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비전] 정해웅 선생님의 중년 남성모임을 응원하며

 

정해웅 선생님의 중년 남성모임을 응원하며

 

 

* 이 글은 아래 정해웅 선생님의 공항동 중년남성모임의 슈퍼비전 글입니다.

 

[이웃기웃] 공항동 중년남성모임 준비, 2022.04.13, 정해웅

[이웃기웃] 공항동 중년남성모임 홍보, 2022.04.14, 정해웅 

 

 


 

 

코로나 상황에서 더욱 절실한 이웃 관계

 

이웃기웃사업은 지역주민의 공통의 관심사로 이웃과 함께 동네에서 어울리는 사업입니다. 2021년부터 이웃기웃사업을 복지관 중점사업으로 꾸준히 실천하고 있습니다.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이 이웃기웃사업을 중점사업으로 실천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2020년 복지관에서 진행한 욕구조사에서 본인에게 가장 필요한 동중심 사업으로 이웃동아리를 뽑았습니다. 이웃동아리는 본인이 모임에 참여했을 때 본인이 스스로 복지를 이루고 이웃과 더불어 살 수 있는 활동이라고 선택한 겁니다.

 

마스크를 쓰고 방역수칙을 지키며 이웃과 만남이 조심스러운 코로나19 상황이 2년 넘게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친척·이웃·친구 관계가 더욱 나빠졌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접촉이나 모임이 줄어들면서 가족 외에 관계는 대체로 멀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가족을 제외한 모든 관계망에서 코로나19가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웃, 절친한 친구와의 관계가 이전보다 멀어졌다는 응답자가 모두 35%를 넘었다. 특히 설추석 명절 모임까지 2년 새 거의 이뤄지지 않으면서 직계 가족을 제외한 친인척 관계가 멀어졌다는 사람은 36.7%에 달했다.

 

절친한 친구와도 멀어진 만큼 상대적으로 가벼운 관계는 더 급속도로 소원해졌다. 취미활동 단체 회원, 종교단체 구성원, 그 밖의 알고 지내는 사람의 경우 관계에 변화가 없다는 응답자보다도 멀어졌다는 응답자가 더 많았다. 2년 전 66.1%였던 단체 참여자 비율은 올해 35.8%,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친목사교단체, 종교활동 단체, 지역사회 모임 등의 참여율이 모두 줄면서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코로나가 덮친 사회"가구부채 증가, 인간관계는 멀어졌다". 2021.11.17. 중앙일보

 

 

이런 현상은 중장년 남성에게 더욱 취약합니다. 최근 서울에서 발생한 고독사 가운데 절반이 중장년층이었습니다. 서울시복지재단은 서울시 고독사 위험계층 실태조사 연구에서 ‘50대에서 건강 문제를 가진 계층이 고독사 위험계층의 특성을 보인다. 남성의 경우 당뇨, 알코올 중독, 간경변, 고혈압, 심근경색 등의 질병이 나타난다고 짚었습니다. 코로나19로 실업률이 높아지고, 여성에 비해 사회적 관계망이 적은 남성이 고독사 사각지대에 처해 있는 겁니다.

 

이러한 시대에 이웃과 공통의 관심사로 함께 어울리는 모임이 더욱 절실합니다. 그 가운데 중장년 남성 모임이 더욱 필요합니다.

 

 

 

 

관계 주선사 정해웅 선생님 선생님

 

정해웅 선생님께서 이 씨 아저씨를 만났습니다. 취업이 잘되지 않고 집에만 있으니 무기력하고 답답하다고 하셨습니다. 젊은 시절, 일도 하시고 사회관계가 많으실 때는 기타, 낚시대, 바둑, 탁구, 배드민턴 등 여러 취미와 운동을 많이 했습니다. 지금은 동네에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고시원에 살던 때에 그나마 알고 지냈던 이웃도 이제는 관계가 끊겼습니다.

 

정해웅 선생님은 이 씨 아저씨께서 좋아하시는 일, 잘하시는 일로 여쭙고 들었습니다. 이 일로 이웃과 함께 모이는 이웃모임을 제안하니 흔쾌히 함께 하시겠다고 했습니다.

 

맞아요. 자꾸 사람들을 만나고 해야 활력이 생기지 집에만 있으면 사람이 더 답답해요. 이웃들하고 이런 모임을 하고 어울리면 좋죠. 집에만 있으면 뭐해요.”

 

사람을 만나고 이웃과 어울리기를 고대하셨던 이 씨 아저씨. 그런데 당신께서는 동네에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정해웅 선생님이 중장년 남성 취미 모임을 제안하고 거들어드리기로 했습니다. 시간과 의지가 있는 이 씨 아저씨는 누군가 모임을 주선해 줄 사람이 필요했던 겁니다. 정해웅 선생님 모습을 보며 사회사업가의 역할이 더불어 살게 돕는 사람, 사이좋게 하는 사람, 관계 주선사라는 실체를 확인하고 확신했습니다.

 

 

 

 

당사자의 지역사회에서, 당사자와 함께하는 정해웅 선생님

 

공항동은 김포공항과 행정구역을 같이하며 총 10.88면적으로 강서구 면적의 1/4에 해당할 정도로 강서구에서 가장 넓은 범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제가 공항동팀으로 발령을 받고 넓은 공항동 지역을 나름대로 4곳으로 분류했습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같은 공항동이지만 공항대로 큰길과 아파트 지역으로 나뉘니 주민들은 다른 동네로 인식하고 실제로도 생활권이 다릅니다.

 

이 씨 아저씨는 공항중학교 뒤편에 살고 계십니다. 정해웅 선생님은 이 씨 아저씨가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접촉 상관 소통할 수 있는 동네 이웃과 어울리기를 바랐습니다. 이 씨 아저씨와 함께할 중장년 남성 취미 모임을 할께할 이웃을 그 동네에서 찾고 주선하고자 했습니다.

 

정해웅 선생님은 이 씨 아저씨에게 묻고 의논하고 부탁했습니다. 평소 알고 지내는 이웃이 있는지, 동네에서 모임을 홍보할 때 함께 해주실 수 있는지, 어떤 내용으로 홍보지를 만들고 어디에 홍보하면 좋을지 여쭈었습니다. 이 씨 아저씨가 직접 고시원에 홍보하시기도 했고 당신께서 부담스러운 일은 정해웅 선생님께 부탁하셨습니다. 정해웅 선생님은 모임을 준비하고 구성하는 때부터 이 씨 아저씨의 동네에서, 이 씨 아저씨와 함께했습니다.

 

 

 

 

공항동주민센터와 함께하는 정해웅 선생님

 

중장년 남성 모임, 쉽지 않습니다. 이 씨 아저씨께서 모임을 하고 싶다고 하셨지만 함께할 이웃을 찾고 제안하는 일이 어렵습니다. 중장년 남성을 만나기도 어렵고, 이런저런 일로 거절하시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정해웅 선생님은 고시원에 방문하고 홍보하는 일을 공항동주민센터 나정선 주무관 님과 의논했습니다. 고시원 지역을 담당하는 나정선 주무관 님이 고시원에 살고 계신 분들을 잘 알고 있으니 함께하고자 했습니다. 고시원에 살고 계신 분들도 복지관 사회복지사는 익숙하지 않고 생소하실텐데 주민센터 주무관이라면 조금 더 쉽게 마음을 열어 주실 겁니다.

 

나정선 주무관 님께서 흔쾌히 함께하기로 하셨습니다. 평소에도 중장년 남성 분들과 자조모임을 궁리하고 계셨습니다. 바쁜 업무 가운데서도 곧바로 고시원 방문 날을 정하셨습니다.

 

지난해부터 공항동주민센터와 더욱 협력하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공항동 희망드림단 모임을 함께하고, 도움이 필요한 당사자도 통합사례관리 업무지원회의를 함께했습니다. 공항동 지역에서 이런저런 일을 의논하고 함께하니 풍성했습니다. 정해웅 선생님은 이번 중장년 남성 이웃모임도 공항동주민센터를 떠올리고 함께했습니다.

 

 

 

 

 

발로 일하는 정해웅 선생님

 

정해웅 선생님은 곧바로 고시원 방문 날을 정했습니다. 열정과 애정을 담아 하는 일, 선배로서 응원하고 싶었고 지난해 고시원에 몇 번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주민들의 안부도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당사자에게 드릴 작은 꾸러미를 챙겼습니다. 정해웅 선생님과 나정선 주무관 님께서 고시원 원장님께 정중하게 인사했습니다. 주민센터와 복지관을 기억하시고 흔쾌히 맞아주셨습니다. 입주자 한 분 한 분을 소개해주셨습니다.

 

정해웅 선생님이 앞장서서 홍보지를 들고 사업을 홍보했습니다. 저는 한걸음 물러서서 정해웅 선생님을 거들었습니다. 고시원은 주거환경이 매우 열악합니다. 한 명이 겨우 누울 수 있는 작은 방, 어둡고 칙칙한 고시원 복도, 오래도록 청소하지 않은 바닥과 공동부엌. 어느 방은 오랫동안 청소하지 않아 냄새나고 쓰레기가 쌓여 있어 얼굴이 찌푸려지기도 합니다. 정해웅 선생님은 개의치 않고 성큼성큼 다가갔습니다. 눈을 마주치고 바닥에 앉아 진중하게 설명했습니다. 눈빛에는 애정이, 목소리에는 짐심이 묻어났습니다. 정해웅 선생님처럼 겸손하게 진정성 있게 당사자를 만나고 싶습니다.

 

그렇게 만나니 정해웅 선생님이 제안한 모임에 관심 갖고 해보고 싶다는 분이 여럿 계셨습니다. 산책과 운동을 좋아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이 씨 아저씨처럼 이렇게 이웃과 만나고 어울리고자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 겁니다.

 

 

사회사업은 사회 속에서 복지를 이루게 돕고 사회 속에 복지가 흐르게 하는 일입니다. 그 실제는 지역사회에 두루 다니며 인사하고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고 감사하는 것이니 사회사업은 결국 발바닥으로써 이루는 일입니다. 사회사업은 이렇게 발바닥을 통해 오고 발바닥으로써 이루니 사회사업가는 발로 일하는 사람이고 그 상징은 발바닥이라 할 만합니다.

 

복지요결발로 일하는 사람

 

 

정해웅 선생님은 중장년 모임을 앞두고 자리를 박차고 지역으로 나갔습니다. 고시원 당사자를 만나 모임을 소개하고 홍보했습니다. 발바닥으로 일했습니다. 발로 일하는 사람입니다. 정해웅 선생님의 열정과 자세를 보며 배웁니다. 저도 선배로서 잘 돕고 싶은 마음이 커집니다.

 

 

 

 

약자와 가슴으로 일하는 정해웅 선생님

 

팀장님, 고시원에 계신 약자들과 함께하니 다른 일반 주민들과 함께할 때보다 마음이 더욱 가요.”

 

정해웅 선생님이 고시원을 다녀와서 저에게 한 말입니다. 복지관에서 약자와 함께하는 일, 일반 주민들과 함께하는 일의 의미를 생각했습니다.

 

복지관은 당사자(약자)와 지역사회가 복지를 이루고 더불어 살게 돕는 기관입니다. 복지관이 마을 활동과 공동체 활동도 하지만 약자를 배제하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약자와 함께하는 일이 복지관의 정체성입니다.

 

지역사회는 약자가 살아가는 바탕입니다. 이런 바탕이 튼튼하면 약자가 잘 지낼 수 있습니다. ‘이웃과 인정이 튼튼한 바탕의 핵심입니다. 우리 지역사회를 이웃이 있고 인정이 흐르게 합니다. 그런 지역사회에서는 약자도 살 만합니다. 약자와 더불어 살아갑니다.

 

 

이웃과 인정을 살리는 일 가운데 하나가 이웃 동아리입니다. (중략) 이웃과 어울려 살아가는 경험이 문제를 예방하고 억제하고 희석하고 감당하게 하는 우리 지역사회의 탄력성을 키웁니다. 어울려 살아본 경험이 이웃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게 합니다. 나의 일로 여기고 기꺼이 함께하려는 마음을 일으킵니다. ‘이웃과 인정이 지역사회의 문제에 대응하는 근본책입니다. 복지관다운 실천입니다.

 

복지관 지역복지 공부노트이웃동아리 배경

 

 

복지관은 약자를 위한 기관입니다. 그럼에도 복지관이 약자 외에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이유는 사회사업 이상에 비추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사회사업 이상은 약자도 살 만하고 약자와 더불어 사는 사회입니다. 약자가 지역사회 일반 수단으로 복지를 이루도록, 사람들이 제 마당 제 삶터에서약자와 함께하거나 약자를 돕는 사회를 꿈꿉니다. 이런저런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이웃이 있고 인정이 있어 살 만한 사회입니다.

 

고시원에 살고 계신 당사자가 지역사회에서 정붙이고 살 만하기를 바랍니다. 복지관에서 만나는 여러 일반 주민들이 약자와 더불어 살기를 바랍니다. 고시원 중심으로 모인 중장년 남성모임이 결국에는 지역사회 여러 이웃과 어울리기를 기대합니다. 복지관에서 만나는 여러 일반 주민모임들이 결국에는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일이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사회사업 선후배

 

약자와 함께하는 일에 마음이 간다는 정해웅 선생님의 말을 기억합니다. 약자와 함께하는 일에 애정으로 가슴으로 담당하는 정해웅 선생님에게 고맙습니다. 측은지심(惻隱之心)으로 일하는 정해웅 선생님이 존경스럽습니다.

 

 

매일 약자를 만나는 사회사업가. 자칫하면 매너리즘에 빠지고 익숙해지기 쉽습니다. 약자를 만나지만 약자에 대한 감수성과 애정이 식어버릴 수 있습니다.

 

깨어 있어야 합니다. 가난하거나 힘들면 사회사업가이기에 다행스럽고 고마운 조건이려니와 실상은 그렇지 않으니, 때때로 거칠고 부족하고 힘든 상황을 스스로 취하여 몸을 깨우고 정신을 깨우면 좋겠습니다. 스스로 쳐서 다스리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안일해지기 쉽고 어려운 사람들에게서 멀어질 수 있습니다.

 

복지야성복지귀족

 

 

정해웅 선생님께 고맙습니다. 정해웅 선생님의 말과 행함을 함께 일하며 배웁니다. 깨어있게 됩니다. 사회사업 잘하고 싶고 바르게 하고 싶습니다.

 

요즘 복지관에서 틈틈이 정해웅 선생님과 사회사업을 이야기합니다. 편안하게 서로의 생각과 실천을 나눌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서로를 돕고 응원하는 사회사업 선후배로 일하고 싶습니다. 정해웅 선생님이 한 해 동안 이루어갈 사회사업, 중장년 남성 모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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