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동네사람들] 우정 어르신과의 겨울 잔치 이야기_잔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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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동네사람들] 우정 어르신과의 겨울 잔치 이야기

(글쓴이 : 김민지 사회복지사) 우정 어르신과의 인연 올해 동네 똑똑을 다니며 지역을 많이 알았습니다. 지역을 알기 위해 나갈 때마다 길에서 마주친 어르신이 계십니다. 늘 리어카를 끌고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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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민지 사회복지사)

 

우정 어르신과 겨울 잔치 준비하기

우정 어르신과 잔치를 하기로 한 뒤 잔치 날이 여러 차례 밀렸습니다.

비가 오고 한파가 오고 날씨가 좋지 않아서 나오는 이웃들이 없으면

나눠 먹을 수가 없다고 걱정하셨습니다.

고구마를 찌면 조금이라도 같이 앉아서 나눠 먹어야 맛이지

나눠주기만 하면 아쉽겠다고 하셨습니다.

날씨 좋은 날, 우정 어르신의 마음이 추진하고자 하는 날을 찾으며

계속 우정 어르신을 만나러 다녔습니다.

 

그렇게 기다리다가 더 추워지면 못하겠다 싶어서

하루는 제가 그냥 밀어붙여 버렸습니다.

마음이 동하시면 바로 고구마를 사서 진행해볼 수 있도록 채비해서 나갔습니다.

다음에 날씨 좋은 날 하자고 하시더니

제가 만나러 간다고 하니 오라고 하시고 얼굴을 뵈니 반겨주셨습니다.

그냥 문득 오늘이 잔치해야 할 날이구나 싶었습니다.

 

우정 어르신께서 잔치를 망설이시는 이유를 나름대로 추측해보며

더 작은 제안으로 거들었습니다.

고구마 찌기가 부담되면 생고구마로 나누시면 어떨지 여쭈었습니다.

이웃집에 나누시는 것은 각자 취향에 맞게 조리해 드시도록

생고구마로 마음 전해도 좋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일부는 날씨 좋은 날 천천히 쪄서 나와서 자주 만나는 이웃들과 나눠 드시

일부는 같은 아파트 이웃들에게 나누시면 좋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우정 어르신이 준비하는 과정이 부담되시면

사회복지사가 생고구마를 소분해 담아 한 집식 포장해오겠다고 했습니다.

 

사회복지사의 제안에 오늘 하면 좋을지 다시 미루면 좋을지

고민하던 우정 어르신이 저에게 되물었습니다.

 

복지관이 원래 이웃들한테 음식도 나누고 이웃들 얘기하게 돕는 건가벼.”

 

네 맞아요. 어르신!

저희는 이웃들 간에 음식도 나누고 인사도 나누고

그렇게 마음 전하시면서 서로서로 이웃과 더불어 사시도록 돕고 있어요.

정겨운 모습으로요.

여기서 정겹게 이루고 싶은데 저는 이쪽 지역 분들을 잘 모르니까.

그래서 이번에 우정 어르신이 생각났어요.”

 

이 대화를 뒤로 결국 그날 바로 고구마를 사기로 했습니다.

앞서 제안드린 것처럼 넉넉히 사서 같은 아파트에도 나누시고

평소 자주 모이시는 이웃들이랑도 나눠 드시기로 했습니다.

고구마를 골라달라고 부탁드리니

저 앞에 마트에 가서 좋은 고구마를 물어보고 사라고 일러주셨습니다.

 

우정 어르신이 종이상자를 받으며 가깝게 지내시는

G마트에서 꿀고구마를 구입했습니다.

사장님이 좋은 고구마를 골라주셨습니다.

우정 어르신 소개로 여기서 고구마를 사러 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우정 어르신과 자주 만나고 있는 사회복지사라고 인사드렸습니다.

사장님께서도 인사해주셨습니다.

꿀고구마가 밤고구마 맛도 나고 호박고구마 맛도 나서 좋아하실 거라고 하셨습니다.

참 친절한 분이셨습니다.

고구마를 찌면 G마트에도 나중에 조금 나누면 좋겠습니다.

 

구입한 고구마는 두 상자로 나누었습니다.

쪄서 가지고 나오실 고구마는 우정희 어르신이 챙겨서 가져가시고

포장해서 아파트 이웃들에게 나눌 고구마는 사회복지사가 챙겨왔습니다.

잘 소분해서 나눌 수 있게 포장하고

당일 저녁에 우정 어르신 댁으로 챙겨가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G마트 여자 사장님께서 그날

귤과 고구마를 담은 간식을 우정 어르신께 먼저 나누셨다고 합니다.

평소에도 우정 어르신을 잘 살펴봐주시고

가까운 관계를 맺고 계시는 곳이었습니다.

이번 잔치를 통해서 G마트와도 관계가 더 깊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추후 우정 어르신과 꿀고구마로 잔치 이룬 이야기를 들려드리러

또 찾아가 보면 좋겠습니다.

 

고구마를 산 당일 저녁, 우정 어르신과 잔치 막바지 준비했습니다.

이른 저녁에 이웃들에게 바로 나눠드리려고 했으나

저와 우정 어르신의 소통이 엇갈려 너무 늦은 저녁이 되었습니다.

준비한 고구마 꾸러미를 들고 우정 어르신 댁으로 갔습니다.

아파트 현관 앞에 나와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제가 담아온 고구마 꾸러미를 보시고는 이렇게 잘 담아왔냐고 칭찬해주셨습니다.

그저 복지관 종이 가방에 나눠 담은 것뿐인데 저를 칭찬해주시니

제가 우정 어르신의 잔치를 잘 돕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우정 어르신께서 문을 두드리기에는 늦었다고

다음 날 아침에 혼자 이웃들에게 전달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아침 일찍 다시 와서 도울지 여쭈니 혼자서도 충분하다고 하셨습니다.

우정 어르신의 마음과 역할을 방해하지 않고자 그러기로 했습니다.

이후 잘 전달 하셨는지 연락드려보기로 했습니다.

 

이왕이면 우정 어르신 마음이 잘 전달되도록

엽서 써서 같이 넣어드리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웃들도 이렇게 이웃들에게 나누고자 하는

우정 어르신 마음을 아셨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대신 적어달라고 하셔서 고구마 맛있게 먹으라고 하셨던

우정 어르신 마음을 받아 적었습니다.

편지를 대신 적는 제 모습을 보며 우정 어르신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 정성이 들어가는데 내가 잘 전해줘야것네. 책임이 생겨.”

 

제가 조금 막무가내로 이끌었을지라도

계속 여쭤보며 의논하며 하니 우정 어르신의 잔치가 되었습니다.

잔치를 이루기 위한 과정을 같이 궁리하고 이루셨습니다.

아파트 이웃집 누구에게 나누면 좋을지도 떠올리셨습니다.

 

남자 혼자 사는 집에도 줘야지. 거기랑.

아이고, 지금 일하러 나오는 사람도 있네. 저 집도 줘야지.

아래 할머니가 사는 곳도 있어. 거기랑.”

 

집이 정리가 안 되어 있다고 집으로도 들이지 않으셔서

현관에 함께 앉아 준비했었습니다.

엽서에 당신 호수나 이름은 적지 말아 달라고 하셨습니다.

호수를 쓰기는 민망하다고 하셨습니다.

방화11복지관에서 이웃들 나눠 먹으라고 주었다고 하면서 나누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면 어떻습니까.

우정 어르신께서 나눌 이웃을 떠올리고 직접 전해주시는 것이 중요하지요.

이렇게 이웃들에게 음식과 마음을 나누시면서

우정 어르신과 같은 아파트 이웃들과의 관계가 좀 더 가까워지고

이해하는 사이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일이지요.

충분하다고 했습니다.

 

이웃집에 나누기 위해 우정 어르신과 준비한 고구마 꾸러미와 문고리 엽서

아파트 이웃에게 나누는 것 외에도

우정 어르신이 날씨 좋은 날에 고구마를 쪄다가 김치 조금과 가지고 나가서

늘 가까운 이웃들과 모이시는 그 장소에서 나눠 드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고구마에 우정 어르신의 맛난 김치까지 더해졌습니다.

우정 어르신과 이웃들의 만남의 장소 그곳에서 소박하게 열릴 겨울 잔치도 정말 기대됩니다.

 

우정 어르신의 겨울 잔치가 참 따뜻하겠다 싶었습니다.

 

우정 어르신의 겨울 잔치

이번 잔치는 잔치의 모든 순간에 사회복지사가 함께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우정 어르신의 적은 말수 속 한마디 한마디에서 잔치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그다음 날, 고구마를 이웃집에 전하기로 하신 날 이른 아침에 전화가 왔었습니다.

우정 어르신께서 문고리에 걸어 놓는 게 어떨지 싶었다고

저녁에 걸어놓을 때 좀 도와달라고 하셨습니다.

먼저 부탁해주신 일이니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저녁이 되어 우정 어르신을 만나러 가기 위해 전화드리니

다시 안 와도 괜찮다고 하셨습니다.

당신께서 낮에 이웃들이 집에 있을 때 돌아다니면서

고구마를 다 나누셨다고 하셨습니다.

한 집만 집에 없어서 그 이웃 외에 다른 떠오르는 이웃에게

고구마를 나눴다고 하셨습니다.

 

아침에는 이웃들과 얼굴을 마주 보고 나누는 것이 조금 망설여졌는데,

낮이 되니 다시 또 혼자서도 충분히 나눌 수 있겠다고 용기가 나셨나 봅니다.

 

고구마를 나눌 때 계단을 어떻게 혼자 다 오르셨는지 여쭈며

대단하시고 말씀드렸습니다.

아랫집 아줌마가 고구마를 받고 도와줘서

같이 돌아다니며 나누셨다고 하셨습니다.

 

복지관이 하는 일과 사회복지사의 의도를 이해하고

당신의 역할로서 잔치를 이루신 우정 어르신께 정말 감사했습니다.

고구마를 나눈 이웃집과 또 함께

다른 이웃집으로 고구마를 나누러 다니셨습니다.

얼마나 정겨운 모습이었을지

우정 어르신이 들려주시는 잔치 모습을 들으며 기뻤습니다.

 

처음에 계획한 것 보다 훨씬 더 풍성하고 의미 깊은 잔치를 이루었습니다.

O아파트에서 처음으로 잔치해볼 수 있었습니다.

사회복지사가 눈으로 담지는 못 했을지라도,

옆에서 말 한마디 더 거들지는 못 했을지라도

그저 그분들의 삶에서 자연스럽게 음식을 나누고 인정을 나누셨습니다.

우정 어르신께서 함께 해주신 덕분입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직접 보지 못한 아쉬움은 이렇게 잔치해보시니 어떠셨는지,

나누면서 어떤 정겨운 일이 있었는지

우정 어르신께 가서 여쭤보며 달래야겠습니다.

이렇게 귀한 잔치를 만들어주신 우정 어르신께 감사인사도 잘 드려야겠습니다.

댓글(2)

  • 김상진
    2021.12.06 12:12

    우정 어르신의 따듯한 나눔 덕분에 훈훈한 마을이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권민지
    2021.12.14 14:42

    우정 어르신과 잔치를 준비하면서
    김민지 선생님이 어떤 마음으로
    거들고 싶었는지 평소에도 이야기
    나누면서 느꼈었는데….
    실천기록을 읽으니 그 마음이
    더 잘 느껴집니다.

    우정 어르신이 동네에서
    좋은 이웃 관계 맺으며
    사실 수 있도록.
    어르신이 할 수 있는 만큼
    잔치 이루실 수 있도록
    잘 묻고 의논하고 부탁했습니다.

    그 결과 어르신도
    복지관에서 왜 이런 일을
    사회복지사가 거들게 되었는지
    아시게 되면서 풍성한 잔치를
    이뤄내셨습니다.

    고구마가 구실이 되어
    추운 겨울 따뜻한 우정 어르신
    마음이 동네 곳곳에 잘 전달되어
    날씨는 춥지만, 마음은 따뜻한
    시간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이번 김장잔치가 시작점이 되어
    어르신이 동네 이웃들과
    가까워지고 서로 이해하며
    즐겁게 살아가시길 바라봅니다.

    김민지 선생님 고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