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놀자] 공항동 자연놀이터 | 길 위의 학교 3교시(전체모임2)

(글쓴이 : 정해웅 사회복지사)

*이 글은 7월 활동 시점을 기준으로 쓰여진 실천기록입니다.

 

 

모든 팀 모임

오늘도 모든 팀이 공간을 분리한 채 만났습니다.
저는 준비물 팀과 함께했습니다. 준비물 리스트를 정리했습니다.

k-잼이 모든 친구의 물을 가져온다고 합니다. 
작비는 집에 구급상자가 있다고 합니다. 
선풍기는 각자, 물총도 각자 챙기고, 팔토시 따위는 필요 없다고 합니다. 
응급처치하는 법을 같이 배우면 어떤지 물어봅니다. 
이미 다 알고 있고, 다치면 각자 알아서 치료해야 한다고 합니다.

준비물 팀 준비 과정에서 둘레 사람과 관계가 보이지 않습니다. 
머릿속으로 사회사업 가치를 고민합니다. 
아이들의 마음 틈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려 하지만, 자꾸만 막힙니다. 
아이들이 필요 없다고, 이미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뭐라고 해야 할지 말문이 막힙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사회사업이 뭔지도 모릅니다. 잘 설명함도 중요하지만, 욕심을 조금 내려놓습니다. 
아이들이 할 수 있는 만큼 원하는 만큼 부탁하게 돕습니다. 
다른 건 일단 넘어가고 우리에게 없는 무전기부터 생각합니다.
무전기를 가지고 계신 꿈샘누리공방 김화경 대표님과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 한수현 팀장님께 부탁하기로 합니다. 
대표님은 빌려주시기로 하고 약속을 잡았습니다. 
한수현 팀장님은 무전기가 아이의 것이라 의논해보고 알려주시기로 하셨습니다.

작비와 k-잼은 대본 쓰고 통화하는 것을 잘합니다. 
두 분께 연락할 전화번호도 인터넷 검색으로 순식간에 알아냈습니다. 
무전기가 왜 필요한지 언제 찾아뵈면 좋을지 잘 묻고 부탁했습니다.
오늘 호의에서 준비물 팀은 하기 싫다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싫다는 걸 적극적으로 싫다고 말해주는 일, 사실 고마운 일입니다.

그만큼 여행 재밌게 하고 싶다는 뜻입니다. 
할 수 있는 일을 흔쾌히 하고,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솔직하게 말해주는 준비물 팀에게 고맙습니다.

“싫어요.” “절대 안 돼요.” 오늘 가장 많이 들은 말 같습니다.
“그래도~” “애들아, 생각해봐.” 오늘 가장 많이 한 말 같습니다.

아이들의 마음 한 명 한 명 알아주고 싶지만, 다 같이 있고 정해진 시간이 있으니 어렵습니다.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아이들을 만나고 오면 항상 더 소박하게, 더 단순하게 하자는 생각을 합니다. 
내 안의 이상적인 그림을 내려놓자고 생각합니다.
-실습생 실습일지 가운데-

 

 

 

태양이 두렵지 않은 아이들

길잡이 팀이 출발 시간과 도착 시간을 정하려고 다른 팀 친구들의 의견을 물었습니다.

대부분 아침에 출발해 온종일 놀자는 의견입니다.

아이들에게 8월의 태양이 얼마나 뜨거운지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자신감이 넘치는 말투로 낮에도 종일 축구하고 놀 수 있다고만 합니다.

 

당사자나 지역사회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그저 따를 수는 없습니다.
사회사업 근본과 현실 곧 사회사업 가치 이상 철학, 기관의 정책과 형편, 가용 자원과 기회비용,
사회사업가의 처지와 역량, 권한과 책임, 당사자나 지역사회에 미칠 영향 따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저 묻기만 하지 않고 또한 의논합니다.
적극적으로 권하거나 말리기도 하고 변론하거나 설득하기도 합니다.
다만 비판 간섭 훈계 지시 통제로 느낄 수 있는 표현은 삼갑니다.

(복지요결, 79p 의논하기)

 

사회사업가는 폭염 속 떠나는 국토여행에서 아이들 안전도 생각해야 합니다.

국토여행을 떠는 시간은 아이들과 의논하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자전거 빌리기

길잡이 팀이 다음날 자전거 타고 답사를 갑니다.
히유와 레몬비트는 자전거가 망가졌다고 합니다. 따릉이를 대여하는 방법도 생각해봤습니다.
조금 더 궁리해 봅니다. 
당사자와 지역사회 생태를 살릴 만한 방법을 생각합니다. 
권대익 선생님과 김수재 과장님이 자전거를 갖고 계십니다. 
히유는 복지관과 인연이 있습니다. 예전에 복지관에 자주 왔었고, 마침 복지관 근처에 삽니다. 
히유가 복지관에 와서 직접 부탁하고 빌릴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실습생 실습일지 가운데-

 

자전거를 왜 빌리는지, 답사는 어디로 가는지,

여행은 누구와 어떻게 가는지 물어보는 질문에도 척척 대답합니다.

여행을 온전히 아이들이 준비했기에 사회사업가보다 더 잘 알고 있습니다.

 

복지관에 자전거를 빌리러 왔다니 평소 자전거를 많이 타시는

김상진 관장님도 아이들의 여행에 관심을 보여주십니다.

히유는 또 신나서 설명합니다.

아이들의 여행을 격려하며 관장님께서 내일 자전거 답사를 함께 해주기로 하셨습니다.

김상진 관장님, 고맙습니다.

 

 

 

더불어 사는 모습

아이들의 관계에 집중합니다.

지금까지 여행을 준비하는데 둘레 어른들이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당사자 면접 때 간식을 챙겨주신 민철이 어머님이 계셨습니다.

회의할 장소를 빌려주신 든든데이케어센터 센터장님과 파트장님이 계셨습니다.

공간을 분리해 세 장소에서 한 번에 모일 수 있게 도와주신 상인연합회 대표님도 계셨습니다.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빌려주실 교육복지사 선생님도 계십니다.

한수현 팀장님과 꿈샘누리공방 대표님은 무전기를 빌려주시기로 했습니다.

답사에 필요한 자전거를 빌려주신 김수재 과장님, 권대익 선생님,

여행을 격려하며 답사를 함께 하기로 해주신 김상진 관장님까지 모두 아이들의 둘레 사람들입니다.

 

여행을 구실로 관계가 생기고 이후로도 계속 둘레 사람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댓글(1)

  • 권대익
    2021.11.04 17:54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이 여름에도
    아침에 출발해서 온종일 놀자고 말하는 아이들.

    그만큼 놀이에 굶주렸나 봅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친구와 함께하는 놀이가 그토록 소중했을 겁니다.

    이번 여행에 참여하는 아이들 7명은 모두 단기사회사업에 처음 참여합니다.
    여행에서 모든 영역을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다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지금 이정도 역할을 하는 것만으로도 훌륭합니다.

    정해웅 선생님과 이동현 안연빈 선생님의 애씀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