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들] 개화동 잔치 진행 | 아니나 다를까... 음식이 한가득입니다
- 하는 일/실천 이야기
- 2021. 2. 22. 17:45
(글쓴이:정한별사회복지사)
소박하게?
이번 개화동 잔치는 우리끼리 소박하게 하기로 했습니다.
떡 한 봉지 끓여 경로당 총무님 초대해서 함께 먹고
남은 네 봉지는 한 봉지씩 통장님들께서 각자의 곳에서 가능한 만큼 잔치 열기로 했습니다.
2월 3일 수요일에 통장님께서 잔치하는 날, 사회복지사들도 같이 먹자고 불러주셨습니다.
손혜진 팀장, 권대익 주임, 정한별 사회복지사가 참여했습니다.
신발을 벗는 그 입구부터 맛있는 명절 잔치 냄새가 납니다.
떡국 끓이는데 전 부치는 기름 냄새가 나다니요?
아니나 다를까 떡국만 하기로 했는데... 음식이 한가득입니다.
“기왕 하는거 음식 좀 더 해야죠. 집에 있는 것들 가져온거에요.”
떡국 국물이 뽀얗습니다. 고기도 큼지막합니다.
김분여 통장님께서 집에서 사골 끓여오셨다고 합니다.
박형숙 통장님은 김치부침개를 부치고 계십니다.
상을 보니 차곡차곡 시루떡이 쓰러지려 하고 시원하게 입가심할 귤이 가득합니다.
소박한 잔치도 하나씩 더 보태주시니 덕분에 풍성합니다.
다른 통장님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흐릅니다. 잔치를 준비하는 힘이 느껴집니다.
잘 먹겠습니다
넓은 경로당이지만 방역을 위해 멀찍이 떨어져 앉았습니다.
공간을 분리한 옆 방에서도 경로당 총무님들 모시고 떡국 한 상을 차려 대접했습니다.
통장님들은 사회복지사 앉는 곳을 가장 좋은 자리로 마련해주셨습니다.
떡국도 큰 사발에 1.5인분씩입니다.
의도와 의미를 이해해주시고 흔쾌히 한번 해보자고 응한 통장님들께 감사한 마음이면서
이렇게 정성껏 대접해주시니 미안한 마음도 듭니다.
“상이 너무 거해서 저희가 죄송하네요.
꼭 저희가 이렇게 맛있게 먹으려고 통장님께 말씀드린 것 같아요. 초대해주셔서 감사해요.”
손혜진 팀장님의 멋쩍은 인사에 통장님들은 ‘정말 그런가봐요’라고 하셔서 모두 한바탕 웃었습니다.
떡국 양이 워낙 많아서
원래 계획한 대로라면 우리끼리 먹는 겁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떡 양이 많아 떡국이 인원보다 2인분 정도 더 늘어났습니다.
통장님들께서 떡국을 누구에게 드리면 좋을지 고민하였습니다.
동네 이웃 중에 통장님들 하시는 일에 도움 주시는 분을 떠올렸습니다.
통장님들 업무 중 까치 뉴스를 가가호호 배달해야 하는 게 있는데
동주민센터에서 개화동 마을이 워낙 멀어 거점인 명지부동산에 맡겨둔다고 합니다.
통장님들이 찾아가기 편하게 중간역할 해주는 명지 부동산에게 고마웠는데
마침 기회도 있으니 떡국 좀 드리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김보경 통장님과 함께 다녀오는 길,
“선생님들은 먼저 들어오지 마시고요, 제가 잠깐 보고 올게요.”
통장님이 명지 부동산에 들어가시니 사장님이 안 계시다며 금방 나오셨습니다.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는 명지 부동산에는 통장님이 아는 얼굴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떡국은 한 그릇밖에 없는데 이분 저분 마주치면 죄송하니 잠깐 문만 열어 보신 겁니다.
마침 가게로 들어가려는 사장님을 만나 떡국 전달해주셨습니다.
“웬 거에요?”
“통장들이 떡국 좀 끓였어요. 나눠주고 싶은데 안에 사람이 많아서 이렇게 전해요.”
“고마워, 잘 먹을게요.”
고마운 사람에게 마음 전하였습니다.
통장님의 자리와 역할, 그리고 미안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헤아려봅니다.
다음에는 이집 저집 되는 만큼 누구나 올 수 있는 자리가 있기를,
모두가 함께하는 잔치를 생각해봅니다.
사무실에 돌아온 후, 오늘 잔치가 아쉬워 통장님들께 감사 연락드렸습니다.
첫 잔치로 조금 더 가까워진 것 같습니다.
알면 알수록 신기한 동네입니다.
이야기를 들으며 사회복지사들은 해볼 만한 것들을 떠올립니다.
개화동에서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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