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기웃] 어르신 모임 '한마음' 그 동안의 이야기
- 하는 일/실천 이야기
- 2022. 9. 20. 11:33
( 글쓴이 : 강수민 사회복지사 )
5월 봄같이 화사함을 좋아하시는 한마음 모임 어르신과 '서울 식물원' 나들이 다녀왔습니다.
지나온 세월만큼 눈썰미도 지식도 깊이가 남다르셨습니다.
잎새의 생김새만 보아도 어떤 식물, 어떤 환경에서 자라나는지 알아채셨습니다.
서로 도란도란 대화나누셨습니다.
"형님은 어찌 그런것도 알아요?"
"아, 다 알지~"
형님은 형님으로 세워드립니다. 동생은 동생이라 양보합니다.
한마음 어르신을 뵈며 '예의'를 배웁니다. 자연스레 배려와 이해가 오고갑니다.
사진도 여러장 남겼습니다. 바로 출력이 되는 폴라로이드 사진기를
도시재생센터 박경란 팀장님이 챙겨와주셨습니다.
한 손에 당신 사진 한 장씩 들으니 기분이 좋다고 하셨습니다. 서로 '곱다'는 말을 주고 받았습니다.
날씨는 참 포근했습니다. 해는 적당히 따듯했고, 바람은 간간히 불어주어 나들이 하기 딱 좋았습니다.
한적한 곳에 둘러앉아 잠시 쉬기로 했습니다.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작은 가방 같았던 어르신 가방이 마치 도라에몽 가방 같았습니다. 간식이 끊임없이 나왔습니다.
포도, 사과, 참외, 빵, 떡, 요구르트, 두유 등 점심이 코 앞이었지만 서로를 생각하며 챙겨온 마음입니다.
하나 둘 꺼내는 간식에 모두 웃음 바다였습니다.
"너도 나도 챙겨왔나보네요."
한 어르신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러게요, 나도 새벽에 일어나서 빵 쪄온건데 같은 생각했어요."
정말 '한마음'입니다. 웃음소리가 바람을 타고 흐릅니다. 기분 좋은 나들이 시간입니다.
서로를 생각했다는 마음하나가 기분 좋은 웃음을 냅니다.
상대와 맛있는 것을 나눠 먹을 생각에 힘들지만 조금 시간과 공을 들인 마음이 닿았습니다.
그대를 생각하는 마음이 나와 같다는, 통한다는 느낌이 주는 기분 좋은 감정에
푸르른 5월의 하루를 보냈습니다.
나들이 이후 우리는 회의를 통해 어떤 모임을 하면 좋을지 의논했습니다.
어르신들은 건강이 우선이라고 하십니다.
건강 챙기는 모임을 하고자 합니다.
손뼉체조, 요가, 산책 등 곧 더워지고 있으니 산책은 가을이 오면 나가기로 했습니다.
어르신들은 누군가의 아내, 엄마로 살아오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당신 시간이 많이 없었다고 하십니다.
일주일 중에 하루여도 같이 시간을 보낼 여유가 있어 좋다고 말씀하십니다.
만남을 귀하게 생각하시는 마음을 느꼈습니다.
늘 모임에 오시면 한 주 중에 목요일만 기다린다고 하십니다.
기다려지는 일상 중에 하나이며 여기서 만나 나누는 대화가 재밌다고 하시는 말이 정겹습니다.
서로 길에서 만나도 잠깐 서서 대화나누기도 한다고 하십니다.
당신이 샀지만 안어울려 입지 않는 옷을 나눠주시기도 합니다.
정 나누며 서로 어울려 지내시는 우리 공항동 어르신, 한마음입니다.
앞으로도 여러가지 취미로 만날 어르신 모임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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