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로 사업] 엄마 보러 가는 길, 마음을 나누는 동네잔치

(글쓴이: 박혜진 사회복지사)

 

 

1101동의 숨은 천사 유영미 님

유영미 님은 다른 사람에게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소녀의 마음을 가진 분입니다.

20231, 어머니가 먼저 떠나시고 혼자 지내던 유영미 님을 만났습니다.

유영미 님과 거리를 나서면 많은 이웃과 관계가 있음을 실감하지만

당신은 친한 사람이 없다고 하십니다.

혼자서도 일상생활을 잘하지만, 동네를 벗어나기 무서워하십니다.

이런 유영미 님이 1동에서 이웃들과 자주 만나시며

외롭지 않게 지내시길 바랐습니다.

 

 

옆집 이모, 교회 이모.

최근 유영미 님이 가장 많이 말씀하신 이웃분들입니다.

옆집 이모님은 틈틈이 안부를 확인해주시고,

교회 이모님은 지나다 마주치면 안아주신다고 합니다.

1동 이웃과의 기존 관계가 더욱 깊어진다면

유영미 님이 일상생활을 하시는 데 도움 될 것 같았습니다.

평소 선물하는 걸 좋아하는 유영미 님에게

잔치를 제안하여 이웃과 더욱 좋은 관계가 되길 거들고 싶었습니다.

 

 

 

 

 


 

 

 

 

 

유영미 님은 어머니를 많이 그리워하십니다.

늘 저와 만나면 어머니 이야기를 들려주십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로는 어디로 가셨는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수소문해서 찾다 보니 어머니는 산골 되어 계셨습니다.

언젠가는 어머니 성묘하러 가자며 손가락 걸고 약속했습니다.

 

이제는 약속을 지킬 시간입니다.

어머니 추모 시설에 가기 전,

생전 좋아하셨던 음식을 준비하면서

그 음식을 조금씩 나누어

이웃에게 마음을 전하는 잔치를 제안했습니다.

 

선물하는 거 좋아요. 편지도 같이 써서 드려야겠다!”

글을 잘 쓰는 유영미 님은 이웃에게 전할 편지도 쓰기로 하셨습니다.

 

 

 

 

 

 


 

 

 

 

 

준비

“영미 , 어머님이 어떤 음식을 좋아하셨어요?”

. 우리 엄마는, 소불고기를 좋아했어. 부침개도 좋아했고 떡도 좋아했어.

떡은 인절미랑 절편, 증편도 좋아했어. 과일은 사과랑 배

 

어머님이 생전 좋아하셨던 음식들을 술술 적어 내려갑니다.

어머님과 깊은 관계가 짧은 순간 느껴졌습니다.

 

그럼 이웃분들에게는 어떤 걸 선물하고 싶으세요?”

. 과일! 부침개랑 떡도 드리고 싶어요.”

 

 

 

 

 

 

 

 

 

어머님과 이웃에게 드릴 음식을 쭉 정리했습니다.

선물하려면 포장을 해야 하니 봉투와 편지지도 사기로 했습니다.

여러 가지 준비물들과 장 보러 가는 루트까지 직접 적으셨습니다.

 

제가 아직 길을 잘 모르니까 유영미 님이 길을 알려줄 수 있으세요?

다니면서 방화동 소개도 해주세요.”

그래요! 내가 잘 아니까 혜진 씨한테 소개해줄게~”

 

 

 

 

 


 

 

 

 

 

 

 

장보기로 약속한 날입니다.

지갑, 카드, 함께 작성한 준비물 리스트, 장바구니 등

꼼꼼하게 준비하셨습니다.

미리 계획했던 대로 은행, 다이소, 시장에 가며

어떤 게 더 맛있을지 고민하고 고르셨습니다.

, 부침개, 과일 등 엄마와 이웃에게 드릴 생각하니 사고 싶은 게 많아집니다.

 

 

 

 

 

 

 

마지막으로 소불고기를 사기 위해 유영미 님 단골 반찬가게에 왔습니다.

소불고기는 없는데?”

.. 어쩌지 엄마가 좋아하셨어요. 내일 엄마 만나러 가거든요.”

그래? 그럼 내가 오후에 장 보러 나갈 거니까 이따가 소불고기 해둘게.

오후에 사러 와.”

네 고맙습니다!”

반찬가게 사장님은 유영미 님을 위해 소불고기를 별도로 만들어주셨습니다.

유영미 님 주변에 좋은 분들이 많음에 감사했습니다.

그만큼 동네에서 오랜 기간 좋은 관계를 유지하셨음이 느껴집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어머님과 이웃에게 나눌 음식을 조금씩 나누었습니다.

깨끗한 게 중요하다며 장갑을 끼고,

음식을 나누는 동안 이웃들이 좋아하겠다며 즐거워하셨습니다.

이웃을 위한 따뜻한 마음이 저에게도 전해집니다.

 

 

 

 

 

 

 

 


 

 

 

 

 

진행

 

잔치 당일 오전,

먼저 어머님이 계시는 추모시설에 가기로 했습니다.

예전부터 어머님과 잘 알고 지내셨던

교회 김씨 이모님께서

앞으로 유영미 님을 잘 챙겨주고 싶다며 동행하셨습니다.

 

오늘 아침은 몇 시에 일어나셨어요?”

오늘은 잠이 안 와서 5시에 일어났어요. 너무 신나서!”

 

엄마를 만날 생각에 어린아이처럼 기뻐하시는 유영미 님.

엄마를 생각하며 음식을 사고, 포장했던 그 마음을 하늘에 있는 어머님도 아실 겁니다.

 

 

 

 

 

 

 

엄마가 꽃이 됐네? 할미꽃이야~”

 

어머님이 계시는 분향대에 유영미 님이 직접 준비하신 음식을 올렸습니다.

엄마가 여기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하십니다.

 

 

 

 


 

 

 

 

1101동으로 돌아와

이웃을 위해 미리 준비했던 선물을 전했습니다.

저와 만나기 전에 이미 2명의 이웃에게 선물을 드렸고

아직 2명의 이웃에게는 전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중 한 분이 오늘 함께 갔던 김씨 이모입니다.

 

 

 

 

 

반장님에게 손수 준비하신 음식과 편지를 전하며 인사를 건넸습니다.

이모, 오늘 같이 가줘서 고마워요.”

영미야 나도 챙겨줘서 고마워. 앞으로 우리 잘 지내자. 이모한테 자주 연락해.”

 

두 분이 잔치를 시작으로 자주 만나기로 하셨습니다.

유영미 님은 이모님을 엄마처럼,

이모님은 유영미 님을 딸처럼,

서로 챙겨주고 재밌게 지내기로 약속하셨습니다.

두 분을 거들며 제 마음도 따뜻해졌습니다.

 

 

 

 

 

 

 

 

 

집에 계시지 않는 이웃에게는 문 앞에 두고 따로 연락드렸습니다.

세상에 너무 기특하고 고맙네~ 챙겨줘서 정말 고마워!”

 

유영미 님께서는 잔치하면서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 진심이 이웃분들에게도 전해진 것 같습니다.

유영미 님이 정성을 다해 준비하셨기 때문입니다.

 

 

 

 

 


 

 

 

 

 

평가

잔치 이후로 유영미 님에게 변화가 생겼습니다.

이전에는 무서워서 복지관 앞까지 나오지 않으셨는데

이제는 혼자 복지관 앞까지 나올 수 있게 되었다고 하십니다.

잔치했던 이웃들 집에 놀러 가서 음식도 나눠 드시고

새롭게 교회와 한의원도 다니시기로 했습니다.

 

 

 

 

유영미 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편지를 썼습니다.

가방에서 편지를 꺼내려는 찰나, 저에게 손수 쓴 편지를 주셨습니다.

꾹꾹 눌러 담은 편지에서 유영미 님의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유영미 님께서 담아 주신 편지에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첫 잔치 소박하지만 의미 있게 진행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엄마와의 이별로 마음 쓰셨을 유영미 님에게

이웃이라는 다른 관계가 생기길 바랐습니다.

평소에도 유영미 님을 잘 챙겨주시는 이웃분들 덕분에

유영미 님도 앞으로 잘 지내실 수 있을 겁니다.

함께 해주신 유영미 님과 이웃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유영미 님 잔치 평가


* 직접 준비해서 잔치해보시니 어떠세요?

원래도 나누는 걸 좋아했는데
, 잔치하면서 이웃들에게 나눌 수 있어서 좋았어요



* 잔치 후에 뭐가 달라지셨나요? 새롭게 알게 되거나 친해진 이웃이 있나요?
이웃들과 더 친해졌어요
.



* 잔치 이후에 참여한 이웃과 있었던 에피소드가 있나요?
잔치하고 며칠 뒤에 부침개를 부쳐서 옆집 이모에게 드렸어요
. 이번 주에는 김씨 이모님이 집으로 초대해서 같이 부침개 부쳐 먹었어요. 복지사 선생님 부르고 싶었는데 바쁠까 봐 못 불렀어요.



* 잔치를 하며 동네를 아끼는, 사랑하는 마음이 생겼나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동네가 더 편안해졌어요
. 이전에는 밖에 나가는 게 무섭고, 혼자서는 안 나갔는데요. 챙겨주는 이모들하고 같이 밖에도 나가고 밥도 먹으면서 마음이 편해졌어요. 동네가 더 좋아졌어요.



*
다음에 잔치 참여할 마음이 있으신가요?

네 좋아요
. 맛있는 거 나눠 먹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참여주민 잔치 평가


*
잔치 참여해보니 어떠셨어요?

"순수하고 따뜻한 영미 씨의 마음이 잘 느껴졌어요
. 나를 위해서 준비해주니 너무 기특하죠."

"이번 기회로 영미가 몇 호에 사는지 알게 되었고 앞으로 잘 챙겨줄 거예요. 같이 밥 먹고, 쇼핑도 하고, 교회도 가려고요. 영미에게 고맙네요. 나도 바깥바람 쐬고 음식도 먹으니 기분 좋았어요."


* 잔치가 이웃 관계에 도움이 될까요?
"네
. 이웃하고 인사하고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요."

"그럼요. 이거하면서 새로운 이웃하고도 인사할 수 있었는걸요."


* 잔치를 하며 동네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생겼나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네
. 평소 이럴 기회가 없었는데, 인사하고 선물을 받으니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우리 동네에 이렇게 좋은 이웃이 있구나 생각했죠."

"나도 다음에 이웃들 초대해서 음식 나눠 먹고 싶어졌어요. 이웃들하고 더 잘 지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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