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들] 해바라기님 떡국 떡 나눔 잔치 part.1
- 하는 일/실천 이야기
- 2022. 2. 23. 08:28
(글쓴이 : 강수민 사회복지사)
해바라기님과 설맞이 떡국 떡 나눔 잔치했습니다. 해바라기님과 잔치는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해바라기님이 설 잔치를 하실 수 있었던 시작은 연초로 거슬러갑니다.
해바라기님께 전달할 물품이 있어 전화드렸습니다.
자녀가 학교에서 확진자와 동선이 겹처 자가격리 중이라 만나지는 못한다고 하셨습니다.
전화로 대화 나눴습니다.
“문 앞에 드릴 물건 뒀어요!”
“감사해요, 선생님. 참, 저번에 복날에 삼계탕 만들었던거 있잖아요.
그때 선생님이 저한테 옆집, 아랫집 이웃하고 나눠보는거 어떠냐고 물어봐주셨는데
제가 괜히 겁먹고 싫다고 했잖아요. 그때 선생님 말 듣고 나눌걸 그랬나봐요.
내가 먼저 인사할 걸 그랬어요.”
해바라기님 말씀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설렘도 느껴졌습니다.
자세하게 듣고 싶어서 이유를 여쭸습니다.
“그게 최근에 옆집에서 먼저 인사를 하더라고요.
노부부인데, 이사할 때 피아노 들이는 걸 봤는데 왜 피아노 소리가 안나냐는거예요.
처음에 잘 못 듣고 소음 때문에 그러는줄 알고 덜컥 겁이 났는데,
대화해보니까 당신 딸도 피아니스트여서 관심이 있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인사한다고 하시면서 딸이 피아노 관련해서 궁금한거 있으면 언제든지 와도 괜찮다고도
말씀하셨어요. 피아노 소리가 안들린다고 하면서 들려도 된다고 하시고,
궁금한거 있으면 물어봐도 된다고 하고…. 먼저 말도 걸어주시고 인사도 하시는데 선함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안심되기도 하고, 그때 복날에 먼저 인사했으면 이렇게 마음 졸이면서 살지 않았을걸.
조금은 안심하고 지냈을 걸 생각했어요. 선생님, 다음에도 나눌 일이 있으면 저한테도 물어봐 주세요.”
해바라기 님이 지난 복날 잔치를 통해 같은 아파트에 새로 입주하고 자신과 같이 육아하는 엄마들에게
힘을 주고자 삼계탕을 만들어 나누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처음에는 이웃집에 나눔을 제안했습니다.
해바라기님이 과거에 이웃의 괴롭힘으로 자녀가 불안증세가 생긴 것, 당신이 힘드셨던 기억이 있어
옆집, 아랫집, 윗집 이웃에게 먼저 다가가기를 두려워하셨습니다.
이제 이사 갈 수도 없는데 같은 일이 반복될까하는 염려 때문이었습니다.
꽁꽁 얼어있던 마음은 먼저 인사해준 옆집 덕분에 녹았습니다.
이웃의 다정한 인사 한마디에 지난 시간을 위로받을 수 있었습니다.
친절한 이웃을 직접 만나서 인사하니 해바라기님이 다시 한번 더 용기를 내셨습니다.
전화 내용을 마음에 새겼습니다. 깊은 여운이 남았습니다.
기회가 생기면 연락 달라고 하셨지만 없는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해바라기님이
가지신 용기를 복 돋아 드리고 싶었습니다.
해바라기 님과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척 많을 것 같다고 짐작됩니다.
지금 당장에만 가지신 용기일지라도 조금씩 해바라기님이 하실 수 있는 일을 제안하고
이루실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나눔으로 이웃과 조금씩 가까워지길 바랍니다.
기회는 곧 찾아왔습니다.
이웃과 나누고 싶다는 말씀을 해바라기님이 해주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풀꽃향기에서 떡국 떡을 만들어 나눠주셨습니다. 바로 해바라기 님과 만났습니다.
“해바라기 님, 저번 통화에서 복날잔치처럼 이웃과 나눌게 있으면 연락달라고 하셨잖아요~
이번에 풀꽃향기라고 주민모임이 있는데, 거기 회원님들이 쌀을 모아서 떡국 떡을 만들어 주셨어요~!
그래서 해바라기님 생각나서요, 같이 떡국 만들어서 말씀하신 것처럼 이웃집에 나누는 거 어떠세요?”
“좋은 기회네요. 근데 제가 음식을 해서 나누기 좀 걱정되요, 무섭기도 하고요.”
무섭다는 감정을 느끼신다기에 놀랐습니다. 이유를 여쭸습니다.
“사실, 음식이라는게 각자 입맛이 있는데 내가 만든 떡국이 입에 안 맞아서 싫어하면 어떡해요?
코로나도 그렇고.. 의심할까봐요.”
당신이 만든 음식이 이웃의 입맛에 맞지 않아 사이가 나빠질 것을 걱정하셨습니다.
혹여나 코로나라도 걸리면 이웃 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하셨습니다.
당신이 직접 만든 음식이 혹여 이웃의 입맛에 맞지 않아 안좋아하실까,
첫 인사에 음식을 만들어서 나누기에 부담된다고 하셨습니다. 해바라기님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했습니다.
지난 복날잔치에서 요리를 해서 나눴던 것은 복지관에서 재료준비를 도와주었고
당신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만들어 좀 더 안전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또, 다른 단지지만 오고가다 만나는 이웃에게 전하는 것엔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번엔 당신 삶터에서 만들어 같이 삶터를 공유하는 사람에게 나누려고 하니
하나부터 열까지 조심스럽다고 하십니다.
“차라리, 떡국 떡을 소분해서 다가올 설에 만들어 드시라고 하는게 더 좋을 것 같아요.
설 명절 선물 드리는 겸 인사하는 것처럼요.”
옆집, 아랫집처럼 가까운 이웃과 인사하기 조심스러운 해바라기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했습니다.
이번 잔치는 소소하게 해바라기님이 하실 수 있으신 만큼 하기로 의논했습니다.
떡국 떡을 지퍼백에 소분해서 예쁜 쇼핑백에 담아 전하기로 했습니다.
의논&준비 했습니다.
떡국 떡을 소분해서 이웃에게 줄 때 어떻게 드리면 좋을지 의논했습니다.
해바라기님이 의견을 내놓으셨습니다.
“비닐봉지나 지퍼백에 담아서 다이소에서 파는 쇼핑백 같은 곳에 담아서 드릴까요?
깔끔한 쇼핑백에 담으면 그래도 선물 같으니까요.”
“네! 쇼핑백에 담으면 깔끔하니 선물 같을 것 같아요.”
“그럼 제가 지퍼백이랑 쇼핑백 준비하면 되지요? 언제 나누고 드릴까요?
나누기야 금방 하니까 같은 날에 해도 될 것 같은데요.”
“네~ 같은 날에 해요! 언제가 좋으세요?”
“다음 주 수요일 어때요? 설 바로 전이면 떡국 떡을 미리 사뒀을까 싶어서요. 좀 먼저 드리고 싶어요.”
당신이 드리는 이 설 선물이 좋은 때에 잘 쓰이길 바라는 마음이셨습니다.
해바라기 님 의미에 따라 잔칫날을 정했습니다.
“옆집이랑 아랫집, 고향친구 4명한테도 나누고 싶어요. 여섯 집 정도 되겠어요.
떡은 넉넉해요? 부족하진 않겠죠?”
잔치에 필요한 부분 의논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누구에게 나눌 것인지도 정했습니다.
“근데, 사실 아랫집은 좀 무섭긴 해요.
지난번에도 내가 가래떡 주면서 갑자기 아는 사이 되니까 괴롭히고 그랬던터라...”
옆집 이웃분이 먼저 인사해줌으로 선의를 느끼시고 용기를 내셨지만, 지난 날의 상처는 깊었습니다.
잔치를 준비하며 문득 생각나는 지난 일에 걱정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다시금 용기 내실 수 있음은 옆집 이웃이 먼저 인사해주었을 때 ‘내가 먼저 해볼걸’ 하는 아쉬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마음을 잊지 않으시고 끝까지 용기 내보시고자 노력하신 해바라기님이 멋집니다.
이 잔치가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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