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생활복지운동] 내촌, 방화 경로당 방문 E01
- 하는 일/실천 이야기
- 2020. 7. 23. 16:30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한 어르신들이 모이는 지역 경로당들이 문을 닫았습니다.
코로나와 무더위로 몸도 마음도 불편하실 어르신들이 많이 계실 겁니다.
뉴스에서는 ‘노인 우울증 주의보’라는 기사로 어르신들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관심을 독려했습니다.
복지관에서 어떻게 하면 무더위에 취약한 어르신들이 여름을 잘 나실 수 있을까 고민했고,
그 결과, 무더위 생활복지운동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생활복지운동은 김상진 관장님의 어르신을 섬기는 깊은 마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어르신들께 이웃의 편지와 함께 쿨 타올을 선물하여 조금이나마 여름을 잘 나시도록
곁에있기팀과 이어주기팀에서 함께 준비하여 돕고자 했습니다.
#내촌 경로당
경로당 회장님들께 생활복지운동의 취지를 설명하고자 권민지 주임님과 직접 찾아 뵀습니다.
개화동에 내촌 경로당이 있습니다.
내촌 경로당 회장님의 개인사정으로 총무님과 만났습니다.
총무님은 방화11복지관에서 왔다고 말씀드리자 처음에는 타 복지관과 헷갈리셨습니다.
코앞에 있는 경로당인데 그동안 인사도 제대로 못 드린 것 같아 민망했지만,
이번 생활복지운동을 계기로 내촌 경로당과 소중한 인연이 이어질 것 같았습니다.
경로당 시설은 쾌적했는데, 안에 텅텅 빈 방을 보니 기사에서 봤던 ‘노인 우울증 주의보’를 실감했습니다.
“총무님, 경로당이 너무 썰렁해요.”
“그러니까. 원래 여기서 떠들고 놀고 그러는데, 지금 나 혼자 앉아 있잖아.
나도 혼자 나와서 할 게 없어서, 잘 안 나와”
총무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개화동에서 70년 이상 사셨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여기가 원래 다 논밭이었어.
앞엔 개울도 있었고, 예전에 여기 피난민들도 많이 살았었지.”
개화동에 계시는 어르신 대부분이 토박이라고 하셨습니다.
총무님께 무더위 생활복지운동의 취지를 설명 드렸습니다.
총무님은 복지관에서 이렇게 신경써주셔서 고맙다고 하셨습니다.
“지금 다 집에만 있을 텐데, 이렇게라도 잠깐 나와서 서로 얼굴보고 가면 좋지”
총무님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컴퓨터 책상에 모니터가 많이 있는 게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총무님은 평소 컴퓨터로 영상 편집도 하고 강의도 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총무님은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셨습니다.
총무님께서 나중에 제게 동영상 편집을 알려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올해 영상을 구실로 사회사업할 계획이 있는데 자주 인사드리고 모르는 걸 여쭤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늘 귀한 컴퓨터 마을 선생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방화 경로당
방화 경로당의 회장님과 총무님을 권민지 주임님과 찾아뵙고 인사드렸습니다.
준비한 소식지와 리플릿을 드리며 복지관을 소개해드렸습니다.
무더위 생활복지운동의 취지를 설명 드렸습니다.
80대이신 회장님과 총무님은 경로당 막내라고 하셨습니다.
어르신들 대부분이 90대라고 하셨습니다.
권민지 주임님께서 어르신들이 쿨타올과 편지를 잘 받아 가실 수 있을지 걱정하셨습니다.
회장님께서 웃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지난번 닭 나눠줄 때는 엄청 빨리 나와서 받아갔는데.
이번엔 먹을 게 아니라서 할머니 할아버지들 늦게 나올 수도 있어.”
“그래도 뭐 준다고 하면 다 받으러 와~”
총무님은 저희에게 복지관에서 얼마나 근무했는지 물으시고는
방화동의 옛 모습을 알려주셨습니다.
총무님은 방화동에 사신지 60년 이상 되셨답니다.
“여기 옛날에는 벌판이었지. 비가 조금만 와도 다 고였어.”
총무님은 예전에 서예 선생님으로도 활동하셨다고 하셨습니다.
“내가 옛날에는 여기서 한자도 가르쳤어.”
“이 분이 한학자야 한학자. 한자도 많이 알고
붓도 얼마나 잘 다루는데.”
총무님은 전국 지리도 꿰뚫고 계셨습니다.
“내가 전국을 다 돌아다녀봐서 잘 알아.”
“안가본대가 없을걸.”
회장님은 총무님이 말씀만 하시면 옆에서 각주처럼 보충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한 동네에서 함께한 세월만큼 두 분의 케미가 참 좋았습니다.
두 분이 평소 경로당 어르신들과 어떤 대화를 나누셨을지 상상했습니다.
이렇게 유쾌한 회장님과 총무님을 어르신들도 많이 그리워하실 거라 생각했습니다.
이번 생활복지운동은 코로나와 무더위 속에서도 이웃이 서로에게 관심을 두고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좋은 구실입니다.
여름 잘 보내시라는 한 줄의 평범한 문장도 어르신들께 큰 위로가 될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회로 이웃들이 서로 따뜻한 안부를 전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글쓴이 : 원종배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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