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들] 1102동 임정순 님 떡국 잔치

(글쓴이: 박성빈 사회복지사)

임정순 님 초대

떡국 잔치를 준비하며 친구야 놀자!’ 활동에서 아이들의 선생님이 되어주신 임정순 님이 생각났습니다.

임정순 님은 평소에도 봉사와 나눔을 즐기시는 분입니다.

친구야 놀자!’ 활동에서도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요리 활동해주셨습니다.

덕분에 저도 신나게 놀았습니다.

 

임정순 님과 함께 잔치하면 이번 떡국 잔치도 즐거울 것 같습니다.

함께 하는 떡국 잔치를 기대하며 임정순 님께 연락드리고 의사를 여쭤봤습니다.

이번 제안도 좋다며 흔쾌히 받아주셨습니다.

이번 떡국 잔치 임정순 님을 거들어 즐겁게 해봐야겠습니다.

임정순 님과 떡국잔치 계획하기

관계의 바탕을 위한 준비

금액 생각하고 나누려면 아무것도 못 했을 거예요. 이웃이랑 나누는 거니까 더 맛있게 해주고 싶어서 어느 정도 감수하고 준비한 거죠.”

잔치 당일, 임정순 님과 약속했던 11시에 댁으로 찾아갔습니다.

오늘 하루 동안 많은 사람과 나누기로 이야기했으니 준비할 양이 많습니다.

임정순 님이 부담을 느끼시지 않도록,

혼자 하기에 버겁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시도록 열심히 거들어야겠습니다.

 

임정순 님 댁에 들어가니 육수가 되어줄 사골국물, 맛을 더해줄 계란지단, 만두, , , 나누어드릴 플라스틱 용기까지 모두 준비되어있습니다.

점심시간 전에 얼른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미리 준비해두셨습니다.

 

임정순 님과 떡국 끓이며 이야기해보니 오늘 아침 9시부터 잔치를 준비하셨다고 합니다.

맛있는 떡국을 나누고픈 마음으로 사골국물도 정육점에서 직접 사 오셨습니다.

양이 많아 무겁고 부담될 수도 있는데 이렇게 준비해주심에 감사했습니다.

떡국 잔치 준비과정부터 임정순 님의 정성이 가득합니다.

임정순 님이 준비하신 재료

“1호는 친해요. 여기 3호는 최근에 이사 왔고, 다른 집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요. 그런데 제가 저녁에는 일을 나가서 대화하진 못해요.”

떡국 끓이며 평소 이웃과 어떻게 지내시는지 여쭤봤습니다.

1호 이웃분은 평소에도 왕래하며 지내지만,

새로 이사 온 3호 이웃분은 시간이 맞지 않아 많이 이야기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특히 6호부터 10호까지는 젊은 남자분들이 사니 임정순 님 혼자 문을 두드리기 어렵다고 합니다.

혹여나 이상한 사람으로 여기진 않을까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소통하고 지내면 든든하고 좋잖아요. 내 편이 생기는 거니까. 내가 힘든 일이 있으면 도움받고, 그만큼 나도 도와줄 일 있으면 도와주고 서로 도우며 지내는 거죠.”

임정순 님의 말씀대로 소통하고 지내면 든든합니다.

이웃끼리 대화하며 함께 지내니 살맛나기도 합니다.

그러니 부담 없이 문 두드리고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의 밑바탕을 만들기 위해,

사회사업가가 사회사업으로 돕습니다.

오늘 사회사업 잘 이뤄서 서로 부담 없이 이야기하고 어울리길 기대합니다.

 

3) 지역사회 사람들 사이의 생태
사회사업은 지역사회 사람들이 이런저런 복지 활동으로 어울리게 돕습니다. 이로써 서로 돕고 나누는 ‘정겨운 사람살이 생태’를 살립니다.
「복지요결」 관계 가운데

 

그럼 오늘도 일하러 가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맞아요. 끝나고 조금 자고 가면 돼요.”

문득 저녁에 일 나가신다는 임정순 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임정순 님은 오늘도 잔치를 마치고 나면 일하러 나가시는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제대로 주무시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나누고 싶은 마음 하나로 잘 시간을 쪼개어 잔치하고 있습니다.

잠도 줄여가며 열심히 준비한 오늘의 떡국 잔치가 이웃과 대화하며 지낼 좋은 바탕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임정순 님표 떡국 10그릇


새로운 이웃, 반가운 이웃, 감사한 이웃

임정순 님 표 떡국이 다 끓었습니다.

임정순 님이 그릇에 적정량으로 나누는 동안,

저도 나누어진 떡국에 계란지단을 올리고 뚜껑 닫아 봉지에 넣으며 거들었습니다.

따로 챙겨두신 김도 잊지 않았습니다.

모두 나누니 열한 그릇이나 됩니다.

 

임정순 님이 지내시는 층은 총 10호입니다.

임정순 님 댁을 빼면 아홉 집이니 층 전체에 나누어도 남습니다.

남은 떡국은 감사했던 분들에게도 나누면 좋겠습니다.

이번 떡국 잔치의 의미가 더 깊어지고 임정순 님께도 더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겁니다.

 

임정순 님께 평소 감사했거나 따로 나누고 싶은 분이 있으신지 여쭤보았습니다.

12단지에 사시던 때, 친하게 지냈던 이웃이 있으시다고 합니다.

그분들은 꼭 드리고 싶으시다며 미리 챙겨두셨습니다.

 
이웃에게 떡국 드리는 임정순 님

우리 소통하면서 지내요~”

이게 뭐야? 고마워~”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이웃에게 나눌 떡국을 들고 옆집부터 제일 멀리 있는 집까지 방문하며 떡국을 건넸습니다.

떡국 받으시는 분들에게는 임정순 님이 직접 소통하고 지내자고 이야기하셨습니다.

받으시는 분들의 얼굴에도 웃음이 피었습니다.

이웃이 생각지도 않았던 떡국을 직접 준비해주셨다고 하니 더 기분 좋았을 겁니다.

 

댁에 안 계시는 분들도 있어서 여섯 가정에 나누었습니다.

새로 이사 온 3호 이웃도 댁에 안 계셨습니다.

아쉽지만 다음에 다른 기회로 찾아뵈어야겠습니다.

 

이건 경비실이랑 약국에 가져다드려야겠어요. 경비원분들은 항상 아파트에서 고생하시니 자주 챙기려고 하고, 약사님은 젊었을 때 아이들 키울 때 많이 도와주셨던 분이에요.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남은 떡국은 어떻게 할까 이야기하니 복지관에서 아는 분들로 추천해달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임정순 님의 잔치이니만큼 임정순 님이 평소 감사했던 분에게 드리면 좋겠습니다.

임정순 님의 관계에서 나눌 분이 있으신지 여쭤봤습니다.

 

잠시 생각해본 임정순 님이 경비실과 미주온누리약국을 이야기하셨습니다.

아파트의 치안을 위해 고생해주시는 경비원분들에게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종종 챙겨드리고 있다고 합니다.

미주온누리약국의 약사님은 옛날부터 지금까지 가게를 쉰 적이 거의 없으셔서,

홀로 아이들을 양육하는 동안 갑자기 아프거나 약이 필요할 때 많은 도움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그 인연으로 지금도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친하게 지내신다고 하니

나누고자 하는 떡국 한 그릇의 의미가 참 깊습니다.

 

저예요. 2xxx.”

고마워요. 잘 먹을게요.”

경비실에 방문하니 경비원분들은 이미 식사하고 계셨습니다.

그래도 마음을 담아 가져온 떡국을 건네며 인사드렸습니다.

집 호수를 이야기하며 드리니 경비원분들이 임정순 님을 알아보고 감사하다며 받습니다.

평소 임정순 님이 이웃들을 얼마나 챙기는지 느껴집니다.

 

너무 많이 나눴나 봐요. 약국 드릴 게 안 남았어요

그러게요. 약사님 떡국은 집에 돌아가면 새로 할 테니 선생님이 전달만 좀 해주실래요? 그동안 저는 저희 먹을 상 차리고 있을게요.”

남아있던 떡국 네 그릇 가운데 세 그릇을 경비실에 드렸습니다.

12단지에 드릴 한 그릇을 생각하면 약사님께 드릴 분량이 부족합니다.

임정순 님께 말씀드렸더니 괜찮다며 새로 하면 된다고 하십니다.

복지관에서 가져온 떡국 떡은 이미 모두 사용했습니다.

이제는 집에 따로 준비해두셨던 떡으로 하시는 겁니다.

 

이런 기회가 흔치 않잖아요. 기왕 하는 거 크게 하고 싶어요.”

임정순 님이 이번이 기회라며 크게 잔치하시려고 합니다.

사회복지사가 제안한 떡국 잔치를 구실로 평소 감사했던 분들에게 인사하고 감사하고자 하려고 합니다.

임정순 님을 보며 복지관에서 드리는 떡국 떡은 마중물이자 잔치할 구실이었음을 생각나게 합니다.

12단지 오랜 이웃

 

너무 감사한 분들이에요. 애들이 어릴 때부터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경비실을 나서고 12단지 이웃에게 떡국을 드리기 위해 12단지로 향합니다.

12단지로 가며 이웃에 관해 이야기 들었습니다.

이 분들은 동네 유명한 잉꼬부부로 임정순 님이 홀로 자녀들을 양육하던 시절

일 나갈 때, 아이들이 아플 때, 도움이 필요할 때 많은 힘이 되어주신 분들입니다.

평소 감사한 마음으로 부모님 같이 생각하신다고 합니다.

최근 찾아뵙지 못해 죄송했는데, 떡국 잔치를 구실로 찾아뵙고 인사드립니다.

반가운 만큼 떡국도 더 많이 담았습니다.

 

이렇게 찾아줘서 고마워

설에 찾아뵙지 못해서 죄송해요.
떡국 잔치를 구실로 반가운 얼굴을 마주했습니다.

서로 인사하고 안아주며 이야기하니 시간 가는 줄도 모릅니다.

떡국이 불어난다며 얼른 드시라고 하는 임정순 님의 말에도 그치지 않습니다.

임정순 님의 떡국도 고맙지만, 임정순 님과 만나고 이야기할 수 있음에 더 큰 행복을 느끼고 계셨습니다.

두 분을 처음 만나 뵙는 저도 그 마음이 느껴집니다.

떡국은 구실이었음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우리 집이 12단지 사랑방이었어요. 지금 집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12단지를 나오며 임정순 님이 원래 12단지 1층에 사실 때의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이야기를 듣다 문득 1층에 계셨는데 다른 층에서 지내시는 어르신들을 어떻게 알게 되셨을까 궁금했습니다.

여쭤보니 임정순 님 댁이 12단지의 사랑방 같은 장소였다고 합니다.

지금 지내시는 집은 아직 그렇지 않지만, 나중에는 12단지 때처럼 되었으면 한다고 이야기하셨습니다.

옛날부터 사람들과 어울리며 나누는 것을 즐기시는 분이셔서 오늘 더 즐겁게 잔치하시나 봅니다.

임정순 님과 옆집 아주머니

우리 집 와서 떡국 가지고 가요.”

감사해요. 조금 이따가 갈게요.”

집 앞에서 옆집 아주머니를 만났습니다.

임정순 님이 대번에 알아보고 떡국 먹으러 오라며 제안합니다.

딸도 함께 오라며 제안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와서 드시는 것은 어렵겠다고 하셨습니다.

임정순 님은 대신 떡국을 해 둘 테니 가져가서 딸과 함께 드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함께 떡국 먹으며 이야기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습니다.

훗날 코로나19가 종식되면 함께 식사하며 이야기 나누면 좋겠습니다.

 

저도 나누는 거 좋아해요.”

그럼 다음에 같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부침개 잔치해요.”

다음에 기회 있으면 말해주세요.”

옆집 분이 떡국을 구실로 초대받아 오셨습니다.

임정순 님이 떡국을 끓이는 동안, 웃 분에게 임정순 님이 하고 계신 떡국 잔치 이야기를 나누

이런 활동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쭤봤습니다.

이웃 아주머니도 평소 이웃과 함께하는 것을 좋아하고 나눔을 즐기신다고 합니다.

 

이야기를 듣던 임정순 님이 다음에 함께 부침개 잔치하자며 제안합니다.

임정순 님의 제안 덕에 2동 부침개 잔치 팀이 꾸려졌습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임정순 님과 옆집 아주머니께 제안해서 부침개 잔치하면 좋겠습니다

 
약사님께 전하는 떡국

안녕하세요. 강옥이 어머님이 떡국을 끓였는데 약사님께도 드렸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대신 가지고 왔어요. 저는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에요.”

아 강옥이 어머님이요?”

약국에 방문해서 강옥이 어머니가 보냈다고 이야기하니 바로 알아들으시고 웃으며 떡국을 받으셨습니다.

약국은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이 약을 사러 방문할 겁니다.

그 사이에서 서로를 알 수 있는 호칭이 있고 직접 보지 않아도 마음이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그 모습에서 임정순 님과 약사님이 약사와 손님의 관계가 아닌 이웃과 이웃으로서 얼마나 특별한지,

왜 마음을 전하고자 하시는지 어렴풋이 느껴집니다.

 

약사님이 떡국을 전달하는 저에게도 관심을 갖습니다.

오늘 대신 전달한 덕분에 저도 다시 한번 약사님을 만나 소개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강옥 어머님과 관계로 저를 소개했으니 동네, 안녕!’ 캠페인으로 올 때보다 오래 기억에 남을 겁니다.


감사인사&평가

임정순 님과 11단지 이웃 8가정, 11단지 경비실, 12단지 이웃 1가정, 미주온누리약국까지에 나눴습니다.

11곳입니다.

한 집에 2명 이상 가정까지 합치면 12명 이상일 겁니다.

잔치를 제안하면서도 이렇게 풍성하게 나눌 거라고 생각 못 했습니다.

임정순 님께서 쏟으신 정성 덕분에 풍성하게 이룰 수 있었습니다.

풍성하게 1102동 잔치하기 위해 애써주신 임정순 님에게 다시 찾아뵙고 감사인사 했습니다.

Q. 직접 준비해서 잔치하니까 어떠셨어요?
A. 좋죠. 서로 나누고 살면 좋잖아요. 평소에도 종종 이렇게 나누려고 해요. 저는 나중에 정년퇴직하면 봉사만 하면서 살고 싶어요.


Q. 잔치 후에 뭐가 달라지셨나요?
A. 떡국 나눴던 분 중에 새로 이사 온 분이 과일을 깎아서 가져다줬어요. 그리고 이야기를 좀 나눴는데, 다음에 같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부침개 잔치하자고 말씀드렸더니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분도 원래 봉사를 좋아하고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분이라고 해요.
오히려 반대의 경우(안 좋은 관계가 되는 경우)가 생기진 않을까 걱정되니 처음부터 제안하기가 어렵죠. 그런데 그런 역할을 사회복지사분들이 해주니까 마음이 편하죠. 같이 가서 제안하는 거.

Q. 우리 동네에서 이렇게 꾸준히 이웃과 나누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A. 이런 활동이 마음을 닫고 사는 분들에게 다가가는 사전작업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에게 이렇게 나누며 여러 번 다가가면 반가운 이웃이 될 수 있을 거예요.

Q. 다음에도 잔치에 참여할 마음이 있으신가요?
A. 네. 저는 평소에도 자주 하고 싶으니 기회가 된다면 할 수 있죠. 또 잔치할 때도 이렇게 복지관에서 조금 도와주셨으면 해요.

 

임정순 님께 드린 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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