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들] 우리가 다 하는 설날잔치 | 계획은 바뀌었지만
- 하는 일/실천 이야기
- 2021. 2. 10. 18:05
(글쓴이 : 박성빈 사회복지사)
# 모든 활동은 방역수칙을 준수하여 진행되었습니다.
즐거운 떡국 잔치 | 떡국, 떡볶이 잔치
떡국, 떡볶이 잔치하는 날입니다.
오전 10시 메신저로 아이들이 서로 재료를 챙겼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가운데 서연이 ‘으어’라는 한마디와 함께 사라졌습니다.
오전 11시 만나서 떡국 재료를 준비하러 마트에 갈 시간이 됐는데 서연과 연락이 닿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서연이 집에서 자고 있을 것 같다고 말합니다.
다 같이 서연을 깨우러 집으로 찾아가니 할머님이 반겨주십니다.
덕분에 서연이 할머니를 만나 뵙고 인사드리며 얼굴을 알고 지낼 수 있었습니다.
“오늘 일찍 일어나야 한다고 머리도 미리 감고 했는데 아직 못 일어나네.”
서연은 빨리 일어나야 한다며 미리 머리 감고 다시 잠들었다고 합니다.
서연을 깨우고 기다리는 동안 아이들과 이야기하니 어젯밤에도 박주성 선생님과 만났다고 합니다.
떡국을 계기로 아이들과 연락하며 이야기하다가 몇 달 만에 만났다고 합니다.
밤에 만나 눈싸움도 하고 장난도 치며 신나게 놀다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래서 더 피곤했나 봅니다.
오늘 떡국 잔치를 계기로 아이들과 선생님의 관계가 다시 살아났습니다.
사업의 의미가 더해집니다.
서연을 깨우고 조금 늦은 12시에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박주성 선생님에게 1시쯤에 오라고 말씀드렸기 때문에 서둘러 준비합니다.
냄비와 마늘, 대파처럼 집에서 구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가져왔기 때문에 많이 준비할 것은 없습니다.
집에서 가져오기 어려운 몇 가지만 더 준비하러 개화산역 앞 보해마트로 갔습니다.
서현과 혜민이 재료를 사기 위한 돈을 출금해오는 동안 서연이 남아 고기를 먼저 주문합니다.
“얼마나 드릴까요?”
“얼마나 사야 하죠?”
“글쎄… 얼마나 사야 할까?”
“음…"
“떡국 6명 먹을 만큼만 주세요.”
얼마나 살 건지 묻는 직원분의 질문에 서연이 저에게 물어봅니다.
직접 생각해볼 수 있도록 다시 물었지만, 쉽지 않은가 봅니다.
쉽게 주문할 수 있게 6명이 떡국 끓여 먹을 수 있는 양을 달라고 대답해주었습니다.
오늘 제가 쉽게 주문하는 모습을 보았으니 다음에는 서연도 할 수 있겠습니다.
‘알아서 하라고 맡겨버리지 않습니다. 약한 만큼 부족한 만큼 거들어 줍니다. 때때로 살펴서 조정 중재하거나 칭찬 감사합니다.’ -복지요결-
고기와 만두, 사골국물을 사서 복지관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니 잠시 뒤 박주성 선생님이 도착했습니다.
먼저 만들어두고 대접하겠다는 계획과는 달라졌지만,
박주성 선생님도 재밌겠다며 같이 떡국과 떡볶이를 만듭니다.
“선생님 마스크 새 걸로 바꿔쓰고 오는 게 좋지 않을까요?”
서현이 요리를 시작하기 전에 새로운 마스크로 바꿔쓰는 게 좋지 않겠냐며 저에게 제안합니다.
서현에게 배웠습니다.
요리인 만큼 조심스럽게 하고자 했었는데, 저보다 더 조심하고 있습니다.
냉큼 바꿔 끼고 돌아왔습니다.
마스크를 바꿔쓰고 오니 요리가 시작됐습니다.
아이들은 먼저 떡을 물에 담가 불립니다.
떡국 떡 3kg을 모두 하기에는 떡이 너무 많은가 싶어 가진 떡의 반만 불렸습니다.
떡이 불어 오르는 동안 계란 지단을 만들려고 합니다.
먼저 계란을 깨고 노른자와 흰자를 섞습니다.
섞는 모습이 정말 요리사 같습니다.
계란을 다 풀고 누가 계란 지단을 만들까 이야기해보니
정작 지단은 만들어본 아이가 없습니다.
떡국을 자주 먹는 서현이도 계란 지단은 직접 만들어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마침 아이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잠시 온 한수현 팀장님과 손혜진 팀장님이 방법을 말해주었습니다.
팀장님에게 기본을 배운 서연이 참고하여 스스로 만들어봅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아이들이 새롭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어묵도 썰고 계란 지단도 부치며 재미있게 만들었습니다.
오늘도 역시 조리법은 보지 않습니다.
조리법을 보지 않아도 알고 있는 대로 순서에 맞추어 천천히 만들어갑니다.
처음 하는데도 알아서 척척 잘합니다. 마치 요리 고수 같습니다.
“먹으러 왔는데 같이 만들고 있네.”
박주성 선생님이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합니다. 다 같이 웃습니다.
“떡국은 우리가 먹을 거니까 얼른 떡볶이 먼저 만들어요.”
아이들이 선생님들께 떡볶이를 대접하기로 약속했던 시간이 넘었습니다.
떡국은 천천히 해도 좋으니 얼른 먼저 만들었습니다.
서연이 직접 만든 특제 소스로 한 떡볶이입니다.
아이들과 먹어보니 맛이 아주 좋습니다. 다들 맛있다며 칭찬합니다.
서연도 잘 된 것 같다며 좋아합니다.
스스로 만든 요리에 자신감을 가지고 전달해줄 수 있겠습니다.
아이들이 다 같이 내려가고 서연이 대표로 떡볶이를 전해드렸습니다.
떡볶이를 전해드리고 이번엔 떡국을 만들 차례입니다.
그런데 떡볶이에 떡을 많이 썼는지 떡이 부족해 보입니다.
아이들끼리 얘기하더니 남은 떡도 모두 불립니다.
비록 시간은 좀 더 걸리겠지만 풍족하게 먹을 수 있겠습니다.
떡국까지 다 만들고 보니 벌써 3시가 넘었습니다.
권대익 선생님께 1시에 떡국을 대접하겠다며 초대했었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죄송한 마음에 얼른 달려 내려갔습니다.
지금까지 점심을 먹지 않고 기다려주신 권대익 선생님을 초대하여 다 같이 맛있게 먹었습니다.
점심도 먹지 않아서 배가 많이 고프셨을 텐데도
아이들의 속도로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신 권대익 선생님께 감사합니다.
즐거운 떡국 잔치 | 활동을 마친 후
잔치를 마치고 아이들이 이대로 마무리하기에 아쉬웠나 봅니다.
박주성 선생님과 밖으로 나가 눈싸움을 합니다.
2020년 여름, 배드민턴을 가르쳐주는 마을 선생님으로 처음 만난 박주성 선생님.
이번 기회로 겨울에도 만나 눈싸움하며 더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떡국 잔치에 즐겁게 참여해준 박주성 선생님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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