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이웃기웃] 중년남성모임 '구피랑 놀자' 나들이 ① 행주산성

(글쓴이 : 강수민 사회복지사)

 

행주산성 정산

 

10월, 구피랑 놀자 모임에서 나들이 다녀왔습니다. 함께 하는 첫 나들이입니다. 

이웃모임으로 만났으니 어울릴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이 많길 바랐습니다. 

교육 두번과 신재필님의 가가호호 방문하며 구피 어항 설치하며 '선생님과 참여자' 관계는 돈독해졌지만,

모든 참여자가 대화의 장을 여는 시간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가을'이라는 좋은 때를 만났습니다.

우리 모임이 같이 나들이 가는 것이 어떠신지 제안했습니다. 

 

모두 좋은 생각이라며 함께 하고 싶다고 반기셨습니다.

두 번의 구피 교육 동안에 구피에 대해서는 많이 알았지만 내 이웃에 대해서는 알 수 있는 시간이 적어
아쉬웠던 기억을 말씀하셨습니다. 

나들이로 사람들과 좋은 시간 보내고자 하는 마음이 통했습니다.

장소는 한 번도 가본적 없으시다는 혹은 2,30년 전에 다녀와 기억이 나지 않는

다리 건너 '행주산성' 가기로 했습니다. 

 

총 7명이 행주산성에서 맛있는 국수 먹고 공기 좋고 풍경 좋은 곳에서 함께 산책했습니다.

 

사진이 맛있고 국수가 멋져요!

구피를 둔 부모

'잔치국수'는 옛날부터 경사가 있을 때 먹었던 음식입니다. 

다 함께 국수 한 사발 먹으니 마치 오늘이 잔칫날 같으시다며 웃으십니다.

잔치가 아니여도 오늘 나들이가 무척 행복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함께하는 시간만으로도 행복을 느끼고 나누는 '구피랑 놀자' 참여자 분들 이십니다. 

 

우리는 식당으로 이동하는 차안에서,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구피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나눴습니다. 

김태석 님은 구피가 온지 한달여만에 죽었다고 합니다. 속상한 마음을 털어놓으셨습니다.

당신을 자책하는 말을 할 때면 주변에서 위로합니다. 서로 격려 지지 합니다. 

이주억 님은 구피를 키워오신 세월이 깁니다. 세월로 쌓아온 지혜로 도움을 주시기도 합니다. 

유해준 님은 이웃과 나누심을 이번 신재필님을 보시고 당신도 무언가 나눠보고 싶다고 생각하신 듯 합니다.

이웃과 나누며 지내는 일이 이토록 빛나고 좋은 일인지 진작 알지 못해 아쉽다고 하십니다.

당신에게도 물고기가 있으니 당신도 나누겠다고 하십니다. 서로 위로하고 채우는 구피랑 놀자 입니다. 

김순자 님은 알려주셨던 방법으로 열심히 구피를 키우고 있다고 하십니다.

가족들과 같이 키워 집에 늦둥이가 생긴 기분이라고 하십니다.

가족끼리 구피 밥은 줬냐고 말하는 상황이 정답게 느껴지시는 듯 합니다. 

오현석 님은 구피 키우기를 처음에 어려워하시고 무서워 하셨지만 주변 지지와 격려로 

'나도 할 수 있구나' 생각하셨습니다. 이제는 어렵지 않게 키우시며 '분발'하고 있다고 하십니다. 

 

서로 그간 어떻게 구피 키우셨는지, 키우면서 어떤 고민을 하셨는지 혹은

어떤 고민을 하다가 당신만의 방법으로 터득한 노하우를 공유해주셨습니다. 

신재필님은 '물잡이 생활(물고기 키우는 생활)' 고민 상담을 진지하게 해주십니다.

마치 학부모 상담하는 교사같습니다. 가끔 따끔하게 잔소리 하시며 사람들이 구피를 더 재밌고,

잘 키울 수 있게 말씀해주십니다. 

 

우리가 찍은 순간들

"구피로 만나서 이렇게까지 할 수 있다니 놀라워요."

나들이에서는 비단 구피이야기만 나누지 않았습니다. 

삶 한자락에 있었던 소소한 추억, 당신이 봤던 30년 전 서울 모습을 설명해주시며

우리가 모르는 당신 이야기도 나눠주셨습니다.

서로가 마음을 깊게 나눈 덕일까요? 행주산성 산책하며 들려주신 이야기가 감동입니다. 

 

"이렇게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 좋았어요, 행주산성 처음인데 굉장히 좋아요. 같이 온 사람들이 좋아서 그런가"

"맛있는 밥에 공기 좋은 곳에서 소화까지 시키니, 이 모임 끝나면 아쉬워서 어쩌죠?"

"다음에 또 나들이 가요, 구피로 만나 이렇게 나들이도 올 수 있으리라 상상도 못했어요. 놀라워요."

 

 

메신저 단체 대화방으로 찍은 사진 공유했습니다. 한 장 한 장 보시며 어떤 사진이 마음이 드시는지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당신이 찍으신 사진을 공유해주시기도 합니다. 서로 당신도 좋았다고 말씀하시는 모습이 마치 

'간접고백'같습니다. 

 

장소, 풍경, 날씨가 아무리 좋았다한들 함께 한 사람들과 마음이 맞지 않으며 어떤 좋은 곳에 간다한들 

여운이 남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구피랑 놀자 참여자 모두의 마음에 여운이 남고 다음을 약속하고 싶었음은 함께 한 내 이웃이, 

내 이웃과 함께하는 이 시간이 귀하게 느껴지셨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합니다. 

서로가 생각하는 마음이 커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구피랑 놀자 모임에서 이웃으로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시길,

그렇게 두텁고 훈훈한 관계로 이어지시길 잘 거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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