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3동 수육 잔치 이야기


1103동 수육 잔치 이야기 




수육 잔치 준비하기


3동 통장님께 수육 잔치 부탁드렸습니다


며칠 전 3동 통장님을 만나 수육 잔치를 제안했습니다. 

흔쾌히 함께 하시기로 했습니다. 


"고기는 김포 트레이더스가 저렴해요. 거기로 가요."


복지관 바로 앞에 보해마트도 있었지만 

통장님께서 추천해주시는 김포 트레이더스로 가기로 했습니다. 



강서구에 오랫동안 살았지만 김포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처음입니다. 


통장님과 옆집 아주머니와 약속을 정해 만났습니다. 

15-20분 정도 만에 도착했습니다. 


높은 천장이 있는 창고형 마트로 대용량으로 판매하는 곳입니다. 

과자, 생필품, 육류 등 무엇이든 크게 팝니다. 

고기도 많은 양을 한꺼 번에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시식 코너도 많았습니다. 

서로 먹여주며 장을 봤습니다. 


"이렇게 놀다가는 오늘 저녁 못먹어요. 빨리 가요."


육류 코너에 도착했습니다. 

큰 덩어리를 한꺼 번에 샀습니다. 


"이 정도도 사람들이 모이면 부족할 수도 있어요."


이렇게 많은 양을 다 먹을 수 있을지 믿기지 않았습니다. 

결과는 글 마지막에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통장님 댁에 모인 20명 이웃


"빨리 오세요. 다들 배고프다고 난리야."


저녁 6시가 넘어 통장님의 전화가 왔습니다. 


복지관에서는 고기만 사드렸고 

음식 조리와 준비는 모두 주민이 하셨습니다. 


통장님 댁으로 갔습니다. 

현관부터 문 닫을 공간도 없이 신발로 가득 찼습니다. 



많은 이웃이 모였습니다. 


남편 분들은 방 안쪽에 자리 잡으셨고

아주머니께서 부엌에서 여러 음식을 준비하셨습니다. 


여러 층의 이웃이 오셨습니다. 

모두 통장님께서 초대하셨습니다. 


"아니, 오늘 무슨 날이야?"

"오늘 잔치 날이야. 수육 잔치."


음식 준비도 여러 이웃이 함께 나누어 준비했습니다. 


5호 집에서는 김치를 

6호 집에서는 밥을 

9호 집에서는 토하젓을

10호 집에서는 생태찌개를 가져오셨습니다. 


하나 씩 모이니 상 한가득입니다. 


"오늘 이 자리는 통장님이 미리 장보고 장소를 제공해주셨어요."

"여기 음식은 5호 6호 9호 10호에서 가져오셨어요."


함께 모인 이웃이 크게 손뼉을 쳤습니다. 

주민이 온전히 박수를 받으셨습니다. 



끊임없이 음식이 나왔습니다. 

끊임없이 대화가 오고 갔습니다. 


한 방에 20여명이 모여 자리에 앉아 

두세명씩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정겨워보였습니다. 


통장님 아들 성현 씨도 퇴근하고 들어와서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응답하라 1988 보셨지요? 

그 드라마가 사회복지사에게도 이슈였어요. 

그런 동네를 꿈꾸며 일하는데 여기 그 모습이 있어요."


"사실 복지관이 이렇게 제안해주니 모인거에요. 

10년 전에는 이런 모습이 자연스러웠는데 요즘은 이렇게 못모였거든요."


통장님께서도 말씀을 보태셨습니다. 


"응답하라 1988과 여기가 다른 건 

드라마는 골목길이였고 여기는 아파트라는 거에요." 


자리에 앉아 서로 어울려 정답게 이야기 나누는 이웃의 모습을 바라봤습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다음에는 무엇 해먹을까요?


누군가 말했습니다. 


"우리 송년회도 이렇게 모일까?"

"연말에는 내가 바빠서 안돼."

"그럼 신년회에 만나지."


다음에는 언제 모일까 먼저 이야기 나누셨습니다. 

제가 거들었습니다. 


"내년 구정 때 떡국 잔치 하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는데 통장님께서 불어서 안된대요. 

국수가 요리하기도 더 쉽대요."


"떡국도 안불게 할 수 있어. 떡을 미리 준비하고 육수만 만들면 되니까."


무엇을 해먹을지 이야기 나눴습니다. 

모이게 되면 저도 초대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번 수육 잔치는 복지관 예산이 있어서 고기를 샀어요. 

내년에는 예산이 따로 없을 듯 해요."


"복지관 예산이 왜 필요해? 이렇게 음식 하나씩만 가져오면 충분하지."


이렇게 복지관 상황을 이해해주시고 함께 해주시니 고마운 마음입니다. 

내년에 3동에서 함께 할 일들이 기대됩니다. 




복지관에서 김은희 부장님, 손혜진 정한별 선생님이 함께 했습니다. 

음식 먹고 서로 이야기 나누다가 먼저 일어났습니다. 


통장님께서 승강기까지 배웅해주셨습니다. 

늘 승강기까지 배웅해주시니 마음이 따뜻합니다. 


"통장님, 잘 먹었습니다. 큰 잔치 했는데 정리하시려면 힘드시겠어요."

"다같이 정리하고 있어요. 이미 설거지도 다른 사람이 하고 있는 걸요."


고맙습니다. 

통장님의 삶의 공간에서, 여러 이웃이 스스로 이루셨습니다. 


그 날 밤 통장님 댁은 여러 이웃이 더 이야기 나누셨을 겁니다. 

이 날도 이웃들에게 또 하나의 추억으로 남으면 좋겠습니다. 



글쓴이 : 권대익

주민만나기 / 생활복지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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