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실습지도
- 하는 일/실천 이야기
- 2020. 10. 27. 09:53
코로나19와 실습지도
방학 때마다 실습지도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지난겨울 실습도 풍성하고 재미있게 이루었습니다.
겨울 실습이 끝나자마자 여름 실습을 계획했습니다.
동네에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일을 상상하고 준비했습니다.
때마침 코로나19가 퍼졌습니다.
신종플루나 메르스처럼 스쳐 지나갈 줄 알았던 상황은 시간이 지나도 호전되지 않았습니다.
연초에 계획한 다른 복지관 사업도 대부분 멈추었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코로나19는 복지관 사업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도 바꾸어 놓았습니다.
복지관도 더 이상 사업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방식이 아니라
코로나19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모색해야 했습니다.
아이들과 마을 이웃을 가까이에서 밀접하게 만나는 실습지도도 우려가 많았습니다.
복지관 많은 사업도 주민을 만나지 못하고 있고 7~8월 여름방학 때 코로나 추이가 불투명하니
실습생 모집하는 일도 조심스러웠습니다.
코로나19로 실습지도를 하지 않는 복지관이 더욱 많아졌습니다.
2019년 말, 사회복지 현장실습 기관을 새롭게 선정하고 강화하면서 더더욱 현장실습을 시행하는 기관이 적었습니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서는 코로나19 유행에 따라 사회복지 현장실습 이수기준을 완화했습니다.
120시간 기준 가운데 기관에서 80시간만 직접 실습을 하고
학교에서 40시간 간접실습을 해도 된다는 지침이 내려왔습니다.
그럼에도 학교마다 간접실습을 할 수 있는 여건과 상황은 모두 달랐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코로나19 유행으로 실습기관·학교·협회 모두 충분한 준비를 마련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방화11의 실습지도
코로나19 상황에서 방화11은 실습지도를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갈지 정리가 필요했습니다.
나름의 기준과 준비를 하기로 했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진행하는 단기사회사업 실무자 워크숍을 했습니다.
머리를 맞대며 어떤 사업으로 과업을 이룰지 궁리했습니다.
한두 명이나 소규모의 친밀한 관계로 자연 속에서 소박하게 이루는 개별사회사업 중심으로 실천하기로 했습니다.
코로나19 단계가 격상되면 물리적 공간에서는 개인별로 활동하고
가상 공간에서 집단으로 함께 기획 준비하는 방식의 집단사회사업을 이루기로 했습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함께 의논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있으니 힘이 났습니다.
지속적으로 서로 정보와 생각을 나누기로 했습니다.
복지관에서는 먼저 코로나19 전에 계획한 2박 3일 여행은 모두 당일 여행으로 바꾸었습니다.
함께 숙박하면서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거리를 두는 일이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100명 이상이 마을 공터에 모여 함께 물놀이 마을잔치를 계획했는데 취소했습니다.
방역수칙을 지키며 소규모로 모일 수 있는 사업으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평소처럼 6주 동안 270시간 이상을 계획하되,
코로나 상황이 격상되면 비대면 활동을 중심으로 실습 이수 기준인 120시간으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이 과정을 실습 모집 공고에 자세히 안내하고 지원자에게도 개별적으로 한 번 더 설명하기로 했습니다.
여러 상황을 대비하고 준비했습니다.
실습생 선발, 당사자 면접
소규모 야외활동을 중심으로 기획
이번 여름은 7명의 실습생과 함께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실습지도자 1명이 동시 지도할 수 있는 학생 수가 5명에서 10명으로 완화되었고,
선발 과정 끝에 7명과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코로나19로 직접실습은 기관에서 80시간만 해도 되지만 270시간이 넘는 과정에 지원한 겁니다.
대부분 방화11 실습 과정을 이미 알고 사회사업을 잘 배우고자 하는 열정으로 지원했습니다.
이런 학생들이 지원했으니 뜻있게 잘 이루어가고 싶은 마음이 커졌습니다.
실습생 전원이 공통과업으로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께 마음 전하기 생활복지운동을 하기로 했습니다.
개별과업으로 윤동우 님 가족여행, 무럭무럭 가족여행, 초등학생 여름 여행, 중학생 여름 여행,
고등학생 여름 여행, 자전거 여행, 배드민턴 마을 선생님, 반려동물 사회사업까지 8개 과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모두 10인 이하 소규모 모임으로 야외활동을 중심의 활동입니다.
코로나19 상황에 맞추어 사업을 이루어가기로 했습니다.
가족과 애정, 이웃과 인정이 깊어지는 실습
4개 단지 아파트에서 7명의 실습생이
공통사업으로 ‘경비원 아저씨께 마음 전하기’ 아파트 생활복지운동을 진행했습니다.
자신이 사는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께 마음 전하기 생활복지운동을 했습니다.
아파트 사는 이웃이 기획단으로 함께 모여 생활복지운동을 준비했습니다.
수많은 붙임쪽지를 보며 경비원 아저씨를 생각하는 주민이 많음을 알았습니다.
기획단이 서로 가까워졌습니다.
이웃 인정이 깊어졌습니다.
공동체를 생동하는 일이 자연 생태를 생각하는 적극적 실천
"사람 사이 관계를 생동하게 하는 복지관 본연의 일에 충실합니다.
사람 사이 관계가 살아나면 이것이 자연 생태에도 이롭습니다.
더욱 복지관답게, 사회사업가답게 일하면 자연스레 환경에도 이롭게 됩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습니다."
- ‘코로나 이후 사회복지사로 더욱 힘써야 할 일’ 소책자
실습이 끝나고 복지관 동료들과 코로나19와 관련한 공부모임을 했습니다.
먼저 구슬꿰는실 김세진 선생님께서 쓰신 ‘코로나 이후 사회복지사로서 더욱 힘써야 할 일’ 소책자를 읽었습니다.
코로나19의 원인은 환경을 파괴하는 인간의 생활방식에 있습니다.
관계를 생동하게 하는 일이 복지관 사회사업가답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습니다.
이웃 사이 공동체성이 살아나고 생동하면 자연스레 둘레 자연환경에도 덜 해를 준다는 겁니다.
‘생활 속 거리두기’가 격상이 되고 비접촉 비대면 사업이 강조되지만
복지관에서 주로 만나는 약자는 온라인 영상과 기기에 익숙하지 않으니 관계의 고립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 더더욱 단순하고 소박한 일상으로 도와야 한다고 합니다.
방역수칙을 따르면서도 직접 만나 이룰 수 있는 일들을 궁리하고,
대규모 동원 행사를 내려놓고 소규모 일상 만남에 힘쓰자고 했습니다.
푸른복지사무소 양원석 선생님의 ‘코로나 충격과 사회사업’ 영상도 복지관 동료들과 공부했습니다.
이 내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개인 중심 관계망 사업을, 일상으로 일상을 이루는 방식으로,
사회 생태와 자연 생태를 살리는 방식으로 사업을 하자고 했습니다.
온라인 도구를 사용하더라도 약자가 소외되는 사안에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함께 하는 방식, 디지털 매체와 아날로그 매체를 함께 하는 방식도 제안하며
여러 예시도 보여주셨습니다.
소규모 일상 관계를 돕는 일은 양원석 선생님과 김세진 선생님께서 꾸준히 사회복지 실천 운동으로 이어온 일입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건물과 서비스 중심이 아니라 지역사회 중심으로,
사회복지사가 주체가 아니라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주체로,
복잡하고 화려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단순하고 소박한 일상으로 이루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는 코로나19가 잠잠해지더라도 복지관과 사회사업가의 정체성에 맞는 일입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이 방식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했습니다.
이번 실습에서 모든 과업이 이러했습니다.
7명의 실습생이 담당한 개별과업과 아파트 생활복지운동은 소규모 일상을 돕는 소박한 방식이었고,
아날로그 방식으로 온라인 소외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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