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들] 주강희 통장님 떡국 잔치┃평소 하던 만큼만
- 카테고리 없음
- 2022. 2. 24. 17:00
(글쓴이 : 김민경 사회복지사)
잔치 궁리┃제안할 분 찾기
설날은 이웃과 인사 나누기 좋은 구실입니다.
지난 11월 11단지에서 어르신과 한 번, 개화동에서 통장님과 한 번 김장잔치 신나게 이뤘습니다.
가능하다면 이번 잔치는 나눔 주민 경험이 있는 당사자의 둘레관계 속 이웃,
처음 잔치 참여해보는 이웃과 함께하고 싶었습니다.
개화동 통장님, 이웃기웃 신청자, 팀장님이 소개해 주신 당사자에게 연락 드려봤습니다.
“배우는 게 있어서 이웃을 소개해 줄 시간이 없어요. 같이하면 좋은데 아쉽네요.”
“새벽에 일하고 끝나면 오후 한 시예요. 시간이 늦어서 같이 하기 어렵겠어요.”
시간이 맞지 않아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이해합니다.
또 어떤 분에게 제안 드릴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22통 주강희 통장님이 잔치 하실 수 있다는데 민경 선생님이 함께할래요?”
같은 팀 박성빈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곁에있기1팀 담당 구역에 있는 주강희 통장님께서 흔쾌히 잔치 할 수 있겠다고 하셨다 합니다.
주강희 통장님은 지난 추석 잔치에 나눔 주민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으십니다.
잔치 첫 참여자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신입 사회복지사라 주강희 통장님을 만나 뵌 적이 없습니다.
이번 잔치는 주강희 통장님과 만날 수 있는 좋은 구실입니다.
지난 추석 통장님께서 소개해 주신 아동 가정이 있었습니다.
아버지와 두 자녀가 함께 거주하는 가정입니다.
담당자에게 아이들과 연락은 해봤는지 가끔 물어보고는 하셨습니다.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소개해 준 아이들에게 떡국을 끓여 나누시면 어떠실지 여쭈었습니다. 그 정도는 가능하니 함께하겠다고 하셨습니다.
“나눔은 소통의 창구예요. 예전에는 동네 사람들이 한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들이었는데 지금은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몰라요. 그런데 이렇게 서로 나누도록 도우니까 친밀감이 생기죠. 이런 방식으로 이웃들과 계속 나누면, 나누는 문화가 확산되고 이웃들 서로 가까워지고 친밀감이 생길 것 같아요. 이웃들이 다툴 일이 있어도 무마되고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동네가 되고요. 뭐든 나누면서 마음이 녹아내리는 게 있거든요. 나눔은 좋은 거예요. 관계가 좋아져요. 결국은 세상을 바꾸는 일이에요.”
- 2021 추석 잔치 주강희 통장님 인터뷰
‘이웃과 인정을 나누고 이웃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서로 나누는 문화가 확산된다.’
동네사람들 사업이 원하는 방향입니다.
복지관과 같은 방향과 뜻을 가진 주강희 통장님과 함께 하는 떡국 잔치 기대 됩니다.
잔치 준비┃떡국을 끓이려 했지만
잔치를 진행하기 며칠 전 아이들이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센터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집에 오면 8시입니다. 떡국을 먹기에는 다소 늦은 시간입니다.
떡국 떡을 나누고 아버님께서 직접 조리하여 아이들과 나눠 먹기를 바라지만,
아버님이 혼자 요리를 하시기에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나중에 간식을 나눌게요. 이번에는 다른 이웃에게 나눠야겠어요.
입맛에 맞게 끓여 드시도록 떡국 떡을 나눌게요.”
주강희 통장님은 평상시에도 22통 이웃을 잘 챙기고 계셨습니다.
곡식이나 먹거리가 생기면 이웃에게 나누셨다고 합니다.
통장으로서가 아닌 이웃으로서 나누셨습니다. 이웃이 부담스럽지 않게 잘 해오셨습니다.
이번 잔치는 통장님께서 잘해오시던 일을 한 번 더 하시도록 거드는 겁니다.
통장님께 어떤 분들에게 나누실지 여쭈었습니다.
혼자 사시는 중년 남성 세 분에게 나누겠다고 하셨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음식을 해서 나누기가 어려운 점,
개인의 입맛에 알맞게 끓여 드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떡국 떡을 나누기로 했습니다.
떡국을 끓이며 주강희 통장님에게 22통 사람살이 이야기를 듣고 싶었습니다.
그러지 못하게 됐습니다.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괜찮습니다.
이번 잔치를 구실로 주강희 통장님과 관계를 맺어 나가면 됩니다.
통장님은 올해 2월이 마지막 임기라고 하셨습니다.
다음에 기회될 때 그동안 통장님으로서 해오셨던 일, 좋았던 기억, 22통 사람살이, 다양한 이야기 듣고 싶습니다.
잔치 진행┃22통 이웃 만남
이웃에게 나누기 위해 떡국 떡을 같은 양으로 소분 했습니다.
“내가 미리 연락 드려놨어요. 바로 가면 돼요.”
통장님이 앞장 서시고 사회복지사는 뒤를 따릅니다.
인사도 설명도 통장님이 먼저 하십니다. 통장님 말씀 뒤에 사회복지사가 인사드렸습니다.
“떡국 떡이 생겼는데 생각나서 가지고 왔어요.
끓여서 나누면 좋을텐데 코로나 때문에 원하는 대로 조리해서 드시면 될 것 같아요.”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에서 근무하는 박성빈, 김민경 사회복지사예요.
통장님이 떡국 떡 나누고 싶다고 하셔서 같이 왔어요.”
“네 감사합니다. 잘 먹을게요.”
이웃 세 분 모두 감사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웃집에 방문하는 모습, 떡을 나누며 이야기하는 모습이 자연스럽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이 괜찮아졌을 때,
통장님 댁에 이웃을 초대하여 음식 나눠 먹으며 이야기 꽃을 피우는 모습을 상상해 봤습니다.
이웃이 이웃을 서로 챙기며 함께 음식을 나눠 먹는 모습, 동네가 들썩 들썩하는 모습, 상상만 해도 즐겁습니다.
“통장님이 이렇게 떡 나누셨는데 어떠셨는지 여쭙고 싶어요. 다음번에 방문해서 이야기 나눠봐도 괜찮을까요?”
“네 괜찮으니 오셔도 돼요.”
올해 동네사람들은 참여주민에게도 질문을 합니다.
잔치 당일 그 자리에서 질문하며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지만,
통장님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웃분들과 길게 이야기를 나누기는 어려웠습니다.
다음에 방문하여 이야기 나눠보기로 했습니다.
“애들이 센터 끝나고 오면 8시라고 했죠? 저녁도 먹고 올텐데 밥을 해서 먹이기도 어렵겠네요.
다음에 간식 사서 애들 먹으라고 가져다 줄게요.”
본래 나누려고 계획했던 아이들도 잊지 않고 챙기겠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주변 이웃 잘 챙기시는 통장님이 계시기에 이웃과 인정이 흐르는 22통일 겁니다.
잔치 평가┃감사인사
주강희 통장님과 잔치 잘 마쳤습니다.
덕분에 22통에 거주하시는 이웃 세 분과 인사 나눴습니다.
주강희 통장님을 뵙고 감사인사를 전하기 위해 준비를 마치고 연락을 드렸습니다.
현재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 만나기가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감사인사 의미가 사라지기 전에 해야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했습니다.
전화로 감사인사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1. 사회복지사가 잔치 제안했을 때 어떠셨어요? "해봤던 거라서 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이웃 간의 관계를 위해서 진행하는 거니까 코로나만 아니면 떡국도 끓여 먹고 부침개도 부쳐 먹고 했을 거예요. 지금은 서로 피해야 하는 기간이니 떡국을 끓이는 거보다는 떡으로 나누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세 분에게 나눴어요." 2. 통장님이 나눌 방법, 나눌 이웃 직접 정하시고 잔치할 수 있도록 거드는 방식은 어떠셨어요? "작은 거지만 이렇게 떡국 떡을 나누면서 이웃을 돌아보는 기회가 돼서 좋았어요. 여자분들은 여러 가지 만들어서 드시는데 남자분들은 잘 안 챙겨 드시는 거 같더라고요. 집에 혼자 있으면서 떡국이라도 끓여 먹었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에 나눴어요. 원래 나누려고 했던 형제한테는 빵이랑 찰밥 해서 갖다줬어요." 3. 나눔문화가 확산되면 동네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나눔문화가 확산돼서 이웃들이랑 인사하고 지내면 사람들의 어려움이나 애환도 같이 나누고 속에 있는 말도 나누고 할 수 있겠죠. 지금 우리 사회는 개인주의이다 보니까 누구 집에 수저가 몇 개인지까지 알았던 그런 사회가 아니라 나 혼자만의 폐쇄된 삶을 살잖아요. 이렇게 지속적으로 나눠서 문화가 정착되고 확산되면 좋을텐데 쉽지가 않네요. 그래도 지금보다는 관계가 깊어질 거예요. 이웃들이랑 계속 대면하다 보면 마음의 문이 열리겠죠." 4. 다음에도 잔치에 참여하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상황이 지금과 비슷하다면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코로나가 심각하고 내가 지금 시간적 여유도 없어요. 그 때 상황봐서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5. 잔치에 참여하면 좋을분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이번에 제가 통장 임기가 끝났어요. 새로운 통장이 뽑혔는데 제가 통장하기 전에 한 번 하셨던 분이고 열정이 넘치시더라고요. 제가 집집마다 사정을 알 수 있었던 건 통장을 했기 때문이에요. 이번 통장님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이웃들 사정 다 알거고 관심도 많으실 거예요. 시간 맞춰서 소개해 드릴게요." |
6년동안 22통 통장을 담당하시면서 많은 이웃을 만나셨을 겁니다.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어 잔치를 이루셨던 건 통장 임기가 끝나는 마지막 달인 2월에
이웃분들과 한 번 더 마주하고 인사 나누고 싶었던 마음이 있으셨기 때문일 겁니다.
나눌 계획이었던 아이들도 잊지 않고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보기만 하고 지나칠 수 있었던 이웃들의 모습,
아이들이 밤 늦게까지 놀고 있는 모습,
관심 가지고 보셨기에 잊지 않고 챙기셨을 겁니다.
이웃과 더불어 살도록 생활 속에서도 실천하는 주강희 통장님께 감사합니다.
통장님의 말씀대로 동네에 나눔 문화가 확산되어
이웃 간의 관계가 깊어지고 이웃들 마음의 문이 열리는 변화가 있기를 바랍니다.
동네에 이웃이 있고 인정
이 있도록 사회사업도 열심히 실천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