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들] 3통 동네사람들 이야기 E02

 

잔칫날 오전은 비바람이 거셌습니다.

3통 통장님께서 걱정하시며 복지관으로 연락을 주셨습니다.

 

지금 바람이 엄청 불어서 오전에는 못 할 거 같아요! 오후에 상황을 봐야겠어요.”

 

오후가 되자 다행히 비바람이 멈췄고, 날씨가 맑게 개었습니다.

통장님께 연락드린 뒤 통장님의 손뜨개방으로 출발했습니다.

방화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어르신들께 쓴 엽서와 빚은 사장님께 후원받은 절편을 가져갔습니다.

 

복지관 자동차로 이동했습니다.

통장님의 뜨개방에 도착하니 입구 앞에 오토바이가 주차돼 있었습니다.

다른 주차장을 찾기 위해 동네 한 바퀴를 돌았습니다.

골목길이 많아 주차장소가 마땅치 않았습니다.

차를 임시로 인근 미용실 앞에 주차했습니다.

동네를 잘 알고 계실 통장님께 주차할 만한 장소를 여쭤봤습니다.

통장님께서 고민을 하시더니 뜨개방 옆에 있는 세탁편의점 사장님께 말씀하셨습니다.

 

여기 잠깐 주차 좀 할게요! 복지관에서 왔어요 복지관~”

 

통장님과 사장님은 친분이 있었습니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주차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세탁편의점 사장님께 감사했습니다.

 

세탁편의점 앞에 주차한 복지관 차량

 

 

통장님께서 한손에는 손수세미가 들어있는 종이가방과

다른 한손에는 오늘 인사드릴 어르신들의 명단을 들고 계셨습니다.

수세미를 보니 바쁘신 와중에도 통장님께서 어르신들을 생각하며 얼마나 정성스럽게 만드셨을지 짐작이 갔습니다.

통장님은 소개를 부탁드렸던 어르신 스무 분이 떠오르지 않아 우선 열여덟 분의 명단을 준비하셨습니다.

수기로 작성된 명단에는 통장님께서 한분 한분 신중히 고민하신 흔적이 보였습니다.

통장님은 혼자 계시고 이웃의 관심이 필요한 어르신들을 찾아뵙길 바라셨습니다.

통장님께서 뜨개방 안에 계시는 손님들께 가게를 부탁하셨습니다.

통장님과 손님들의 신뢰 관계가 깊다는 걸 느꼈고, 손님들께 감사했습니다. 

통장님께서 손뜨개방을 운영하시다 보니 바쁘신 와중에 동네사람들을 부탁드리는 상황이었습니다.

통장님께서 한 시간 정도는 시간을 내 주실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시간 내에 못 봬는 어르신께는 담당자 혼자 인사를 드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통장님과 뜀걸음으로 동네를 돌았습니다.

 

 

통장님께서 만든 손수세미 / 빚은 개화산역점에서 후원해주신 절편 /  YMCA 방화어린이집 아이들이 만든 엽서

 

통장님께서 만든 손수세미와 어린이집 아이들이 만든 엽서,

빚은에서 후원해주신 절편을 선물처럼 모아서 통장님과 어르신들을 찾아 뵀습니다.

통장님께서 익숙하듯이 앞장서서 명단 속 어르신 댁으로 안내해주셨습니다.

통장님과 함께 가니 처음 뵙는 어르신들도 웃으며 반겨주셨습니다.

 

어르신! 잘 지내고 계셨어요?”

 

통장님께서 먼저 어르신께 인사드리신 뒤 저를 소개해주셨습니다.

만나 뵙는 어르신들께 통장님과 함께 준비한 5월 동네사람들 취지를 설명해 드렸습니다.

동네사람들 덕분에 통장님과 지역 어르신들 만나니 참 좋은 기회입니다.

통장님과 준비한 선물을 어르신께 인사드리며 전달해드리니 어르신께서 깜짝 놀라셨습니다.

 

그냥 인사만 해도 되는데, 이렇게 챙겨줘서 고마워요.”

 

손수세미를 통장님께서 직접 손으로 뜨셨다고 어르신께 설명해 드렸습니다.

수세미가 아까워서 사용하기 어렵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어르신들은 아이들이 만든 엽서에 크게 감동하셨습니다.

 

오랜만에 편지도 받아보고, 편지가 참 예쁘네~”

 

통장님께서 어르신들께 엽서를 전달할 때마다 반복해서 설명을 거들어주셨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만들었대요. 직접! 예쁘죠?”

 

통장님께서는 웬만하면 모든 어르신들께 직접 인사드리고 선물을 전달해드리려고 하셨습니다.

 

지금 이 어르신이 댁에 계실지 모르겠네요, 안계시면 아마 역 앞에 계실 거 같아요.”

 

댁에 부재중이셨던 어르신 한분이 통장님 말씀처럼 역 앞에 계셨습니다.

부재중이신 분들을 찾기 위해 통장님은 요구르트 사장님께도 어르신들의 소식을 물으셨습니다.

통장님은 3통의 생태를 꿰고 계셨습니다.

부재중인 분들은 댁 문고리에 선물을 걸고 통장님께서 메모를 남겨놓았습니다.

 

3통 어르신께 인사 드리는 김명자 통장님

 

 

 

오늘 총 스무 분의 어르신 중 통장님께서 열여덟 분을 소개해주셨습니다.

통장님은 남은 두 분을 고민하셨습니다.

 

이 집은 아들이 가끔 찾아와서 크게 외롭지는 않으실 거 같아요.”

이 분은 남편이랑 같이 살고 있어요. 다른 분이 좋겠어요.”

 

통장님께서 갑자기 떠오르는 분이 생겼다며 어르신 한 분을 함께 찾아뵀습니다.

 

이제 인사드릴 어르신 한분이 남았습니다.

통장님께서 도저히 생각나지 않는다며 반장님께 물어보자고 하셨습니다.

3통의 홍성식 반장님은 철물점을 운영하셨습니다.

 

홍성식 반장님의 철물점

 

 

반장님 개인 사정으로 오늘은 반장님의 아내 분을 만났습니다.

반장님의 아내 분은 평소 지역일에 관심이 많으셨습니다.

반장님이 바쁘실 때는 대신 일을 맡아서 하신다고 하셨습니다.

통장님은 반장님의 아내 분을 언니라고 부르셨습니다.

통장님께서 상황을 잘 설명 드렸습니다.

반장님의 아내 분께서 고민을 하시더니 마지막으로 만날 어르신 한 분을 소개해주셨습니다.

반장님의 아내 분께는 나중에 정식으로 팀원들과 인사드리겠다고 말씀드리고

통장님과 마지막 어르신을 뵈러 떠났습니다.

 

이날 댁에 안 계셔서 끝까지 만나지 못한 세분이 계셨습니다.

메모로 인사를 대신할 수도 있었지만 통장님께서는 뜨개방 앞에 오고가며 보는 분들이니

직접 인사드리고 선물을 전달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한분 한분 인사드리려는 통장님의 모습에 감동했습니다.

 

오늘 여러 도움으로 어르신 스무 분께 통장님과 인사드리고 선물을 잘 전달했습니다.

주차공간을 내주신 세탁소 사장님, 뜨개방을 잠시 맡아주신 손님 분들,

어르신을 소개해주신 반장님의 아내 분.

다음에 3통에 갔을 때 다시 인사드릴 수 있는 분들이 생겼습니다.

통장님과 정신없이 동네를 뛰어다녔더니 약속한 시간보다 한 시간이 더 지나있었습니다.

끝까지 책임감 있게 당신 일로서 함께 해주신 통장님께 감사했습니다.

통장님의 동네에 대한 애정과 어르신들을 생각하는 마음,

평소 주민들과 어떻게 관계하며 지내셨는지 느낄 수 있는 하루였습니다.

 

 

글쓴이 : 원종배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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