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사회적 고립가구에게 문을 두드리다 (feat. 청년지 특별기고문 원고)
- 하는 일/실천 이야기
- 2021. 4. 21. 11:38
‘똑똑~’ 사회적 고립가구에게 문을 두드리다
고독사, 우리 사회의 그림자
2020년 12월 3일, 재건축을 앞둔 방배동 다세대 주택에서 김 모씨가 숨진채 발견되었습니다. 돌아가신지 5개월 만입니다. 인간의 마지막 죽음조차 외로운 현대사회입니다. 홀로 죽음을 맞이하고 뒤늦게 발견되는 고독사가 늘어났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복지관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외로움과 고독사의 원인과 대안이 모두 복지기관과 사회복지사에게만 있다고 말하기 어렵겠지만 분명 우리의 몫이 있을 겁니다. 주민의 힘을 모으고 뜻을 같이 하는 기관과 연대한다면 밖에 나올 엄두조차 나지 않는 사회적 고립가구를 찾고 그 분들의 일상을 회복하는 일이 조금씩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울시복지재단 사회적 고립가구 지원사업 선정되기까지
서울시복지재단에서 사회적 고립가구를 돕는 일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이 일을 함께할 복지기관을 공모사업으로 모집했습니다.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도 이 지원사업을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우리 복지관은 동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한 지 3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복지관 중심이 아니라 지역 중심으로 일하며 여러 이웃을 만났습니다. 이 지원사업이 사회적 약자와 고립가구를 더 깊이 찾고 만날 수 있는 마중물이 되리라 판단했습니다. 관리자 회의에서 이 사업이 무엇인지, 우리 기관과 지역에 필요한 사업인지, 조직 전체가 이 사업을 어떻게 추진할지, 누가 이 사업을 총괄할지 충분히 의논해서 결정했습니다.
관리자가 이 지원사업 신청서를 함께 작성했습니다. 온라인 사업설명회에 참여하여 이 사업의 방향성을 살폈습니다. 어떻게 이 일을 이룰지 세부사업을 구체적으로 의논했습니다. 사업명은 복지관 직원에게 공모했습니다. 사업명은 <사회적 고립가구를 찾아 관계의 첫걸음읏 잇는 ‘똑똑’>으로 정했습니다. 부지런히 당사자와 지역사회를 만나며 ‘똑똑’ 문을 두드리고 마음의 문까지 열자는 뜻입니다.
서울시 내에 50여 곳이 넘는 복지기관이 이 사업을 지원했는데 10개 기관 안에 선정되었습니다. 모두가 함께 노력한 덕분입니다.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이 준비된 기관이기 때문입니다.
‘똑똑’ 사업을 상상하며
‘똑똑’ 사업은 크게 네 가지 흐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① 내외부 지원체계 만들기, ② 사회적 고립가구 찾기 ③ 사회적 고립가구 지원하기 ④ 지역사회에 알리기> 입니다.
똑똑 사업은 전체 직원이 함께 합니다. 직원회의 직원교육 직원워크숍 외부자문으로 관점과 생각을 맞춰 나가고 공부합니다. 동네 구석구석을 다니며 사회적 고립가구를 찾고 만나고 지원합니다. 외롭고 힘들 때, 누군가 도와줄 사람이 있고 기관이 있다는 사실을 지역사회에 널리 알립니다.
지난 4월 28일 (수), 첫 번째 직원교육으로 서울시복지재단 송인주 연구위원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서울시에서 고독사 문제를 오랫동안 연구해오신 분입니다. 다양한 고독사 실태와 유형을 알려주셨습니다. 이들을 끌어낼 수 있는 힘은 역시 ‘관계’임을 알았습니다. 외로울 때, 아플 때, 경제적으로 힘들 때, 누군가 한 명에게만이라도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산다고 했습니다.
고독사 문제를 풀어가는 일은 의료 주거 경제 인구 도시화 저출산 사회정책 등 모든 영역이 함께 이루어야 하지만 사회복지사라면 이런 좋은 이웃 관계를 주선하고 잇는 역할임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기존에 우리 복지관이 소박한 잔치, 이웃 동아리, 지역사회 캠페인 등으로 이루어온 일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앞으로 3년 동안 사회적 고립가구 지원사업 ‘똑똑’ 사업을 이루어 갑니다. 전체 직원이 방화2동과 공항동 구석구석을 다니며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찾고 지원할 겁니다. ‘똑똑’ 문두드림이 주민에게 작은 도움의 손길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 이 글은 서울YMCA에서 발행하는 소식지인 '청년지' 5월 원고에 쓴 글입니다.
* 청년지 전체 원고는 서울YMCA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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