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마실] 다른 방식으로 이웃과 반찬 나눠요.

남 씨 어르신댁 가는 길

(글쓴이 : 박혜원 사회복지사)

 

이 씨 어르신을 만난 후에 

요리를 잘하시는 남 씨 어르신, 

욕구조사하며 만난 박 씨 어르신, 

길에서 오가다 만난 **슈퍼 어르신도 찾아뵙고 

식사마실 모임에 참여할 수 있는지 여쭈었습니다.

“집에 아픈 사람이 있어 

나는 코로나 걸리면 큰일 나요. 

사람들이랑 만나는 건 

좀 나중에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할 수는 있는데 좀 조심스럽지.”

“나도 집에만 있기 너무 심심해서 하고 싶은데,

아들이랑 며느리가 코로나 때문에 나가지를 못하게 해요.

얼마 전에 대장암 수술을 해서 더 걱정하기도 해요.

그래서 이걸 하려면 집에 와서 아들이랑 며느리를 설득해줘요.”

코로나19가 더욱 심각해진 상황이라 

어르신들께서는 모두 참여가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어르신의 아드님과 며느님을 

만나 설득하는 것도 불가능했습니다. 

 

당연한 반응이라는 걸 알지만 속상한 마음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대로는 식사마실 모임을 

계속 진행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저 스스로도 혹시 식사마실 모임을 하다가 

확진자가 나오면 어쩌나 걱정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연초 계획보다 소수가 모여서 진행하는 것으로 

계획을 한차례 변경했지만, 코로나19가 더 심해진 상황 속에서 

다른 방식을 궁리해보기로 했습니다.

사람을 만나고, 무언가를 나누어 먹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고 불편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상황에 알맞게 식사마실 진행해보기로 했습니다.

식사마실이다 보니 음식을 빼놓고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반찬을 만들어 이웃과 나누기만 하면 어떨까? 

모여서 먹는 것은 쉽지 않지만 내가 먹을 반찬 조금 더 많이 만들어 나누고, 

그 반찬을 받은 어르신은 또 다른 반찬을 만들어 다른 이웃에게 나누면 어떨까? 

조리방법을 사진과 간단한 설명으로 정리하여 함께 드리면 어떨까? 

한 번 해보기로 했습니다. 

 

이전에 식사마실 모임 참여를 거절하셨던 

남 씨 어르신을 다시 찾아뵈었습니다. 

 

남 씨 어르신은 남자분이시고 김치를 

직접 담가 먹을 정도로 요리 솜씨가 좋은 어르신입니다. 

 

사람들이 집에 모이는 건 코로나 때문에 어려울 수 있지만, 

반찬을 만들어 이웃과 나누는 건 괜찮다고 하시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제안했습니다. 

“다 같이 나눠 먹는 건 좀 그렇지만, 뭐 그거야 할 수 있죠. 

조금 더 만들어서 나누면 되니까. 좋아요.”

“고맙습니다. 어르신. 그러면 다음 주에 시간 괜찮으세요?”

“괜찮아요. 건강검진이 있어 앞뒤로 시간 내기는 좀 어렵고, 14일쯤에 해요.”


남 씨 어르신께서 흔쾌히 알겠다고, 같이 해보자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항상 참여가 어렵다는 이야기만 듣다가 

구체적으로 반찬을 만들고 나누는 날짜까지 정해지니 신기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습니다. 

 

벌써 남 씨 어르신과 반찬을 만들어 이웃과 나누는 14일이 기다려집니다. 

 

이번에는 별다른 일 없이 식사마실이 잘 진행되기를 소망합니다.

댓글(2)

  • 김민지
    2020.10.12 11:09

    이웃과 반찬 나누며 관계하는 식사마실
    취지에 맞는 새로운 방법이네요!

    같이 먹지는 못하더라도
    만드는 김에 조금 더 만들어
    이웃과 반찬을 나누고
    인사, 안부를 나누는 활동임에는
    변함 없어요~

    코로나 속에서 다들 지치고
    마음의 여유가 사라져가니
    전처럼 이웃과 어울리고자 하는 갈증 있으실텐데

    박혜원 선생님이 여러 방법을 궁리하며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며
    갈증을 건드려주신 덕에
    어르신도 조금 더 마음 생기신 것 같아요.

    맛난 반찬 나눌 14일이 기대되어요!!

  • 김상진
    2020.10.14 09:05

    혼밥(혼자 밥먹기), 혼영(혼자 영화보기) 등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문화이지만 사람과의 관계가 그리운 분들에게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지 싶습니다.
    평안한 일상으로 돌아가서 함께 모여 밥 먹을 수 있는 때를 기대해 보며 애써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