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자람책놀이터] 한 번 모이고 펑! 책 고르기 모임. 어땠나?
- 하는 일/실천 이야기
- 2020. 10. 29. 18:58
(글쓴이:정한별사회복지사)
1. 올해 책은 어떻게 사야 하나?
올해 사야 하는 책이 있습니다.
작년에는 희망도서신청이벤트로 지역주민과 함께 샀습니다.
그러면 올해는요?
코로나로 도서관이 문 닫고 희망도서신청이벤트를 온라인으로도 해보았으나
적은 인원만 참여해주셨어요.
도서관리사 도현주 선생님과 의논했습니다.
“선생님 올해는 책 이렇게 사면 어떨까요?
이 동네에도 책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 분들이 추천해주는 책들이
참 좋더라고요. 그 분들과 모여서 의논하는 게 어때요?”
“좋아요. 제가 도서관 많이 이용하는 분들 알아요.”
2. 누가 오시려나?
처음에는 홍보지 한 장 도서관 밴드에 올렸습니다.
며칠이 지나도 하겠다는 분이 아무도 안계셨습니다.
다른 방법을 궁리합니다. 희망도서신청이벤트에 적극 참여하신 분들,
도서관 이용 많이 해주시는 분들에게 연락드렸습니다.
이름만 보아도 ‘아! 그 분!’이라고 할 만큼 낯이 익습니다.
총 스물 한 분께 전화 드렸습니다.
그 중 전화를 못 받으시는 분들, 일정이 안 되시는 분들,
낮에 일을 하시는 분들을 제외한 네 분이 모이기로 했습니다.
일정이 안 되는 분들은 아쉬워하며 문자로 사면 좋을 책 목록을 주기도 하셨습니다.
3. 모여서 무슨 얘기를 했나?
수요일 오전 10시 모였습니다.
각자 구입하면 좋을 책 목록 10~20권씩 준비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도서관 자주 오는 책 좋아하는 분들입니다.
목록은 거들 뿐 우리는 책 얘기 실컷 했습니다.
좋아하는 작가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요새 관심 있는 요리책까지.
요새 화두인 백희나 작가의 소송 이야기도 합니다.
토의도 합니다.
-> 만화책도 아이들에게 읽히는 게 좋을까요?
“만화도 하나의 장르에요. 글밥이 많은 책의 전 단계라기보다는 하나의 그 완전한 부류인거죠.
만화를 보다가 다른 분야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어서 저는 만화책 잘 권해요.”(김민경 님)
-> 만화책도 하나의 장르인 것은 맞지만 아이들이 도서관에서 만화책만 읽는 건 좀 속상해요.
이 시기에 잘 읽어야 할 글 많은 책들도 자연스럽게 건드리면 좋겠는데 어
떻게 하면 아이들이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게 도울까요?
“강제로 권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책 편식하지 않도록 다양하게 접할 수 있게 하고 싶어요.
저는 도서관에서 문학 말고 다른 책들 빌려두고 아이들에게 권해요.
어떤 책은 며칠을 더 연장해서 빌리지만 눈길도 안 주더라고요. 그런 책은 그냥 반납하기도 하죠.
계속 옆에 두는 거에요. 언젠가는 관심 있으면 읽겠지 하는 마음으로요.”(김경희 님)
“000번 총류부터 900번 역사까지 다양한 분야를 읽었으면 좋겠네요.
스탬프 이벤트같이 하면 어때요? 10개 도장을 받아오면 선물주기.”
힌트를 얻습니다.
그러면서 또 새로운 주제로 이야기는 흘러갑니다.
아이들 책 읽기, 보상하는 것이 괜찮을까요?......
.... 어떻게 하면 한국사를 재미있게 들을 수 있을까요? ....
.... 책에는 수준이 있을까요?...
.... 세종도서가 참 좋던데 세종도서의 세종은 세종시를 말하는걸까요? 세종대왕을 말하는걸까요?.....
만나길 잘 한 것 같습니다.
한번 만나고 펑 터질 모임이어서 더 부담이 없습니다.
다음에도 이렇게 모이면 어떨까요?
4. 비대면으로 했다면?
처음에는 그 생각도 했습니다.
‘목록만 받으면 어떨까?’
시간 효율도 좋고,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고, 코로나 조심할 일도 없으니 말입니다.
그려지는 그림을 생각해봅니다. 에잇, 순식간에 끝납니다.
목록을 받기, 정리하기, 구입하기.
만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만나는 게 좋겠습니다.
새로운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고 재미난 아이디어, 좋은 힌트를 얻을 수도 있어요.
전화드릴 때 어떤 분들은 목록만 보내는게 낫지 않냐고 물으셨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저희가 총 150권 정도를 사야해요. 책 좋아하시는 다른 분들도 계시니
여기 오셔서 목록뿐만 아니라 이런 저런 아이디어도 주세요. 잘 참고해서 더 골라 볼게요.”
5. 이야기는 흐른다~
1) 책모임!?
도현주 선생님이 파오손 도서를 설명하면서 유발하라리의 ‘사피엔스’를 보여주었습니다.
도서관에서 너무 많이 빌려가서 책등이 갈라졌습니다. 다시 새로 구입한 책입니다.
“유발하라리가 굉장히 젊은 작가더라고요. 꼭 읽어야 하는데
너무 두꺼워서 사실 펼칠 마음이 잘 안 들어요.”(도현주 선생님)
“저도 그래요. 박경리 씨의 ‘토지’도 언제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도 계속 못하고 있어요.
사피엔스 같이 읽는 건 어때요?”(김민경 님)
“좋아요.”
자연스럽게 사피엔스 같이 읽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렇게 책모임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2) 북큐레이터?!
다양하게 책을 읽으려면
다양한 책이 먼저 눈에 자꾸 보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예전에 호랑이를 주제로 도서관 서가에 전시해둔 것처럼 말입니다.
이런 아이디어를 기억하고만 있었는데..
다음날
또 때마침 초등학생 아이들이 도서관에서 봉사활동 하고 싶다 합니다.
북큐레이터로 돕기로 했습니다. 물어보니 해볼 수 있겠다고 합니다.
공룡에 관한 책 모아서 전시하기, 물에 관한 책 모으기.
이것 또한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느슨하고 가벼운 모임 재미있습니다.
원래 얼굴 알던 사이라서 더 재미있습니다.
내년에 할 이웃동아리 모습이 약간은 상상되기도 합니다.
손혜진 주임님은 도서관이 곳곳에서 조금씩 풍성해지는 것 같아 멋지다 하셨습니다.
도서관이 들썩들썩. 주민들의 것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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