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놀자] 공항동 자연놀이터 | 길 위의 학교 6교시(졸업식)

(글쓴이 : 정해웅 사회복지사)

*이 글은 7월 활동 시점을 기준으로 쓰여진 실천기록입니다.

 

 

감사인사 준비

여행을 다녀온 후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공항동 도시재생센터에서 공간을 빌려주셨습니다.

여행에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인사를 준비합니다.

아이들이 피곤한지 뭐든지 싫다고 합니다.

감사인사를 해야 한다는 급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아이들의 마음과 때를 기다립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묻고 듣습니다.

 

“저 어제 발에 물집 잡혔어요.”
“여행 다녀와서 또 공부하고 숙제했어요.”

이야기 들으니 아이들이 왜 오늘 활동을 싫어했는지 알겠습니다. 
감사인사 준비를 다음으로 미루어야 하나 고민도 됐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편지 쓰기 시작합니다. 
레몬비트는 레몬 그림, 핫도그는 핫도그 그림까지 그려줍니다. 
아이들은 감사인사 편지를 쓰기 싫었다기보다는 그냥 힘듦을 알아주기를 원했던 것 아닐까요. 
편지 쓰는 아이들의 모습이 감동을 줍니다.
-실습생 실습일지 가운데-

 

 

감사인사 편지를 쓰는데 아이들이 많이 피곤해했습니다.

감사인사를 많이 다녀오지도 못했습니다.

단기사회사업 일정에 맞춰 활동을 하다 보니 당사자의 때를 살피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이 잘 모를 수 있는 감사인사의 의미를 잘 설명하지도 못했습니다.

 

다음 활동에는 감사인사를 하더라도 아이들이 원하는 만큼,

할 수 있을 때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해야겠습니다.

더 소박해도 좋습니다.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당사자의 일이게 돕고 싶습니다.

 

지역사회에 감사할 때 당사자가 주인 노릇 하거나 주인 되게 합니다.
도와준 사람에게 당사자가 직접 감사하면 좋은 인상을 주게 되고 관계도 좋아집니다.
조심스레 부탁해 봅니다.
감사만 잘해도 사회사업은 반을 넘습니다.
복지를 이루는 당사자와 지역사회의 행위가 갈수록 능숙해지고 자연스러워집니다. 
사회사업가의 일은 갈수록 수월해지고 편안해집니다.
-복지요결, 감사-

 

 

감사인사

도시재생센터에서 아이들을 다시 만났습니다.

오늘은 아이들과 여행에 도움을 주신 마을 어른들을 찾아뵙고 감사인사 편지를 전했습니다.

 

MJ, 손오공, 레몬비트와 여행 답사를 도와주신 김상진 관장님을 찾아뵀습니다.
아이들이 아직 들어가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준비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MJ가 인사하고 레몬비트가 설명하기로 했습니다.
손오공은 사진방역팀 답게 사진 촬영을 하고 격려 말씀을 부탁드리기로 했습니다.
저와 함께 연습도 해봅니다. 하기 싫다던 레몬비트는 곧잘 설명했습니다.
관장님께 감사 인사드리고 정성껏 쓴 편지도 전했습니다.
낯가린다던 M.J는 잘 웃으며 인사했습니다.
손오공, 촬영감독인 줄 알았습니다. 관장님께 “촬영해도 됩니까?” 여쭤보고, 열심히 촬영합니다.

일정이 맞지 않아 뵙지 못하는 분에게는 직접 통화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K-잼, 핫도그는 든든데이케어센터 센터장님과 파트장님을 찾아뵀습니다. 
여행이 재밌었는지 물어봐 주셨습니다. 
여행이 재밌었는지 물어봐 주시는 질문에 신나게 대답했습니다. 
어디를 어떻게 다녀왔는지, 나눠주신 간식을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말씀드렸습니다. 
센터장님은 다음에 또 여행가라고, 그때는 간식을 두 배로 챙겨준다며 아이들을 격려해주셨습니다. 
아이들에게 든든한 이웃이 생겼습니다.
-실습생 실습일지 가운데-

 

 

 

졸업식

길 위의 학교졸업식입니다.

친구야 놀자 여름 국토여행을 마치고 10월에 다시 활동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들과 어떻게 마지막 인사를 할지 궁리했습니다.

아이들이 수료식이란 말을 쓰기엔 어색하다고 합니다.

길 위의 학교라는 활동 이름에 걸맞게 졸업식이라 표현하면 좋겠다 합니다.

 

아이들과 졸업식을 소박하게 했습니다.

여행에서 찍은 사진을 액자에 넣어서 전시했습니다.

지금까지의 회의록과 방명록, 사진들을 전시하며 올여름을 돌아봤습니다.

 

맛있는 치킨을 먹거나, 도움을 주신 둘레 사람들, 부모님을 초대하자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들에게 안 된다라고 말할 일이 많았습니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 여행을 잘 다녀온 것처럼,

각자의 집에서 졸업식 분위기를 내며 가족들에게 축하와 격려받기를 바랐습니다.

그 방법으로 다 같이 졸업식 영상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코로나19로 수많은 변화 속에서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싶은 걸 친구들과 궁리하고 주도적으로 이끌어준 길 위의 학교아이들, 고맙습니다.

 

 

졸업식 영상에 들어갈 인터뷰를 촬영했습니다.

질문도 아이들이 정하고 촬영도 아이들이 했습니다.

활동과 관련해서 받고 싶은 질문과 하고 싶은 질문을 정했습니다.

사회사업가가 계획 준비 실행한 인터뷰와 아이들의 인터뷰는 다릅니다.

질문부터가 다릅니다.

사회사업가가 생각한 질문이 아닌 아이들이 서로에게 궁금한 질문을 합니다.

활동이 어땠는지, 다음에는 어디를 어떻게 가고 싶은지,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무엇이지 등 친구가 물어보니 답변도 더 솔직하게 합니다.

 

 

다음은 두 팀으로 나뉘어 영상에 들어갈 사진과 영상을 골랐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찍은 영상과 사진을 넣어 편집했습니다.

사회사업가가 영상을 만들면 더 빠르게 만들지 모르겠지만

사회사업가의 것이기 때문에 조심스럽습니다.

시간을 들여 아이들의 것으로 직접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이상하게 나온 사진 보면서 함께 웃기도 합니다.

 

 

아이들에게 졸업장 대신 마음을 담은 편지와 활동사진을 선물했습니다.

아이들이 그 자리에서 집중해서 편지 읽습니다.

아이들은 신이 나서 서로 편지를 비교하며 장난도 칩니다.

나는 고맙다는 말이 세 개 적혀있다, 내 편지가 더 길다 자랑합니다.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기쁩니다.

 

아이들은 편지를 집중해서 읽은 후에 진지한 태도로 선생님에게 고맙단 말을 건넵니다.
저희의 진심을 알아준 아이들에게 고맙습니다.
MJ가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꼭 지키라고 했습니다.
아이들과 다음에 또 여행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처음이라 많이 미숙했던 실습입니다. 다음엔 아쉬움 없이 더 즐겁게 여행하고 싶습니다.
-실습생 실습일지 가운데-

 

길 위의 학교활동이 끝났습니다.

단기사회사업으로 실습생 선생님들과 함께 아이들의 국토여행을 도왔습니다.

짧은 시간을 만나는 만큼,

선생님 노릇이 아닌 나를 온전히 믿고 지지해 주는 어른노릇을 하고자 노력했던

이동현, 안연빈 선생님 고맙습니다.

 

저에게만 끝입니다.
아이들의 여행은 계속됩니다.
자기를 믿어주는 수많은 사람 중에 하나. 아이들에게 이렇게 기억되고 싶습니다.
아이들의 수많은 즐거움 중에 하나.
아이들이 이렇게 기억하기를 바랍니다.
-실습생 실습일지 가운데-

 

국토여행을 통해 친구들과의 관계, 마을 안에서의 관계를 돕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4주라는 짧은 시간 동안

친구들과 마을 어른을 찾아뵙고 인사하고 부탁해본 경험,

감사함을 전해본 경험,

친구들과 싸우고도 미안하다고 말해본 경험,

부모님에게 응원을 받아 스스로 여행을 떠나본 경험 모두 성장의 경험이었기를 바랍니다.

 

길 위의 학교입학부터 졸업식까지 모두 잘 마쳤습니다.

10월부터는 아이들과 친구야 놀자 자연 놀이터라는 이름으로 함께 여행갑니다.

남은 여행도 잘 다녀올 수 있도록 잘 돕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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