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들] 마곡장로교회 설 잔치 | 기획 & 준비
- 하는 일/실천 이야기
- 2022. 3. 11. 15:25
(글쓴이 : 정해웅 사회복지사)
마곡장로교회 박성천 목사님과 이 씨 아저씨
마곡장로교회 박성천 목사님과 이 씨 아저씨는
공항동주민센터 희망드림단(이웃살피미) 활동으로 만났습니다.
공항동 희망드림단 활동은 한 달에 두 번,
중장년 남성에게 밑반찬을 전하고 이웃과 관계를 맺으며 인정을 나누는 활동입니다.
목사님은 희망드림단 단원으로, 이 씨 아저씨는 밑반찬 배달을 받으시는 중장년 남성으로 만났습니다.
목사님께서 1년 가까이 이 씨 아저씨 댁을 한 달에 두 번씩 꾸준히 방문했습니다.
꾸준히 안부를 여쭙고 방문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두 분의 관계가 이어졌습니다.
비가 오면 현관에 물이 새는 열악한 주거환경에 거주 중이셨던 이 씨 아저씨가 이사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목사님은 임대주택을 함께 알아보시고 동행하며 도움을 주셨습니다.
서로를 생각하는 이웃이 되었습니다.
저는 21년도 7월부터 희망드림단 단원으로 활동했습니다.
뒤늦게 목사님, 이 씨 아저씨와 관계가 생겼습니다.
‘밑반찬 배달’의 의미를 넘어 이 씨 아저씨와 좋은 이웃 관계를 맺는 목사님의 마음과 자세를 배웠습니다.
밑반찬 배달로 한번을 만날 때도 서로가 근황과 안부를 물으며 한참을 이야기 나눴습니다.
목사님은 이 씨 아저씨의 마음을 살펴주셨습니다.
“여기 이 좁은 방에서 혼자 밥을 먹어봐요. 입맛이 없어요. 사실 외로워서 입맛도 없고, 건강을 챙기기 더 어려웠어요.”
그동안 건강이 좋지 않아 식사를 잘 못 하시는 줄만 알았습니다. 아니었습니다.
사실 외로움 마음이 크셔서 식사를 챙기시는 게 더 어려우셨을 겁니다.
그런 이 씨 아저씨에게 목사님은 꾸준한 관심과 위로로 힘을 주셨습니다.
그 힘으로 이 씨 아저씨는 스스로 이사를 준비하시고 잘 이루셨습니다.
목사님과 이 씨 아저씨의 만남을 지켜보며 관계의 힘을 배웠습니다.
누군가를 생각하는 진실함의 힘을 배웠습니다.
식사 한번 대접하고 싶어요.
박성천 목사님은 희망드림단 활동 외에도 이웃들과 함께
물김치 잔치, 크리스마스 잔치 등을 이루어주셨습니다.
이웃들의 일이라면 흔쾌히 교회 장소를 내어주기도 하셨습니다.
복지관의 일이 아닌 마을의 일로, 이웃들의 일로 함께 해주셨습니다.
그런 목사님의 마음이 감사했습니다.
22년도에도 그 마음을 이웃들과 잘 나누실 수 있도록 거들어드리고 싶었습니다.
21년도 연말, 목사님의 초대로 방화11복지관 이어주기 팀원들과 함께 식사하는 자리가 생겼습니다.
그동안 이웃들과 함께하는 마을활동에 감사인사를 잘 드리고 싶었습니다.
앞으로 목사님이 하고 싶으신 일을 잘 묻고 거들어드리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이 씨 아저씨 이야기, 함께해보고 싶은 마을활동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이 씨 아저씨가 이사하실 때 가보지 못해서 마음이 걸렸어요. 이사도 잘 마치셨다고 해서 식사 한번 대접하고 싶었어요.”
이 씨 아저씨에게 식사 한번 대접하고 싶다는 목사님의 마음을 듣고
다가오는 설에 이 씨 아저씨와 설날 잔치를 해보는 건 어떠신지 여쭤봤습니다.
“잔치요? 저는 이 씨 아저씨랑 간단하게 먹으려고 했는데,
잔치를 한다고 해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희망드림단 활동으로 관계가 생긴 이 씨 아저씨 외 다른 분들도
함께 초대하여 식사 잔치를 하는 건 어떠신지 여쭤봤습니다.
목사님과 이 씨 아저씨의 관계뿐만 아니라,
이 씨 아저씨가 이웃들과 관계가 생기고 어울려 지내셨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구실이 설날이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매년 복지관 주민 모임 ‘풀꽃향기’에서 이웃과 인정을 나누기를 바라시는 마음으로
떡국 떡을 나눠주신다는 이야기도 덧붙여 설명해 드렸습니다.
“명절이 함께 어울리기 좋은 잔치죠. 제가 떡국을 할 줄은 모르지만, 함께할 수 있는 분을 찾아볼게요.”
잔치의 의미를 알아봐 주심에 감사했습니다. 이웃들과 모여 이루는 소박한 떡국 잔치,
상상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식사 한 끼를 하면서도 복지관에서 하는 일에 관해 물어주시고,
이웃들과 함께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주셨습니다.
이웃과 인정을 살리는 일이 어쩌면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드는 사회운동이라는 표현도 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목사님과 같은 좋은 이웃이 있어 힘이 났습니다. 지금처럼 소박하게 이어가고 싶습니다.
할 수 있는 만큼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설 잔치는 설날 이전에 더 구체적으로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목사님이 이 씨 아저씨에게 식사 한번 대접하고 싶으셨던 귀한 마음이 잔치로 연결되었습니다.
박성천 목사님, 고맙습니다.
소박해짐이 발전입니다. 소박해야 뜻이 맑아지고 인정이 자랍니다.
평범한 일상에 녹아듦이 발전입니다.
평범한 일상이라야 평안하고 오래갑니다.
이러므로 사회사업은 평범한 일상으로 소박하게 이루고 누리는 복지를 지향합니다. 「복지요결」 관계
설 잔치 준비 회의 ① | 마곡장로교회 박성천 목사님
설날이 다가오자 ‘풀꽃향기’ 주민모임에서 떡국 떡을 준비해주셨습니다.
신이 난 목소리로 목사님께 연락드렸습니다.
구체적인 잔치 준비를 위해 마곡장로교회에서 목사님을 다시 만났습니다.
누구를 초대해서 잔치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이야기 나눴습니다.
평소 식사에 초대하고 싶었던 이 씨 아저씨와 함께 희망드림단 반찬 배달 활동으로 관계가 생긴
정 씨 아저씨, 홍 씨 아저씨도 같이 잔치하면 어떨지 여쭤봤습니다.
목사님이 이루시는 잔치이다 보니 목사님과 관계가 있는 분들을 초대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목사님은 잔치이다 보니 여럿이 모여 명절 분위기 내면 좋겠다고 하시면서도
오시는 분들 서로가 관계가 없어 걱정되는 마음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잔치에 오시는 분들의 관계와 마음을 먼저 살펴주셨습니다.
이웃들 서로 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생각해 주시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복지관 사업이 아닌, 이웃들의 잔치로 바라봐 주시는 마음이 감사했습니다.
“설 잔치로 관계가 없었던 분들이 서로 이웃이 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목사님이 괜찮으시다면 이 씨 아저씨 주변으로 이웃분들을 함께 초대해 소개해드리고 같이 잔치하면 어떨까요?”
설 잔치로 목사님과 이 씨 아저씨의 관계가 깊어지길 바랐습니다.
이 씨 아저씨가 공항동에 다양한 이웃이 생기기를 바랐습니다.
“좋아요. 다 같이 어울려 지내고 알고 지내는 사이가 되면 좋죠. 그러면 일단 이 씨 아저씨, 정 씨 아저씨, 홍 씨 아저씨께 먼저 연락해서 초대해볼게요.”
그 자리에서 목사님이 직접 잔치에 초대하고자 하는 이웃분들에게 전화하셨습니다.
전화를 받으시는 분들의 목소리가 무척 밝았습니다.
자연스럽게 목사님과 안부와 새해 인사를 나눴습니다.
목사님이 설 잔치의 의미를 설명하고 초대하자 기쁜 마음으로 함께하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평소에 목사님이 이웃분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으셨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희망드림단 활동으로 밑반찬을 전하는 데 그치는 관계가 아니었습니다.
동네 이웃이자 친구와 같은 관계였습니다.
서로에게 우리 동네 둘레 사람으로 어울려 지내시는 관계가 보였습니다.
사회사업에서 사람다움과 사회다움의 핵심 요소는 ‘관계’입니다.
당사자의 ‘인간관계’와 지역사회 ‘이웃 관계’는 ‘당사자의 삶, 지역사회 사람살이’를 세우고 지탱하는 바탕입니다. 이 관계를 살려 욕구를 이루게 돕고 더불어 살게 돕습니다.
관계망은 문제 대처와 해결의 원천입니다. 당사자의 풍성한 탄력성이 됩니다.
지역사회의 풍성한 이웃 관계가 지역사회의 탄력성이 됩니다.
「복지관 지역복지 공부노트」 이웃 관계
홍 씨 아저씨는 연락이 되질 않아 초대하지 못했습니다.
정 씨 아저씨는 최근에 이사하셨지만, 잔치 초대에 흔쾌히 응해주셨습니다.
이 씨 아저씨가 사시는 지역의 이웃도 초대하면 좋겠다 싶어
평소 사회복지사와 관계가 있었던 김 씨 아저씨와 신 씨 아저씨도 초대하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설 잔치로 초대를 하는데 떡국만 대접하는 게 조금 아쉬워요.
명절 분위기 나게 전이랑 고기도 조금 준비할게요.”
소박한 떡국 한 그릇으로 이웃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는 소박한 잔치를 생각했는데,
목사님께서는 명절과 같은 잔칫날의 분위기도 함께 생각해 주셨습니다.
자연스럽게 윷놀이, 화투 등 명절을 대표하는 놀이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밥 먹으면서 웃고 떠들고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잔치 당일을 상상했습니다.
이웃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싶었던 목사님의 마음이 잔치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설 잔치 준비 회의 ② | 김 씨 아저씨
목사님의 설 잔치에 김 씨 아저씨도 함께하면 좋겠다 싶어 연락드렸습니다.
김 씨 아저씨는 최근에 이사하셨습니다.
이사 온 동네 새로운 이웃들과 더 잘 지내보고 싶으신 마음이 있는 분입니다.
“이번에 공항동 마곡장로교회에서 목사님이 이웃분들하고 같이 설 잔치를 해요.
혹시 같이 잔치하시면서 이웃분들 사귀시는 건 어떠세요?”
“좋아요. 안 그래도 이사 오고 나서 이웃분들하고 그런 자리가 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제가 도울 건 있을까요?”
흔쾌히 함께하겠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잔치에 참여만 하시는 것이 불편하셨는지 자신이 거들 수 있는 일을 물어보셨습니다.
떡국은 목사님이 준비해주시기로 하셨고,
함께 잔치하시면서 이웃들과 어떻게 어울리면 좋으실지 여쭤봤습니다.
“뭐 같이 모여서 먹고 이야기하고 하는 게 노는 거죠. 그럼 만두는 제가 준비할게요.
설날인데 떡국만 먹기는 아쉽잖아요.”
소박한 잔치에도 본인이 할 수 있는 만큼 이웃들과 나누려는 마음이 참 귀하게 느껴졌습니다.
김 씨 아저씨, 고맙습니다.
설 잔치 전날 김 씨 아저씨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잔칫날에 가지고 갈 만두를 식당에 주문해놨는데 시식을 한번 같이해보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웃들과 잔치 할 생각에 설레하시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이웃들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마음으로 준비하신 만두가 어찌 맛이 없을 수 있을까요.
시식이 김 씨 아저씨에게 부담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정중하게 사양했습니다.
그럼에도 잔치 때 이웃들과 맛있는 만두를 나누고 싶다며 꼭 함께 먹어봤으면 한다고 하셨습니다.
김 씨 아저씨가 이웃들과 잘 지내고 싶어 하시는 마음입니다. 마을 잔치에 기여하고 싶으신 마음입니다.
스스로와 이웃을 잘 돌보고 싶은 마음이셨을 겁니다.
일종의 어른 구실, 어른 노릇을 하고 싶으신 건 아니실까 생각했습니다.
김 씨 아저씨의 그런 ‘어른’이시고 싶은 마음을 계속 거절할 수 없어 함께 식당에서 만났습니다.
떡국에 만두가 몇 개씩 들어가면 좋을지, 김치만두가 좋을지 고기만두가 좋을지,
김치만두가 너무 매워 다른 분들이 드시기에 불편하지는 않으실지 등
함께 만둣국을 먹으면서도 잔치 생각뿐이셨습니다.
김 씨 아저씨의 마음에 감사함을 표하고 맛있게 먹었습니다.
김 씨 아저씨의 마음 때문인지 지금까지 먹었던 만두 중 제일 맛있었던 기억이 아직 선명합니다.
잔치에 오시는 분들의 연령대를 생각하여 고기만두 위주로 주문을 했습니다.
1인당 3개씩은 먹어야 하지 않겠냐고 오시는 분들의 인원수에 따라 만두를 구매하셨습니다.
설 잔치 준비가 자연스럽게 끝났습니다.
이 씨 아저씨가 마을에서 이웃들과 잘 지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잔치를 준비해주신 박성천 목사님,
새로운 이웃들과 잘 지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잔치를 거들어주신 김 씨 아저씨,
이웃들과 인정을 나누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떡국 떡을 준비해주신 풀꽃향기 회원분들,
모두 주민의 마음에서 출발해 준비한 설 잔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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