시며
앞으로도 이런 일이 동네에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주민분들도 이웃과 서로 돕고 나누며 더불어 사는 동네에 대한 소망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앞으로도 동네잔치를 통해 주민분들의 이웃 관계가 풍성하게 생겨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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