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사람들] 추석잔치 두 번째 이야기- 깨가 쏟아지는 송편을 전달했습니다.
- 하는 일/실천 이야기
- 2020. 9. 25. 20:01
(글쓴이 : 곁에있기팀 정민영 사회복지사)
"내가 지금 다리가 아프니까 선생님이 대신 송편 전해주면 좋겠어"
“네. 제가 어르신들이 찍으신 영상도 보여드리고 쓰신 엽서도 송편이랑 잘 전달하겠습니다.”
“고마워요”
어르신께서 송편 전달만 부탁하셔서 심부름하는 정도만 거들었습니다.
“지난번에 말씀해 주셨던 어르신들에게 전달해 드리면 될까요?”
“안갑순 할머니랑, 해바라기랑, 만순 할머니한테 주면 돼. 유만순인가 김만순인가 성은 모르겠네(허허)”
“제가 나중에 여쭤볼게요. 어르신들이 몇 동 몇 호에 사시는지만 다시 알려주세요”
“안갑순 할머니는 6호에 살고 만순 할머니는 2호에 살아. 해바라기는 몇 호더라. 몇 호인지 정확히 모르겠네. 기다려봐요. 전화해볼게”
이정순 어르신께서 해바라기 어르신께 전화를 하셨습니다.
“어, 나 이정순인데 내가 몇 층인지는 아는데 몇 호인지 모르겠네. 몇 호 살지? 아, 9호 알겠어. 내가 박정자 씨랑 송편 좀 만들었는데 지금 복지관 선생님이 갖고 갈 거야. 잘 받아”
수화기 너머로 해바라기 어르신의 웃음소리가 들려오니 얼른 송편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전화를 끊으신 이정순 어르신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아니, 송편을 뭐 하러 갖다주냐고 하네. 근데 주소는 또 가르쳐주네(하하하). 선생님 9호래. 9호로 갖다주면 돼”
곧장 깨가 쏟아지는 송편을 전달하러 출발하였습니다.
#안갑순 어르신
“(똑똑) 안갑순 어르신 송편 심부름 왔습니다. 이정순, 박정자 어르신께서 오늘 송편을 만드셨어요. 안갑순 어르신과 나눠 먹고 싶다고 하셔서 제가 대신 전달하러 왔습니다.”
“맛나게 보이네. 고맙다고 전화해야겠다”
안갑순 어르신께 영상도 보여드렸습니다. 영상을 보시는 내내 흐뭇한 표정을 지으셨습니다.
핸드폰 화면 속 이정순, 박정자 어르신을 보며 “네~ 잘 먹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답해주셨습니다.
안갑순 어르신께서는 요양보호사님과 맛있게 먹겠다고 하셨습니다.
#신만순 어르신
“(똑똑) 어르신 송편 심부름 왔습니다. 이정순, 박정자 어르신께서 아까 송편을 만드셨어요. 송편을 어르신과 나눠 먹고 싶다고 하셔서 제가 대신 전하러 왔습니다.”
바로 뚜껑을 열어 송편을 보셨습니다. “안에 깨 들었나 보네. 내가 깨소를 좋아해”
신만순 어르신께도 영상을 보여드렸습니다.
“나는 줄 것도 없는데 어쩌나. 너무 고맙네. 내가 이정순 씨를 정말 좋아해요. 좋은 사람이거든”
짧은 영상과 송편 몇 개만으로도 어르신들의 마음이 충분히 전달되었습니다.
#해바라기 어르신
“(똑똑) 어르신 송편 심부름 왔습니다. 이정순, 박정자 어르신께서 오늘 송편을 만드셨어요. 해바라기 어르신과 나눠 먹고 싶다고 하셔서 제가 대신 전하러 왔습니다.”
해바라기 어르신께도 영상을 보여드렸고 고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정순 어르신께서 쓰신 엽서를 보시고는 “나도 이정순 씨 정말 사랑합니다”라고 답해주셨습니다.
"근데 선생님, 나는 왜 안불렀어요?"
해바라기 어르신께 코로나19로 인해 이런 방식으로 소규모 추석 잔치를 진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설명드렸습니다.
"다음에 하면 나도 꼭 불러줘요."
이웃들과 함께 하고 나누고 싶은 해바라기 어르신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이정순, 박정자 어르신께서 부탁하신 송편을 이웃 어르신들에게 잘 전달해드렸습니다.
영상과 엽서를 받으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니 당신들의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인사할 수 있는 이웃이 있어 정겹고 소중했습니다.
소박한 추석 잔치를 구실로 '송편'도 나누고 '정'도 나누었습니다.
소박한 추석 잔치를 구실로 관계가 살아나고 이웃과 인정이 흘러넘쳤습니다.
* 아래 파란색 글씨 링크를 클릭하면 [동네 사람들] 추석잔치 첫번째 이야기-송편 하나 맛보세요 게시글로 이동합니다.
(송편 전달은 코로나 19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진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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