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들] 김옥녀 어르신 잔치 진행 및 평가
- 하는 일/실천 이야기
- 2021. 8. 27. 15:14
(글쓴이 : 정민영 사회복지사)
어르신께서 복지관으로 전화를 주셨습니다.
“선생님 내가 지금 길쭉하게 생긴 빵이 생겼는데 우리 잔치 바로 하는 거 어때요?”
다음 주에 미숫가루를 타서 이웃들과 나누는 복날 잔치를 하기로 계획했었는데 어르신께서 지금 바로 잔치를 하자고 제안하셨습니다.
“미숫가루 한 잔 주는 것보다는 빵이 기니까 조금씩 먹기 좋게 잘라서 나눠주면 좋을 것 같은데.”
갑작스러운 어르신의 제안에 놀랐으나 어르신이 이웃들과 나누고픈 마음에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네 저도 오늘 시간 괜찮아요. 오후에 바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잔치 진행
시간 맞춰 어르신 댁으로 갔습니다.
“선생님 많이 놀랐죠? 내가 마침 이 빵이 생겼는데 이거를 주면 좋을 것 같아서 전화했어요. 미숫가루는 너무 성의가 없어 보이는 것 같아서.”
미숫가루 한 잔으로도 충분하지만 더 좋은 음식을 나누고픈 마음이 크셨습니다.
빵을 정성스럽게 하나씩 자르셨습니다.
“선생님 우리 집에 큰 비닐봉지가 없어요. 작은 것밖에 없어서 여기에 넣어야 해요.”
작은 비닐봉지에 빵을 넣는 게 힘들어서 봉지에 빵을 넣는 것만 거들어드렸습니다.
“어르신 그럼 이제 저희 빵과 함께 드릴 편지도 쓸까요?”
“내가 글을 잘 못 써서 부끄러워요.”
말은 부끄럽다고 하셨지만 빈 종이에 글씨 연습까지 하신 후에 연습한 말을 엽서에 옮겨 적으셨습니다.
완성된 편지를 빵과 함께 5층 이웃들에게 전달하러 갔습니다.
“제가 이쪽 라인은 몇 명 얼굴을 아는데 저쪽으로는 다 몰라요. 저쪽으로 먼저 갖다 줘요.”
당신께서 아는 분들에게 주실 수도 있는데 이왕이면 인사 한번 안 해본 분들에게 빵을 전달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집마다 문을 두드렸지만 아쉽게도 댁에 계신 분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저 저쪽에 사는 사람이에요. 빵 한번 드셔보라고 가져왔어요.”
“여기 사세요? 처음 봤네요. 감사해요. 잘 먹겠습니다.”
“이쪽에는 사람들이 없으니까 저쪽에 계신 분들한테 나머지 빵 가져다 줘요”
한 집 한 집 문 두드리며 빵과 엽서를 전달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박해순 어르신 댁으로 향했습니다.
“설날 때 주신 떡국 떡 정말 잘 먹었습니다. 그때 정말 감사했어요. 제가 빵이 생겨서 빵을 좀 가져와 봤는데 이것 좀 드셔보세요.”
“아유 뭘 이런 거를 가져오셨어요. 감사합니다.”
“집에 큰 비닐봉지가 없어서 여기다가 넣어왔어요. 죄송해요.”
“아니에요. 괜찮아요. 잘 먹을게요.”
김옥녀 어르신은 다섯 분에게 빵과 엽서를 전달하셨습니다.
같은 층에 살지만 오늘 빵을 전달하면서 처음 만나는 분도 있었고 복도에서 마주친 적은 있지만 제대로 인사 나누는 것은 처음인 분도 계셨습니다. 또 지난 설날 잔치 때 떡국 떡을 받았던 박해순 어르신께 이번에는 김옥녀 어르신이 빵을 나누셨습니다.
감사인사 및 평가
김옥녀 어르신께 직접 쓴 편지와 함께 감사 인사를 드렸습니다.
어르신이 글씨가 너무 작다고 하셔서 크게 소리 내어 편지를 읽어드렸습니다.
“어르신 제가 어르신께 복날 잔치하자고 제안하셨을 때 어떠셨어요?”
“내가 팔이 안 좋으니까 못하지 싶었는데 선생님이 도와준다고 하니까 했지요.”
“어르신께서 잔치 준비하시고 진행해보셨는데 어떠셨어요?”
“선생님이 도와주니까 힘든 거는 없었죠. 근데 내가 줄 만한 게 없으니까. 우리 처음에 미숫가루 하기로 했을 때도 미숫가루 주는 게 부끄러웠어요. 근데 마침 내가 빵이 생겨서 미숫가루보다는 이게 더 낫겠다 싶어서 빵으로 잔치하자고 한 거예요.”
“잔치 이후로 5층 이웃분들이랑 인사 더 자주 나누고 하셨어요?”
“네 복도에서 마주치면 인사했어요. 끝에 사는 분 있잖아요. 그분이 비닐봉지 새것을 선물로 주셨어요. 그때 우리가 마땅한 봉지가 없어서 하나를 위생장갑에 줬잖아요. 우리 집에 봉지가 없는 줄 알고 새것을 사 왔더라고요. 정말 고마웠어요”
잔치 이후에 박해순 어르신께서 김옥녀 어르신께 위생 봉투를 사서 선물하셨다고 합니다.
“이번에 잔치하면서 새롭게 아시게 된 분도 계시잖아요. 3호 아저씨 분과도 잔치 이후로 만난 적 있으세요?”
“엘리베이터 앞에서 마주치면 인사해요.”
“베란다가 정말 예쁘잖아요. 저희 팀장님께 어르신 댁이 차 마시기 딱 좋은 카페 같다고 사진 보여드렸어요. 팀장님도 정말 예쁘다고 하셨어요.”
“부끄러워요.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서 이웃분들이랑 같이 차 한잔 마시면서 바깥 풍경 바라보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밖에 나무도 보고 좋아요.”
“봄이 오면 벚꽃이 정말 예쁘게 피잖아요.”
“맞아요. 보고 있으면 기분도 좋아져요.”
“이웃분이랑 차 한잔 마시면서 이야기 나누기 정말 좋은데 집에 놀러 오시는 분들은 없으세요?”
“집에 오는 사람은 없지요.”
“이번에 잔치하신 분들 집으로 초대하셔서 차 한잔 마셔도 좋겠어요.”
“나중에 그러면 좋죠.”
“어르신이 이번에 빵을 준비하셔서 이웃들과 나눔을 하셨잖아요. 이렇게 이웃들과 나누는 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좋지요. 제가 변변치 않아서 그렇지. 변변한 음식 있을 때 나누면 좋지요. ”
“9월에는 추석 잔치하고 11월에는 김장 잔치하는데 다음에 또 잔치에 참여할 마음이 있으세요?”
“아휴 못해요.”
“이번에 했던 것처럼 소박한 잔치하는 거예요.”
“나눠드릴 만한 게 있으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르신께서 준비한 음식이 변변치 않아서 본인이 이웃들과 나누는 복날 잔치했다는 것을 부끄럽다고 표현하셨습니다.
어르신이 직접 준비하셔서 이웃들에게 마음 전하고 인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고 어르신이 먼저 이웃들에게 나눔을 하시니 박해순 어르신도 작은 선물을 하셨을 겁니다.
이런 의미를 어르신께도 다시 한번 설명해 드렸습니다.
처음에는 좋은 것을 나눠야 한다는 부담이 있으셨지만 이번에 소박한 잔치를 경험하시면서 부담 없이 당신 것을 나누시면서 이웃들과 어울리시기를 바랍니다.
김옥녀 어르신이 먼저 이웃들에게 인사하고 나누니 또 다른 나눔으로 돌아왔습니다.
이후에도 동네사람들 잔치가 이웃과 나누는 문화를 형성하고 이웃 관계망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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