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들] 마곡장로교회 설 잔치 | 진행
- 하는 일/실천 이야기
- 2022. 3. 11. 15:40
(글쓴이 : 정해웅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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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잔치 당일
드디어 기다리던 잔칫날입니다.
마곡장로교회에 잔치를 함께 하기로 한 분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마곡장로교회 박성천 목사님의 사모님께서 두 팔을 걷고 떡국을 만들어주셨습니다.
교회 성도님도 오셔서 함께 잔치를 거들어주셨습니다.
정 씨 아저씨는 개인 사정으로 오지 못하셨습니다.
공항동에 사시는 신 씨 아저씨도 이웃들과 함께 잔치한다고 하니
이웃들과 나눠 드시고 싶으신 간식을 두 손 가득 챙겨 오셨습니다.
김 씨 아저씨는 양손 가득 만두를 가지고 오셨습니다.
스스로 마을 잔치에서 할 수 있는 만큼 거들어 잔치에 주인 노릇 하시는 ‘어른다움’의 모습이었습니다.
목사님과 사모님은 잡채와 불고기, 전을 떡국과 함께 준비해주셨습니다.
한분 한분 이웃들과 맛있는 음식을 나누고 싶으신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이웃들과 함께 인정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을 배웠습니다.
소박하면서도 먹을 것 많고 인정이 넘치는 풍성한 잔치였습니다.
이 씨 아저씨, 김 씨 아저씨, 정 씨 아저씨, 목사님과 사모님, 성도님까지 다 함께 둘러앉았습니다.
권대익 팀장님께서 목사님께 먼저 인사해주시길 부탁드렸습니다.
복지관의 사업이 아닌, 마곡장로교회 박성천 목사님과 이웃들이 함께하는 마을 잔치였기에
목사님께서 먼저 잔치를 소개해주시길 바라셨을 겁니다.
잔치를 준비해주신 박성천 목사님께서 이웃분들에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곧 명절인 만큼, 이웃분들과 명절 분위기 내며 어울려 지냈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소박하지만 같이 밥 먹으며 웃고 떠들고 함께 어울리는 게 더불어 사는 거 같다고 하셨습니다.
이어서 권대익 팀장님의 자기소개를 시작으로 모인 이웃분들이 각자가 자기소개했습니다.
연배가 높으신 형님부터 하시면 어떻겠냐는 농담에 웃음을 지으며
서로가 자기소개 순서를 양보하기도 했습니다.
자기소개 이전에 ‘잔치를 어떻게 진행하지’라고 고민했던 스스로가 부끄러웠습니다.
사회복지사가 진행했다면 자칫 설 잔치가 음식을 대접하는 행사처럼 보일 수 있었습니다.
어르신들에게 점심을 제공하는 모양새를 원하지 않았으면서
잔치를 진행하며 잔치를 이루어주려고 잘못 생각했습니다.
사회사업가는 잔치를 이루어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잔치를 거들어드리며 관계를 주선하는 사람입니다.
서로 자연스럽게 소개하고 대화하다 보니 진행이 필요 없었습니다.
이웃들하고 식사하는데 무슨 진행이 필요할까요.
같이 밥 먹으면서 일상을 나누는 일로 시간이 자연스럽게 흘러갔습니다.
자기소개 이후 자연스럽게 맛있는 음식들을 함께 먹었습니다.
이곳저곳에서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 분이 이야기하시면 다 같이 경청하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자연스레 서로 좋아하는 관심사와 왕년에 잘했던 일, 취미를 소개했습니다.
신 씨 아저씨는 컴퓨터를 잘 다루신다고 하셨습니다. 평소에 몰랐던 신 씨 아저씨의 강점이었습니다.
“컴퓨터 잘 다루면 우리 집 컴퓨터도 한번 봐주실 수 있어요? 컴퓨터를 잘 몰라서 어떻게 연결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김 씨 아저씨가 신 씨 아저씨에게 컴퓨터를 봐주길 부탁하며 연락처를 물어보기도 하셨습니다.
“제가 봐 드릴 수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연락해주세요. 한번 봐 드릴게요”
신 씨 아저씨가 김 씨 아저씨의 컴퓨터를 잘 봐주실 수도, 못 봐주실 수도 있지만 중요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잘하는 일을 누군가와 나누려고 하는 마음이 귀합니다.
컴퓨터를 구실로 한 번 더 얼굴 보며 서로 안부를 전할 수도 있습니다.
이웃들과의 대화 속에서 서로가 잘 지내보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이 씨 아저씨는 건강에 어려움이 있어 그동안 식사를 잘 못 하셨습니다.
그럼에도 이전보다 살이 찌셔서 좋아 보이셨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건강 관리를 위해 노력하셨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박성천 목사님의 꾸준한 관심과 인격적 관계가 큰 힘이 되기도 했을 겁니다.
“평소 혼자 밥을 먹다 보니 입맛도 없었는데 이렇게 다 같이 어울려 먹으니 정말 맛있어요.”
다 같이 어울려 먹으니 더 맛있다고 하십니다.
북적이는 게 이제야 명절 같다고 하십니다.
목사님, 신 씨 아저씨, 김 씨 아저씨 모두 잔치에 음식과 간식을 나눠주셨는데
본인은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마음도 보이셨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는 본인의 것을 나누고 싶다는 마음도 보이셨습니다.
그 마음이 소박하게라도 실천으로 이어지기를 바랐습니다.
“이번에 새로운 이웃들을 알게 되었으니 다음에는 이 씨 아저씨께서 이웃분들을 초대해 잔치해보시는 건 어떠세요? 이사도 하셨으니 집들이처럼 소박하게 같이 밥 한 끼 먹어도 좋겠어요.”
“좋아요. 저야 언제든지 좋죠.”
이번 잔치가 이웃들 서로의 것을 나누는 관계로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가끔 만나 밥 먹으며 수다 떠는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등산을 좋아하신다는 이 씨 아저씨, 당구를 좋아하신다는 김 씨 아저씨,
물고기 키우기를 좋아하신다는 신 씨 아저씨, 각자가 좋아하는 취미를 나눴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함께 해보자는 이야기도 오갔습니다.
목사님께서 동네에 같이 가보면 좋을 곳이 어디가 있을지 물으시며
이웃들과 함께하면 좋을 구실들을 제안해주기도 하셨습니다.
설날답게 윷놀이도 하면 좋겠다 싶어 챙겨 오긴 했지만, 오히려 자연스러운 수다들이 더 정겨웠습니다.
서로가 안부를 묻기도,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서로가 세워주기도 했습니다.
맛있는 음식들과 선한 마음을 함께 나누는 대화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공항동 주민센터에서 깜짝 방문하셔서 잔치 분위기를 더해주셨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식사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 방문하셨습니다.
평소 물고기를 잘 아시는 신 씨 아저씨의 강점을 듣고
마을 선생님이 되어주시면 어떠실지 여쭤보기도 했습니다.
신 씨 아저씨는 그 자리에서 물고기를 잘 키우기 위한 준비물을 찾아주시기도 했습니다.
특별하게 무엇을 하지 않아도 웃음과 정으로 가득했습니다.
맛있는 음식과 간식을 나누어 먹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잔치가 끝나고 이웃들이 돌아가실 때 목사님께서 과일과 음식도 나눠주셨습니다.
“명절인데, 명절 음식하고 과일 조금 담았어요. 같이 나눠 먹고 싶어 준비했어요.”
각자의 가정에 돌아가도 잔칫날의 따뜻함을 기억해주시길 바라는 목사님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명절을 구실로 이웃과 인정을 잘 나누고 싶어 하시는 마음이 참 귀합니다.
복지관은 복지를 이루고 더불어 살게 돕는 기관입니다.
사회사업가는 지역주민이 더불어 살게 ‘돕는’ 사람입니다.
이번 설 잔치로 관계가 생긴 이웃들 서로가 잔칫날만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각자의 삶터에서도 서로의 관계가 다양하게 이어지고 흘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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