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동 배움놀이터 | D-day 2 간단한 옷 수선 배우기(feat. 바느질)

(글쓴이 : 박성빈 사회복지사)

다음으로 계획된 활동은 간단한 옷 수선입니다.

옷 수선 선생님 후보로는 아이들의 부모님을 적어두었지만 바빠서 오지 못하신다고 합니다.

아쉽게도 아이들의 관계 속에서는 선생님을 섭외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도 이제는 익숙해졌는지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대신 저에게 섭외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아이들과 배움놀이터로 처음 만났을 때는 본인이 부탁해보기 전에 저에게 먼저 부탁했습니다.

아이들이 실패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운 것 같습니다.

작다면 작은 실패라서 아이들이 개의치 않았을 수도 있겠지만,

작은 실패들에 먼저 적응하면 앞으로 마주칠 여러 상황을 이겨낼 힘도 생길 겁니다.

 

아이들의 부탁을 받아 이번에는 제가 아는 관계 속에서 선생님을 섭외합니다.

이번 선생님은 손미경 선생님으로 평소에도 이런 일들을 취미로 즐기시는 분입니다.

바느질뿐만 아니라 드림캐처와 같은 물건들도 만드는 재능이 있으시니 여러 가지 활동을 진행해주실 수 있을 겁니다.


우리가 하는건 홈질이라고 해요.”

선생님께서 아이들이 오늘 배울 바느질 기술이 적힌 책을 가지고 오셨습니다.

그림으로 나와있어 아이들이 편하게 이해할 수 있는 책입니다.

선생님의 배려가 보입니다.

반대편에서 나오는 바늘은 안보이니까 조심해야해요.”

선에 맞춰서 똑같이 바느질 하는 것도 중요해요.”

아이들이 직접 배운 것을 해볼 수 있도록 실과 바늘, 연습할 천도 함께 가져다주셨습니다.

선생님은 아이들이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이 더 잘할 수 있도록 간격을 넓혀서 바느질하는 방법, 다 꿴 실을 마무리하는 방법 등을 가르쳐주셨습니다.

덕분에 아이들이 직접 천에 바느질을 연습하며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열심히 가르쳐주신 선생님 덕분에 아이들이 더 좋은 시간으로 보낼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다음 주에 올 때 꿰맬 옷 준비할 수 있어요?”

저희 집에는 없어요.”

그러면 선생님이 여러분이 간단한 바늘방석 만들어볼 수 있도록 재료를 가지고 올게요.”

감사합니다.”

활동이 끝나고 손미경 선생님이 다음 주 활동에 쓸만한 찢어진 옷이 있는지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아이들이 생각하기에는 꿰맬만한 옷이 없다고 합니다.

이야기를 들은 손미경 님께서 직접 재료를 준비해주신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너무 좋다며 감사하다고 인사합니다.

바늘방석이라는 성과물이 남으니 동기부여도 됩니다.

아이들을 위해 활동을 열심히 준비해주시는 선생님께 감사합니다.

 

감사와는 별개로, 담당자로서 고민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간단한 꾸러미라고 하셨지만, 선생님의 사비가 들어가는 일입니다.

게다가 아이들도 9명이나 되니 더 걱정됩니다.

선생님께서 시간을 내어주시는 것만 해도 감사한 일인데 사비를 들여 재료를 준비해야 하는 것이 부담을 드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었습니다.

 

선생님께 너무 부담 드리는 것 같아요. 재료는 알려주시면 복지관에서 준비할게요.

아니에요. 할 수 있으니까 하겠다고 말한 거예요. 비싼 것도 아니고요.”

아이들을 위한 선생님의 마음에 실례가 될 수도 있지만, 부담을 갖지 않으시도록 재료는 복지관에서 부담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도 선생님은 직접 준비해주실 수 있다며 거절하셨습니다.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이 감사합니다.

손미경 선생님 같은 분이 계셔서 아이들이 즐겁게 활동할 수 있습니다.


손미경 선생님과의 두 번째 활동입니다.

전 수업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아이들을 위해 바늘방석 만들기 꾸러미를 준비하셨습니다.

테두리에 바느질하고 속에 솜을 넣는 작은 방석입니다.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바느질을 배울 수 있을 활동입니다.

덕분에 아이들이 즐겁게 배웠습니다.

단순히 배우고 가는 것이 아니라 하면서 성과물까지 있으니 더 좋아하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바느질은 안 해봤어?”

, 학교에서도 바느질은 안 해봤어요. 처음 해보니까 재밌어요.”

6학년인 아연 하민에게 물어보니 학교에서도 바느질은 안 배웠다고 합니다.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들 처음 해보는 바느질이라 무서웠을 수도 있는데, 가끔 바늘에 찔리면서도 괜찮다고 씩씩하게 얘기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기특했습니다.

 

지금 여기가 이렇게 말려있는 건 바느질 한 곳을 펼쳐주질 않아서 그래요. 이렇게 되면 실이 천을 당겨서 쭈글쭈글해져요. 이걸 천이 운다고 해요.”

선생님은 아이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를 알려줍니다.

아이들도 새롭게 배우는 거니 다들 그렇구나 하며 배웁니다.

바느질도 점점 빨라지고 익숙해집니다.

하나 더 만들고 싶어요. 혹시 여분 있어요?”

아연, 다희, 하민은 더 만들어보고 싶어서 여분이 있는지 묻기도 했습니다.

비록 여분이 하나밖에 없어서 다희만 가져갈 수 있었지만, 아이들이 재밌게 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혹시 다음 주에 아이들 계획 있나요?”

다음 주는 아이들 노는 날이에요.”

여러분 다음 주에 선생님이 다른 만드는 활동 하나 더 할 수 있는데 어때요?”

좋아요!”

그럼 다음 주에 간단한 만들기 활동으로 선생님이 준비해올게요.”

선생님께서도 아이들과 활동하는 것이 즐거우시다며 세 번째 활동을 먼저 제안해주셨습니다.

아이들도 선생님과 했을 때 재미있었는지 좋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 많은 추억을 주기 위해 노력해주시는 선생님께 감사합니다.


손미경 선생님과의 세 번째 활동은 간단한 만들기 활동이라고만 듣고 자세한 내용은 듣지 못했습니다.

어떤 활동일까 궁금하던 차에 손미경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이야기합니다.

"여러분~ 오늘 만들 거는 이 인형이에요. 이건 걱정 인형이라고 부르는데 여러분이 지내면서 생기는 걱정거리나 고민거리들을 이 친구한테 이야기하면 마음이 편해질 수 있어요."

선생님이 준비해주신 활동은 두 종류의 끈을 이용해서 만드는 걱정 인형 만들기였습니다.

초등학생 아이들이니 인형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가방에 달고 다니기에도 어색하지 않으니 더 좋습니다.

아이들이 걱정인형으로 고민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도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활동 하나에도 아이들을 위해 얼마나 생각해서 준비하셨는지 알 것 같습니다.

 

자 여기를 묶으면 완성이에요

저 하나 더 만들고 싶어요.”

오늘은 두 개씩 만들 수 있게 가져왔어요. 다들 한 개씩 더 만들어도 돼요.”

지난주에는 여분이 많이 없어서 아이들이 하나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그 때문인지 오늘은 선생님께서 아이들이 두 개씩 만들 수 있도록 더 많이 준비해오셨습니다.

덕분에 아이들이 실컷 해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 주 활동을 마치고 선생님이 아이들 간식은 따로 없는지 저에게 물어보셨습니다.

선생님께는 우리 활동은 아이들이 스스로 활동을 꾸리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고 간식이 필요하면 아이들이 직접 준비해온다는 것을 알려드렸습니다.

 

이번 주에는 선생님이 여러분 먹으라고 요구르트도 챙겨주셨어요.

우리 맛있게 먹고 잘 정리해서 즐겁게 마무리해요.”

따로 간식을 먹지 않는 것을 알게된 선생님이 아이들을 위해 간식을 준비해주셨습니다.

덕분에 아이들이 수업 끝나고 선생님께서 주신 요구르트를 먹으며 즐겁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손미경 선생님이 3주 동안 이렇게 바느질을 알려주시는 마을 선생님이 되어주셨는데 어땠어요?”

너무 재밌었어요!”

감사합니다!”

아이들에게 수업이 모두 끝나고 어땠는지 물어봤는데 다들 너무 재밌었다고 합니다.

만드는 활동 자체가 좋았다며 소리지르며 대답하는 모습에 저도 즐거워집니다.

선생님도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많이 뿌듯하셨을 겁니다.

 

언제든 괜찮으니까 다음에도 필요하면 연락주세요.”

아이들과의 활동을 마무리하기 아쉬우셨는지 가시면서도 다음에 다시 연락달라고 부탁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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