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놀자!] 방화동 배움놀이터 시작

(글쓴이 : 박성빈 사회복지사)

방화동 배움놀이터 시작 준비

2022년 방화동 배움놀이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올해도 2021년에 참여했던 7명의 아이와 함께합니다.

다만, 올해 활동에는 조금 변화를 줄 예정입니다.

 

① 친구를 초대해서 함께 활동하려고 합니다.

지난 2021년에는 코로나19를 이유로 기획단끼리만 요리 활동했습니다.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조정되었으니 요리했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친구를 초대해서 함께 요리했다.’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활동이 아이들에게 단순히 요리 활동하고 먹는 곳이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놀며 친해질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요리책을 만들려고 합니다.

마을 선생님에게 한번 요리 배우고 만들어 먹는 정도로 기억되는 일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홀로 집에 있을 때, 내가 했던 요리가 생각나고 다시 먹고 싶을 때,

마을 선생님과 했던 요리를 떠올리며 집에서 스스로 요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어려 걱정스러운 아이들은 조금 더 큰 후에라도 요리책을 보며 스스로 요리해 먹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③ 놀이 시간을 지키려고 합니다.

요리하는 날에는 어렵겠지만, 회의가 진행되는 날에는 놀이시간을 꼭 지키려고 합니다.

아이들은 놀기 위해 방화동 배움놀이터를 신청하고 복지관에 옵니다.

그날 계획한 일을 모두 하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요리 활동을 조금 적게 하거나 늦게 하더라도 아이들이 잘 놀며 지내는 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아이들끼리 추억을 쌓고 친해지면 좋겠습니다.


활동 첫날!

배움놀이터 활동 첫날,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회의 시간에는 어떤 것을 이야기하면 좋을지 아이들끼리 준비하고 진행하면 좋겠지만,

처음부터 활동 안내도 없이 스스로 진행하기엔 어렵습니다.

오늘은 제가 활동을 준비하고 다음 활동부터는 아이들과 함께 준비해보려고 합니다.

 

저희는 센터에서 매일 만나는데도 말해야 해요?”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도 있고, 선생님도 너희들이 어떻게 지냈는지 들어보고 싶어. 한번 이야기해보자

아이들에게 활동을 쉬는 동안 무얼 하며 지냈는지 자랑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몇몇 아이들이 학교와 센터에서 매일 만나니 이야기 안 해도 되냐고 묻습니다.

하지만, 모든 아이가 매일 만나 함께 놀지는 않습니다.

자주 만난 친구가 있더라도 만나지 못한 다른 친구들을 위해 이야기하고 공유했으면 좋겠습니다.

또래 친구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재밌어 보여서 같이하고 싶어질 수도 있습니다.

기획단 아이들끼리는 활동이 아니더라도 만나면 함께 노는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근황을 공유하는 찬주

근황을 나눈 후엔 작년 규칙을 보며 올해 기획단 규칙을 세웠습니다.

작년에는 규칙을 정할 때는 ‘~하지 않기라는 행동을 제지하는 규칙으로 너무 많이 세웠습니다.

아이들이 기억하고 지키기 쉽도록 적은 개수로, 긍정적인 말로 정했으면 좋겠습니다.

 

“‘활동에 집중하자가 추가되면 좋겠어요.”

와 좋네요! 그럼 1, 3, 4, 5, 6, 7번도 모두 활동에 집중하기랑 같은 말인 것 같은데요? 

하나로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너무 좋아요!”

아이들에게 올해 규칙은 좋은 말로 정하자고 이야기했습니다.

아이들도 어떻게 바꾸면 좋을지 곰곰이 생각합니다.

 

궁리하던 하연이 중요한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다 같이 활동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하연의 이야기에 힘입어 활동에 집중하기 하나만 남겨두고 다른 것들을 지우면 어떨지 아이들에게 제안했습니다.

찬우가 양팔을 들어 만세 하며 너무 좋다고 소리칩니다.

규칙을 정리하는 찬우

<2021년 하반기 규칙 > <2022년 규칙>
1. 이상한 얘기하지 않기
2. 고운 말 쓰기
3. 벽에 낙서하지 않기
4. 교실에서 함부로 나가지 않기
5. 회의할 때 물 마시러 가지 않기
6. 핸드폰 하지 않기
7. 회의 시간에 때리지 않기
8. 시간 지켜오기
1. 활동에 집중하기
2. 고운 말 쓰기
3. 서로 존중하기
4. 시간 지켜오기
   (학교가 늦게 끝나도 30분 안엔 오기)
5. 문 살살 닫기

작년 규칙은 8개였지만, 올해는 4개의 규칙만 정했습니다.

규칙 수는 반으로 줄었지만, 오히려 더 큰 뜻을 담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활동에 익숙해지고 잘 놀고싶어 하는 것이 느껴집니다.

올해도 아이들과 함께 규칙을 잘 지키며 재밌게 활동했으면 좋겠습니다.

2022 배움놀이터 규칙


역할 정하기, 관계망 지도 그리기

 

오늘은 아이마다 책임지고 맡을 역할을 정하려고 합니다.

스스로 기획단 활동에서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 알기 좋고 책임감도 키울 수 있습니다.

맡은 역할을 바탕으로 아이 스스로 책임을 느끼며 활동을 이끌어가면 좋겠습니다.

역할 정하기 활동을 계획하며 활동에 꼭 필요하거나 담당자에게 필요한 역할이 적힌 틀을 미리 만들어 두었습니다.

더 필요한 역할은 아이들이 생각해서 추가할 수 있도록 도우려고 합니다.

예시가 있으니 아이들도 더 쉽게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아이들끼리 서로 강점을 생각해보고 잘할 것 같은 역할을 추천할 수 있도록 추천지도 따로 만들었습니다.

역할을 생각하며 서로 강점을 찾아보고,

이를 바탕으로 친구를 역할에 추천해주면서 좋은 점을 찾아가면 좋겠습니다.

역할표를 정리하는 아연

저는 출석 담당할래요

저는 정리 담당할래요

진행 담당은 활동을 이끄는 거니까 제일 나이가 많은 5학년이 했으면 좋겠어요.

혹시 아연이 진행 담당해줄 수 있어요?”

아이들이 함께 회의하여 역할을 정했습니다.

스스로 나서기도 하고 추천받기도 했습니다.

저도 옆에서 정리를 거들고 역할을 제안하며 활동을 도왔습니다.

사정이 있어 하연과 현지가 오지 못했지만,

다른 친구들과 함께 하연과 현지의 강점을 생각하고 추천했습니다.

 

저는 나이가 많고 정리를 잘하는 아연이 진행 담당을 맡을 수 있도록 제안했습니다.

동생들을 이끌며 활동하는 경험은 아연에게 책임감을 기를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될 겁니다.

아연은 어려워하면서도 해보겠다며 역할을 맡아주었습니다.

 

회의 끝에 상반기 배움놀이터 기획단은 이렇게 정해졌습니다.

회의록 담당 : 김아연 
꾸미기 담당 : 김아연, 김하연, 성현지 
사진 담당 : 김하연, 윤찬주 
규칙 지키기 담당 : 윤찬우, 이다희 
분위기 담당 : 김아연 
시간 담당 : 성현지 
인사 담당 : 윤찬주, 이다희 
정리 담당 : 장윤호, 윤찬우 
출석 담당 : 장윤호, 윤찬우

역할 정하기 활동을 즐겁게 마무리하고 돌아갔습니다.

아이들이 모두 돌아가고 생각하니 오늘 역할 정하기 활동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① 아이별로 강점 정리하기

친구를 추천하는 추천지에는 역할별이 아닌 아이별로 이름을 적어두었으면 좋았겠습니다.

역할별로 정해두니 한 아이가 떠오르면 그 아이로 추천이 몰립니다.

다른 친구를 떠올릴 겨를이 없습니다.

친구의 강점을 생각하고 공유한 후에, 누구에게 어떤 역할이 어울릴지

함께 이야기하면 친구의 강점을 더 자세히 생각하고 나눌 수 있었을 겁니다.

 

② 역할 배정 기준 정하기

배움놀이터 역할은 한 명당 두 개씩 맡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역할 정하는 기준을 따로 정해두지 않으니 내가 하고 싶은 역할만 생각하게 됩니다.

나의 역할만 중요해집니다.

다음에 정할 때는 하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

다른 하나는 친구들이 추천하는 것으로 하면 좋겠습니다.

다른 친구의 강점과 함께 잘할만한 역할도 생각하며 서로를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이번에 정한 역할은 상반기 동안 맡게 될 겁니다.

각자 스스로 역할을 잘 챙기며 활동할 수 있도록 거들어야겠습니다.

시간이 흘러 하반기가 되면 역할을 다시 나누고 재정비할 예정입니다.

그때는 지금 느낀 것들을 반영하며 서로 더 깊게 생각해보도록 도와야겠습니다.

관계망 지도를 공유하는 아연

역할을 나눈 후에는 관계망 지도를 그리고 이웃 관계를 공유했습니다.

마을 선생님이 되어줄 이웃을 찾기 위함입니다.

아이들이 그린 관계망 지도를 보니 작년에 만났던 마을 선생님의 성함이 눈에 띕니다.

지금도 동네에서 만나면 인사드리고 이야기한다고 합니다.

놀기 위해 꾸린 기획단 요리 활동이 이웃 관계가 되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럼 작년 요리선생님들한테 다시 연락드려볼까요?”

! 연락해봐요!”

작년 선생님들께 연락드려보자고 이야기합니다.

관계망 지도를 보아도 초대할 분이 없다고 했던 작년 아이들을 떠올릴 때 큰 변화입니다.

올해 활동도 마치고 나면 더 많은 어른을 알게 될 겁니다.

그 과정을 열심히 도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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