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 내고향] 동백모임 개강했어요

(글쓴이 : 원종배 사회복지사)

 

 

동백모임 개강했습니다.
두 달 만에 어르신들 만나니 반가웠습니다.
다리 수술 후 오랜만에 참여하시는 노 어르신도 오셨습니다.
어르신들이 격하게 환영해주셨습니다.

"아이고, 어서 와!"

"이제 다치지 말고 자주 봐요!"

유 어르신이 김치찌개를 준비해 오셨습니다.
다른 어르신들은  
계란말이  
깍두기  
도라지  
오이무침을 가방에서 꺼내셨습니다.  

함께 둘러앉아 식사하며 근황 나누니   
반찬 많이 없어도 풍성하게 배불리 먹었습니다.


어르신들의 고향이 궁금했습니다.
서울시 마포 
일본 나고야 
충남 부여  

황 어르신은 지금 고향 가면 다 변해서 볼 게 하나도 없다 하셨습니다.
노 어르신은 아직 몸이 다 회복되지 않아 고향 가기 힘들다 하십니다.
그러던 중 유 어르신이 고향 부여에 가고 싶다 하셨습니다.

"부여 가려면 대중교통은 힘들어. 여름에 연꽃 축제하는데 끝내줘~"

다른 분들도 여건만 되면 부여 같이 가고 싶다 하셨습니다. 
부여 기억해둬야겠습니다. 
노 어르신이 일본 고향 이야기를 꺼내자 역사 이야기가 시작됐습니다.

“내가 8살 때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졌어요.”

유 어르신도 스탈린을 말하시며 전쟁 이야기 몰입하셨습니다. 
어르신들은 박학다식하며 산역사셨습니다. 

어르신들과 역사모임 만들면 재밌어 보였습니다.  
역사모임 제안해보았지만,   
공부하고 책도 읽어야 돼서 많이 참가 안하고  
관심 있어도 오래 못할 거라 하십니다. 
그래도 어르신들과 역사 이야기 나누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재밌었습니다.

왜 어르신들은 역사모임을 안 하실까요? 
고향 이야기 하나 꺼내자 핸드폰은 뒷전으로 전쟁사까지 나누는 어르신들이셨습니다.  
어르신들은 오늘 스마트폰 배우실 맘이 없어 보였습니다.  
어르신들의 관심사, 어르신들이 갖는 고향의 의미. 다시 생각해봐야겠습니다.

댓글(4)

  • 양원석
    2019.04.05 09:32 신고

    고향 이야기 하나에 다 뒤로 밀려버렸네요. ^^
    역사까지 깊게 이야기를 나누시는!

    작은 일상 꼼꼼하게 기억하고 의미를 찾아 궁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번에 아니더라도, 이 건이 아니더라도 이후 도움이 될 때가 있을 겁니다. ^^

  • 김상진
    2019.04.05 11:46 신고

    어르신과 함께 소통하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어르신들의 모임인 <동백모임>을 응원합니다.

  • 김은희
    2019.04.08 16:17 신고

    고향이 일본 나고야~ 놀랐어요. 이렇게 다양할 줄이야
    고향의 모습은 사람의 얼굴 만큼이나 다양하네요.
    어르신의 고향이야기를 접할수록
    어르신을 더 잘 알게되는 기회이기도 한 것 같아요.
    동백모임 어르신 활동과 원종배선생님의 실천을 응원합니다.

  • 김미경
    2019.04.11 09:15 신고

    정다운 동백모임,
    솜씨 좋으신 어르신 표 요리와 정겨운 고향 이야기까지 곁드리니
    모임이 더 풍성해집니다.
    고향 이야기를 시작하면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하시는 어르신들,
    '어르신의 산역사'이야기,
    어르신께 듣는 것만으로도 여행을 다녀온 듯하겠죠.
    매일같이 어르신께 고향을 여쭙는 원종배 선생님~ 응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