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개화동 식사모임 첫 만남!!

글쓴이 : 방소희 사회복지사
 

지난 10월, 박용금 통장님께서 18통 잔치를 이뤄주셨습니다. 18통 잔치가 주민관계의 첫 단추였다면, 이번 모임은 두 번째 단추입니다.  당시 잔치에 초대받은 이웃분들께 가끔 만나서 함께 식사하는 식사모임을 제안드렸습니다. 잔치 때 식사모임 좋다고 말씀해주신 최 씨 아저씨, 박 씨 아저씨, 이웃모임을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신 이 씨 어르신 총 세 분과 함께 만났습니다. 


식사모임 당일의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이 씨 어르신과 나눴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이 씨 어르신은 상사마을에 거주하는 정 많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이십니다. 처음 만나 인사드렸을 때에도 복지관에서 하는 여러 모임에 관심을 많이 가지셨습니다. 당시에는 신규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는 모임이 없어 아쉽게도 모임으로 주선하지는 못했습니다.
 
이 씨 어르신께서 복지관에 저를 만나러 찾아오셨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이 씨 어르신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어르신의 살아온 이야기부터 그 안에서 사람관계에 대해 느끼셨던 점까지...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되는 점도 많았고, 그동안 이렇게 말씀하시고 행동하신 게 이런 이유 때문이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며 어르신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지점들이 생겼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르신께 조심스럽게 이웃모임을 제안드렸습니다. 감사하게도 어르신께서 이웃모임 너무 좋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어떤 모임이든 제가 하는 모임이면 잘 될 수 있게 옆에서 돕고 싶다고 덧붙이셨습니다.


첫 모임 장소는 이 씨 어르신께서 추천해주신 개화산역 인근에 있는 장원순대국에서 했습니다. 함께 순댓국을 먹으며 통성명을 하고 인사나눴습니다. 
 
"형님은 언제부터 이 동네 사셨어요?"
"평소에 뭐 하면서 지내요?"
 
제가 먼저 적극적으로 거들지 않아도, 세 분께서 이야기를 삼삼오오 나누기 시작하셨습니다.

식사를 마친 뒤 개화동 내촌마을에 있는 윤뜰카페에서 함께 차 마셨습니다. 세 분께서는 평소에 카페를 자주 방문하시지는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주로 벽다방 이용하죠."
"벽다방이 뭐예요?"
"자판기 커피요~"
 
자주 이용하는 공간은 아니지만 추운 겨울 함께 담소 나누기엔 카페만 한 곳이 없습니다.  모두 정답게 따뜻한 바닐라 라떼를 주문했습니다. 주문한 라떼가 나오고 제가 사진을 슥 찍었더니 이 씨 어르신께서 한마디 하셨습니다.
 
"아이 선생님~ 이거 사진을 그렇게 찍으면 예쁘게 안나오죠. 기다려봐요."
이 씨 어르신께서 예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네 잔의 커피를 한 데 모아주셨습니다.
 
이번 만남을 귀하게 여기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 씨 어르신의 마음이 느껴져 뭉클했습니다.

카페에서 이 씨 어르신께서 종이에 메모를 하셨습니다. 무얼 적으시나 하고 봤더니 박 씨 아저씨, 최 씨 아저씨께 연락처를 묻고 적고 계셨습니다. 그 자리에서 서로 번호도 교환하셨습니다.
 
"내가 공연 관람하는 것들 많이 알아요. 다음에 나랑 같이 가요. 대신 다음에 나도 낚시 알려줘요."
"허허 좋지요~"
 
최 씨 아저씨는 낚시를 좋아하십니다. 두 분이 이야기를 나누시며 서로의 취미를 공유하시며 최 씨 아저씨가 낚시를 좋아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씨 어르신께서도 함께 낚시를 하고 싶으셨던 것 같습니다. 주민 관계가 이어지는 모습을 직접 보니 너무 뿌듯했습니다. 앞으로도 이 모임을 꾸준히 잘 이루고 싶은 마음이 커졌습니다. 다음 달에도 개화동 식사모임은 계속됩니다! 앞으로 모임에서 펼쳐질 많은 이야기들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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