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들] 나은이의 6통 정월대보름 잔치 이야기_기획과 준비

(글쓴이 : 김민지 사회복지사)

 

기획 | 정월대보름 잔치 궁리

작년 말 2022년 동네사람들 사업을 어떤 절기에 어떤 구실로 해보면 좋을지 팀원들과 의논했었습니다.

곁에있기2팀에서는 올해 정월대보름을 구실로 동네사람들 잔치 해보기로 했습니다.

 

2019년에 친구야 놀자 사업에서 정월대보름을 구실로 했던 백가반 놀이가

두고두고 생각나고 또 다시 해보고 싶은 활동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당시 백가반 활동을 소개하고 자랑했을 때

8통에 임 씨 어르신께서도 당신의 어릴 적 정월대보름 풍습을 들려주며 재미난 노래를 알려주셨었습니다.

 

“‘어덜싸~더리덜렁~ 이집에는 복도 많다~’ 하고

동네 아이들이 줄지어 노래를 부르면서 이웃집에 들어가는 거야.

그럼 그 집에서 간식, 용돈을 주면서 복을 나눠주는 거지.”

 

임 씨 어르신이 알려주신 정월대보름 놀이가 두고두고 기억에 남았었습니다.

좋은 기회가 찾아오면 꼭 동네 아이들이랑 해보리라 다짐했던 놀이였습니다.

마침 정월대보름 잔치라니.

이번 정월대보름에도 무언가 재미난 일을 해볼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2월이 되고 절기가 돌아왔습니다.

정월대보름 잔치를 어떻게 해볼지 궁리했습니다.

백가반처럼 정월대보름에 아이들이 동네 곳곳을 누비며

이웃들과 오곡밥, 오색 나물을 나누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동네 아이들이 이웃 어른들에게 정월대보름 풍습을 배워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올해 저는 곁에있기2팀 담당 지역에서 방화25~8, 10통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각자 담당하는 지역에서 관계가 뻗어나가길 기대하고

구상하며 잔치 펼쳐보기로 했습니다.

작년에 추석 잔치를 함께하며 인연이 깊어진 6~8통 통장님들에게

나눔 주민을 소개받아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6~8통에 사는 새로운 아이들도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통장님들, 방화2동주민센터에 연락하며

6~8통 지역에 사는 아이들을 소개받을 수 있을지 물었습니다.

아쉽게도 7~8통에는 아이들이 많이 없다고 했습니다.

동네 어른들에게 아이들을 소개받기는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좌절하긴 이릅니다.

저는 이번 정월대보름에 아이들과 잔치를 열어 꼭 신나게 놀고 싶었습니다.

사회복지사가 아는 관계에서 다시 시작해보고자 다짐했습니다.

 

6통에 사는 나은이가 떠올랐습니다.

저와 기획단 활동을 하며 인연이 깊은 친구입니다.

나은이에게 제안해보자 싶었습니다.

 

나은 어머니께 먼저 연락드렸습니다.

정월대보름에 모여 노는 잔치를 준비하고 있는데 나은이와 함께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방학에 어디 가지도 못하고 심심해하는데 정말 좋아할 거라며

나은이에게 직접 제안해달라고 하셨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나은이를 찾아 나섰습니다.

복지관으로 오던 나은이를 만나 정월대보름 잔치를 제안했습니다.

 

동네 어른들에게 어릴 때 무엇하고 노셨는지 물어보고

정월대보름날 친구들을 초대해서 신나게 놀아보자고 제안했습니다.

나은이가 나눔 주민으로 잔치를 준비하는 겁니다.

친구들과 모여 노는 일을 준비한다는 제안에 나은이도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마침 얼마 전에 아빠가 정월대보름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정월대보름에 관심이 많다고 했습니다.

나은이가 살고 있는 S아파트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동네를 누비며 신나게 놀아보기로 했습니다.

 

잔치를 하기로 한 뒤 어떤 친구들을 초대하면 좋을지,

우리와 같이 잔치를 준비할 친구들이 더 있을지 나은이와 의논했습니다.

나은이가 자신의 가까운 친구들과 준비해보고 싶다며

사랑이와 송연이를 소개해주었습니다.

 

나은이의 빠른 추진력에 잔치를 제안한 당일

교통공원에서 사랑이와 송연이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신기하게도 6통에 거주하거나 가족이 6통에 사는 친구들이었습니다.

나은이가 주선해준 덕에 새로운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나은이와 함께하니 아이들도 사회복지사의 이야기를 신뢰해주었습니다.

사랑이와 송연이에게도 잔치를 제안하고

다음날 교통공원에서 다 같이 만나 잔치 회의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잔치 가운데 놀이를 펼칠 공간도 미리 섭외했습니다.

S아파트 공터에서 모여 놀기로 한 뒤 나은이가 경비원 할아버지와 친하다며

할아버지께 미리 부탁드리자고 제안했습니다.

함께 경비원 할아버지를 찾아가 허락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경비원 할아버지는 호탕하게 웃으시며 당연한 걸 물어보냐고 하셨습니다.

 

아이 노는 거야 너네들 자유지~ 재밌게들 놀아라!”

 

바로 아이들의 잔치를 지지해주시는 모습을 보고

나은이와 할아버지의 돈독한 관계가 보였습니다.

잔치를 하기로 한 뒤 당일에만 아주 많은 6통 주민들을 만났습니다.

나은이와 함께 새롭게 엮어나갈 관계가 기대되어 설렙니다.

 

준비 | 또렷해져가는 6통 정월대보름 잔치 모습

나은, 사랑, 송연과 6통 정월대보름 잔치를 하기로 한 뒤

아이들에게 보여줄 잔치 제안서를 만들었습니다.

처음 만나는 아이들이니 신뢰를 주고 싶었습니다.

사회복지사가 꿈꾸는 정월대보름 잔치를 설명하고 정식으로 제안하고 싶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전하기 위해 준비한 정월대보름 잔치 제안서와 명함

아이들을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코로나가 지역으로 급격히 확산되며 약속이 미뤄지기를 몇 차례,

결국 사랑이와 송연이는 다음 기회에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나눔 주민인 나은이가 있으니 새로운 관계를 찾아보자 싶었습니다.

다시 처음부터 차근차근 의논했습니다.

나은이와 만나 잔치 제안서를 보여주며 이런 잔치 모습은 어떨지 제안했습니다.

 

옛날에 우리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는 정월대보름에 무얼 하고 노셨을까요?’

친구들과 어른들께 같이 여쭤보고 전통 놀이를 하고 놀면 얼마나 재미있을까요?’

동네에서 친구들과 함께 재미있게 노는 잔치를 준비해요!’

잔치에 참여하는 친구들, 이웃들께 부럼을 선물해요.’

 

잔치의 취지와 흐름을 알기 쉽게 설명했습니다.

이 잔치에 새롭게 초대할 친구들이 더 있을지 물었습니다.

귀 기울여 설명을 듣던 나은이가 말했습니다.

 

, 진짜 재미있겠다. 저 너무 설레요. 초대할 친구야 당연히 많죠!”

 

그 한마디를 시작으로 다시 6통 이웃들을 만나러 다녔습니다.

나은이와 6통을 누비며 참여할 친구들과 이웃들을 섭외했습니다.

 

사회복지사가 먼저 6통에 잘 아는 이웃 어른 두 분을 소개했습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어른이자 먼저 잔치를 이루셨던 잔치 선배님,

6통 원종호 통장님께 참여를 부탁드렸습니다.

나은이와 함께 아파트 입구에서 만나 정식으로 제안드렸습니다.

어릴 때 혹은 정월대보름에 무엇하고 노셨는지 여쭙고 이야기 들었습니다.

쥐불놀이부터 내 더위사라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통장님께는 특별히 아이들에게 나눠줄 부럼을 부탁드리기도 했습니다.

동네 아이들이 준비하고 모여 노는 잔치라니 기쁘게 부럼을 준비해주시기로 하셨습니다.

잔치 날에는 아쉽게도 시간이 안 되어 부럼을 준비해 경비실에 맡겨두겠다고 하셨습니다.

통장님께서 함께해주시니 든든하고 참 감사합니다.

 

6통에 사시는 김 씨 할아버지도 떠올랐습니다.

잔치에 관심이 많으신데 아직 직접 열어보질 못하셔서 아쉬워하고 계셨습니다.

이번 잔치에 참여해보시면 좋겠다 싶어 김 씨 할아버지께도 전화로 이야기 이웃을 제안했습니다.

동네 아이들이 준비한 잔치를 보고 조금 더 용기를 얻으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숨어있었습니다.

 

나은이가 가까운 이웃 가운데에는 부탁드릴 만한 분이 없을지 물었습니다.

경비아저씨와 S아파트 옆 CU 사장님을 떠올렸습니다.

두 곳에 모두 들러 잔치 날 이야기 이웃을 부탁드렸습니다.

나은이와 워낙 관계가 깊은 이웃들이기에 나은이의 부탁을 귀엽게 여기시고 흔쾌히 수락해주셨습니다.

잔치 날 정월대보름에 무엇하고 노셨는지 들려주시고 덕담해주시기를 부탁드렸습니다.

 

이렇게 잔치를 도와주실 참여 이웃들은 모두 섭외했습니다.

이제 신나게 어울려 놀 친구들을 섭외해야합니다.

다시 한 번 나은이에게 어떤 친구들을 초대할지 물었습니다.

나은 어머니께서 귀띔해주신 나은이 친척동생들이 떠올랐습니다.

나은이에게 물어보니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나은이가 그 김에 아파트 친구들을 초대해야겠다고 했습니다.

 

다 여기 살아요. 지금 만나서 초대하러 가요!”

 

잔치에 대한 열정으로 나은이와 친척동생들 집 앞으로 한달음에 달려가 문을 두드렸습니다.

나은이와 함께 인사하고 율하와 하준이를 정월대보름 잔치에 초대했습니다.

부모님께 허락받고 잔치 날 놀러 나오기로 했습니다.

 

중간에서 나은 어머니께서도 초대를 도와주셨습니다.

코로나가 확산되는 상황 속에서 아이들이 안심하고 놀러 나올 수 있게

참여 아이들 자가 진단 키트도 미리 해주셨습니다.

나은 어머니의 응원과 도움에 정말 감사했습니다.

 

친척 동생들을 초대하고 상기된 마음으로 나오던 길 같은 아파트 친구들을 또 만났습니다.

아파트 입구에서 함께 인사 나누고 정월대보름 잔치에 초대했습니다.

만들어둔 잔치 제안서가 유용하게 쓰였습니다.

나은이가 친구들에게 잔치를 설명하고 초대할 때 초대장으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친구들까지 다 초대하고 나오던 길, 이번에는 원종호 통장님을 다시 만났습니다.

나은이의 부탁을 받고 한달음에 마트에 가서 부럼을 준비해오셨다고 하셨습니다.

 

호두, 생밤, 땅콩 준비했으니까 내일 신나게 놀아요~”

 

소박한 잔치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언제 이렇게 큰 잔치가 된 걸까요?

나은이의 에너지와 행동력이 6통에 시끌벅적 웃음소리 가득한 잔치를 선물할 것 같습니다.

 

원종호 통장님이 준비해주신 아이들 부럼 선물

마지막으로 이웃들에게 선물할 부럼은 잔치 당일에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잔치 전에 미리 만나서 나은이가 친한 이모가 있는 공항할인마트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사회복지사가 준비할 것은 딱하나, 친구들과 어울려 놀 전통 놀잇감들을 가져오기로 했습니다.

 

잔치는 또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까요?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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