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친구들] 10월 부모 모임 | 영종도 나들이
- 하는 일/실천 이야기
- 2024. 12. 19. 16:51
부모 모임 준비
완연한 가을입니다. 올해 세 번째 부모 모임은 가을 나들이를 가기로 했습니다. 지난 두 번의 부모 모임은 동네에서 함께 회의하고 학습하는 주제였다면, 이번엔 가을을 맞아 가까운 근교로 나들이를 하기로 했습니다.
작년 가을에도 파주 오두산 전망대에서 처음 엄마 모임을 할 때도 육아를 벗어나 엄마들과 오롯이 시간을 보내니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누구누구 엄마라는 존재로 늘 가사와 육아에 집중하는데 이 시간만큼이라도 자녀들 없이 엄마들과 쉼과 여유를 갖기를 바랐습니다. 매달 진행하는 동네친구들 가족 활동도 늘 아이들이 많아 아이들을 살피느랴 엄마들과 대화하고 교제하는 시간이 부족합니다. 이번 부모 모임이 엄마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입니다.
가장 많이 올 수 있는 날로 정했습니다. 아침에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놓고 최대한 늦게까지 시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9명이 모이기로 했습니다. 이 모임에 오고 싶어 일정을 조정해서 오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다둥이 정연희 님은 생후 10개월 된 막내 하영이와 함께 오기로 했습니다.
나들이 장소는 가까운 영종도로 정했습니다. 바다를 볼 수 있는 해안 둘레길도 걷고 가을 단풍도 볼 수 있는 공원도 산책하기로 했습니다. 맛있는 밥도 먹고 근사한 카페도 가기로 했습니다.
부모모임 이야기
나들이 날이 밝았습니다. 일기예보는 흐리다고 했는데 다행히도 새하얀 구름에 파란 하늘이 보였습니다. 나들이 하기에 좋은 날씨입니다.
아파트 입구에 모였습니다. 한명 한명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오랜만에 육아를 벗어나 엄마들을 위한 시간을 보내는 만큼 근사한 옷을 입고 오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어느 분은 이런 시간이 흔치 않다며 오랜만에 예쁘게 화장하고 오시기도 했습니다. 모두 모이기 전까지 재잘재잘 수다 떨며 기다리는 모습에서 나들이를 앞둔 설렘이 느껴졌습니다.
오전 9시 30분, 영종도로 출발했습니다. 공항동은 서울 가장 서쪽 끝에 있어 조금만 벗어나도 바다와 영종도가 가깝습니다. 30분 거리에 있는 영종도는 동네와 멀지 않지만 나들이 설렘을 만끽 할 수 있는 좋은 장소입니다.
먼저 영종도 북쪽에 있는 예단포 둘레길을 걸었습니다. 최근 쉽고 아름다운 길로 유명한 곳입니다. 평일 오전이라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계단만 조금 올라가면 마치 제주도 한 장면처럼 멋진 풍경이 펼쳐집니다. 모두 감탄하면서 걸었습니다. 여고생처럼 서로 사진도 찍어주며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고희영 님은 늘 누군가가 사진을 찍어주니 단체 사진이 없다며 무거운 삼각대를 가져오셨습니다. 다함께 걷기도 하고 둘씩 짝을 지어 걷기도 했습니다. 둘레길 끝에 근사한 정자까지 걸었습니다. 때마침 파란 하늘과 바다가 더욱 짙어졌습니다. 탁 트인 풍경을 바라보며 한참을 쉬고 대화했습니다. 주차장 쪽으로 내려오는 길도 있었으나 길이 아름다우니 왔던 길로 되돌아 내려왔습니다.
점심으로 칼국수를 선택했습니다. 식당 3곳 정도 가운데 어디로 갈지 엄마들과 현장에서 의논했습니다. 식당은 영종도 남쪽 구읍뱃터 옆 씨사이드파크 근처입니다. 식사하고 공원 산책하기에 딱 좋은 일정입니다.
조금 이른 점심으로 식당에 일찍 도착했습니다. 평일 이른 점심이라 그런지 넓은 식당에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편하게 앉아 식사를 주문했습니다. 동네친구들 강미애 님께서 홍합부추전을 사셨습니다. 덕분에 먹거리가 더욱 풍성합니다. 식사 때가 되니 정연희 님의 막내 딸 하영이도 분유 시간이 되었습니다. 엄마들이 서로 살펴주며 함께 식사했습니다. 같은 엄마이고 서로 상황을 잘 아니 돕고 배려하는 일이 자연스럽습니다. 덕분에 정연희 님도 식사를 잘 하셨습니다.
인근에 있는 공원 씨사이드파크를 산책했습니다. 주차장 바로 옆에 영종역사관도 있습니다. 입장료가 1,000원으로 저렴합니다. 다음에 아이들과 함께 올 때는 꼭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영종도의 역사와 여러 체험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공원 곳곳에 다양한 주제로 산책하기 좋습니다. 멋진 포토존에서 함께 사진도 찍었습니다. 숲체험장은 은행나무가 물들기 시작했습니다. 놀이터에서 엄마들과 동심으로 돌아가 함께 어울렸습니다. 쭉쭉 뻗은 멋진 나무가 근사한 풍경을 자아냈습니다. 가족들과 자녀들과 함께 오기 좋은 곳입니다.
공원 중앙에 돌로 된 발지압 산책로가 있었습니다. 한명 두명 신발을 벗고 올라가더니 어느새 모두 신발을 벗고 함께 발 지압을 했습니다. 시원한 지압에 고통인 듯 환호인 듯 소리를 내질렀습니다. 누군가의 제안으로 모두 발을 한 곳에 동그랗게 모아 사진도 찍었습니다. 젊은 청년들의 감성 같다며 즐거워했습니다. 곳곳에 빨갛게 익어가는 단풍도 아름다웠습니다.
공원 한 곳에 시원한 그늘 밑에 해먹과 벤치가 있었습니다. 윤주희 님과 장홍웨이 님은 동심으로 돌아간 듯 해먹에 누워 서로 손을 잡고 흔들었습니다. 벤치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니 쭉쭉 뻗은 나무와 사이사이 보이는 하늘이 멋졌습니다.
마지막으로 공원 안에 있는 태평루에 올랐습니다. 멋진 누각에 올라서면 인천대교와 월미도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시원한 바다 풍경에 모두 감탄했습니다. 공항동에서 30여 분 만에 올 수 있는 곳이니 놀랍습니다. 오늘은 부모모임으로 왔지만 다음에 가족활동으로 오기에도 좋습니다. 바로 옆에 레일바이크도 있어서 즐길 거리도 많습니다.
공원을 빠져나와 인근에 있는 카페에 갔습니다. 빌딩 10층에 통유리로 되어 멋진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곳입니다.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감탄했습니다. 저마다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근사한 사진을 찍었습니다. 각자 차를 주문했습니다. 김아진 님이 일 년 동안 함께한 이웃들에게 감사한 마음에 빵을 대접했습니다. 윤주희 님은 시골에서 올라온 귤도 내어주셨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감사했습니다. 예단포 둘레길과 씨사이드파크를 걷고 카페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차를 마시니 자연스럽게 수다가 이어졌습니다. 더할 나위 없는 가을 나들이입니다.
아이들 하교 시간이 되어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공항동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서로 대화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오늘 나들이로 엄마들 사이도 한 걸음 더 가까워졌습니다. 아이들 없이 오롯이 엄마들과 함께 걷고 먹고 즐긴 하루 덕분입니다. 이런 시간을 더욱 자주 갖고 싶습니다.
뒷이야기
나들이에서 돌아오는 길에, 단체 대화방에 오늘 하루 소감과 감사가 쏟아졌습니다. 그 내용을 일부 정리해서 소개합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가을 나들이를 했어요. 한해동안 수고한 엄마들과 서로 감사하고 축하하며 내년을 기약하며 새로운 마음가짐도 갖게 되었어요. 오늘 나들이는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산책이었어요. 이 가운데 삶의 여유도 찾고 시원한 바람도 맞으면서 이야기 나누었어요. 자연스럽게 웃고 즐기니 스트레스도 해소되더라고요. 우리 모임은 어느 동네에서도 찾을 수 없는 모임 인 것 같아요. 방과 귤 나눠준 이웃들에게 고마워요. 나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나의 것을 나눌 때 더 행복하고 기쁘더라고요. 우리 동네친구들의 선한 영향력이 공항동과 마곡동 곳곳에 펼쳐나가길 소망해요. 함께 찍은 사진을 보니 꽃보다 아름다워요. (강미애 님)
늘 아이들 챙기는 것에 익숙하다가 온전히 저만을 위한 나들이를 떠나서 즐거웠어요. 아이들과 함께 갔을 때는 풀과 나무도 보이지 않았는데, 오늘 여유롭게 산책하다보니 오히려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낄만큼 자연을 만끽하고 즐거웠어요. (김아진 님)
아이들 없이 엄마들만의 나들이! 짧은 시간에 짜임새 있게 좋은 여행지를 누렸어요. 무엇보다 징징거리는 아들 없이 착하고 다정한 이웃들과 여러 소식을 주고받으며 웃고 떠들다 왔어요. 강미애 님이 사주신 부추전, 아진 님이 통크게 사주신 맛있는 빵도 고맙습니다. (신정혜 님)
오늘 힐링의 시간이었어요. 지난주에 너무 정신없고 기운을 내야 할 일들이 있었는데 오늘 맛있게 먹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걷고 이야기 나누다 보니 마음이 차분하게 정리되더라고요. 늘 다정하고 친근한 우리 동네친구들 고마워요. 하나하나 좋은 추억이에요. (이제연 님)
막내 하영이와 단둘이 나들이 온 것은 처음이에요. 하영이가 차에서 잘 있을까, 많이 울지는 않을까, 엄마 품에서 안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많았어요. 좋은 날씨로 바뀐 것처럼 하영이도 잘 있어줘서 고마웠어요. 엄마들이 서로 하영이를 살펴주고 가방도 들어주신 덕분이에요. 시간이 부족한게 아쉬울 정도로 잘 누렸어요. (정연희 님)
아침부터 분주히 움직여 아이들 학교에 보냈어요. 썰렁해진 날씨와 영종도 가는 길에 소나기도 만났지만, 차에서 내리니 맑은 날씨로 바뀌었어요. 함께 걷고 즐기며 서로가 서로를 사진 속에 담아주기도 했어요. 오늘이 좋은 추억이 되었어요. (고희영 님)
동네친구들 덕분에 즐겁게 놀고 먹으며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늘 동네친구들 덕분에 멋진 경치도 보고 함께 즐겁게 어울리고 맛있는 음식도 먹을 수 있어서 행복해요. (장홍웨이 님)
설레는 마음으로 영종도로 출발하니 차창 밖으로 가을이 물드는 것이 보였어요. 아이들 없이 놀러 가보는 것이 너무 오랜만이라, 공항동 익숙한 길도 그저 신기하고 새롭게 보이더라고요. 어른도 놀고 싶고 쉬고 싶다는 것을 알았어요. 꽃과 가을 공기, 놀이기구, 해먹, 물빠진 서해 갯벌, 바다와 구름. 이 모든 것이 넘치도록 감사했어요. (박선옥 님)
나들이를 잘 누렸던 것만큼 소감과 후기도 풍성했습니다. 서로 한 걸음 더 가까워졌듯이 나들이 이후 카카오톡 단체대화방도 더 활발해졌습니다. 가까운 마곡하늬공원 저녁 번개 모임도 많아졌습니다. 이렇게 동네에서 좋은 친구로 더욱 세워져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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